하늘이 몇번 핑글핑글 돌더니 눈앞이 다시 깜깜해 졌다. 빌어먹을... 반고리관인지 청소골인지 모르겠지만 그 귓속에 있는 어떤 관의 작용으로 멀미가 나서 죽겠다. 좀 정상적인 방법으로 살려달란 말이야! "내 얼굴이 보이니,,? 지선아? 아, 참! 지금은 지선이가 아니라 지민이 겠구나." 엥? 뭔소리래? 이건 분명이 우리 어머님의 목소리.... 서, 설마 내가 안 죽은 것은? ......오우 노오~! 그럼 이때까지의 하렘에서 보냈던 즐거운 시간과 그 수없이 쌓여있던 보석들은 모두 꿈? 이넘의 신들아! 감히 나를 여자로 만들.....어? 잠깐. ....지민이? 이거 남녀 공용의 이름인데... 갑자기 지선에서 지민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컥-!" 나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일으키려 했다. 서, 설마 남자의 몸으로? "일어서지 마! 지민아! 너 아직 부러진 다리가 낫지 않았단 말야!" 어머니의 앙칼진 목소리....아.... ....정말 사랑스럽다. [빠직] 죽지 않았나 보군. 그런데 갑자기 왜 남자로 바뀐거래? ...난 좋지만서도. 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눈을 깜빡이면서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 된 거예요?" "네가 옥상에서 떨어졌는데 밑에 있는 소나무에 받쳐서 목숨은 건졌다. 숨이 하룻동안 멎었지만 다시 돌아오는 기적이 일어났지." 다행.... 이라고 해야하나? 하지만 다행은 뭔 다행이야! 장미에 깔려 질식사 했는데! 할 짓이없어서 질식사냐? "엄마. 내가 남자가 되었어요?" "알고보니까 네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더라. 얼마나 놀랬는지.... 그래도 오호호홋~" 저 여왕님 웃음.... ...어째 우리 루이스 씨의 어머님의 목소리와 닮았는걸? [삐질] ...어쩌면 우리 어머님도 동인녀였을지도....훗. 하지만 내가 망상에 잠겨있는 동안에도 어머니는 오호호홋 웃으면서 설명을 늘어놓았다. "너를 네 야오이 책의 최강수로 만들기 위해서 성형을 시켰다. 눈을 뜨게 되면 외모부터 보여주지. 오호호홋~!" ....설마 우리 어머님도 야오이 책 광팬이었는지도? 아니, 그건 그렇고 내 책은 언제 본거야! 눈 앞이 점점 선명해졌다. "에...?" "눈이 이제 보여? 의사선생님 말씀이 오랫동안 눈을 감고 있어서 당분간 안보일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내가 얼마 동안 누워있었어요?" 나는 뻑뻑한 눈을 깜빡이면서 어머니 에게 물었다. 촌스러운 갈색의 칠부바지와 어딘지 섹시한 붉은 니트를 입은 어머니의 모습... 크아~! 오랜만에 눈물이 핑 도는군. "꼬박 일년을 누워 있었지. 지금 나이가 ...으음...." "네에. 19인지 18인지 모르죠?" ....사실은 나도 기억이 안난다. 17년 동안 카르로 생활해 왔더니 기억이 도무지.... 그때였다. 하얗게 칠해진 병실 문이 열리고 노란빛의 해바라기가 담긴 바구니가 문 사이로 밀려들어온 것은. "앗-?" "어머, 저 사람~ 혹시 그 사람 아냐?" "엄마? 뭔 사람인데?" "네가 누워있는 동안 뺀질나게 병실을 드나들었던 청년이야, 무지 부잔데 무지 잘생겼더라." 츄읍... 하지만 내가 문 틈으로 흘낏 본 그 손은... 분명..... 나는 깁스를 한 왼쪽 다리를 질질 끌면서 달려나갔다. 문을 열고 한산한 복도를 두리번 거리자 정장을 입은, 녹색으로 머리카락을 물들인 한 남자가 어깨를 축 늘어뜨린채 걷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남색 머리칼의 청년이 히죽 웃으면서 뭐라고 재잘거리고 있었다. ...저 뒷모습은.... 저 뒷모습은.... 나는 다리를 질질 끌고 가서 소리쳤다. "야-! 루이스!" ....... 라고 할뻔했다. 젠장. 여기가 한국이지 그 괴상한 판타지 세계냐? 이름이 루이스인 사람이 어딨어? 더불어서 카이스도. 그래도 등을 칠 셈으로 열심히 발을 끌고 달려서..... 가고 싶었으나... "헥...헥.... 끄아악-! 깁스 밟았다! 읏....윽...." 목발없이 깽깽이로 뛰는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안되면 되게 하라는게 내 신조. 아자아자! 나는 슬리퍼를 벗어서 몇번 휘두른 다음에 던졌다. ...그리고 그 반동으로 바닥에 넘어지기는 했지만 살짝 넘어가자. 등에 슬리퍼를 맞은 녹색 머리카락의 남자는 인상을 구긴채 뒤를 돌다가.... "...엇?" "..." "어이-! 카르엄마!" 카이스 맞구나. 루이스도 맞구. 나는 안도감에 해실해실 웃었다. 근데.... 내가 카르인건 어떻게 안 거지? ========= 뒷이야기 ============== 나는 루이스의 손에 이끌려 ( 지금의 이름은 한 세 영이지만 ) 화장실에 가서 내 얼굴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절규. "으아아아-! 성형을 시켜도 예전 카르의 모습과 똑같아!" 절규가 아니라 행복한 비명이었는지? 카르는 최고의 미소년이니까. 어쨌거나 퇴원을 하고 난 뒤, 나는 모든 사실을 듣게 되었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어머니가 아니라 카이스와 루이스 에게서. "엄마가 그렇게 어이없게 죽은 뒤 우리는 신전에 가서 빌었지." 카이스가 커피를 마시면서 키득키득 웃었다. 대체 뭐라고 했길래 신들이 부탁을 들어줬는데? "나와 아버지를 엄마가 있는 곳으로 보내주지 않으면 신전을 폭파시키겠다고 말야." ....협박이다. 네놈은 ... "루이스가 안 말렸냐?" "노, 노." 카이스가 머리를 휘휘 저으면서 손가락 하나를 세웠다. "다이너마이트도 구해주던걸." 얼씨구! 나는 한껏 루이스를 째려보았다. 그는 내 시선을 애써 외면한채 창가에 놓여진 허브를 들여다 볼 뿐이었다. 뭐 상황을 정리하자면.... -내가 죽었다. 녀석 두마리가 협박했다. 협박당한 신들은 그들을 내 세계로 보냈다. 시간을 약간 조절해서 내가 태어나기도 전 시간으로 되돌려 그들의 생명을 주었다. ...결론: 나는 여기서도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아자아자! 기쁨의 눈물이 한참 터져나왔다. 그 뒤로 3 개월 후. 나는 '조폭의 아들' 로 태어나 현재는 '조폭의 보스' 가 된 루이스 ( 지금은 한세영) 와 그의 양동생인 카이스 ( 한 시 영 ) 의 손에 이끌려 본가로 들어가게 되었다. 아버지의 처절한 반대는 어머니의 식칼에 부딪쳐 사라지고 나는 아무런 저항 없이 당당한 한세영의 아내가 되었다. 그리고는 돈을 약간 써서 현재는 대학을 입학했다. 그리고 현재. "어엇- 나 학교가야되는데...." "한번만 더 하자, 엄마." "밤에 매일 깔고 누르면서 왜 엄마라고 부르는데?! 네놈! 한시영! 정말 그럴래?" "나만 깔은것도 아니잖아? 내 형도 그랬다구...." "그놈은 내 남편이야!" 치이익- 치익 "으앗-! 계란후라이 탄다~ 빨리 뒤집어-! 세영씨!" "내가 식모냐?" ....이렇게 우리는 잘 살고 있다. 아주 평범한 집안이다. 정말로. 단... "학교 가십니까-! 형수님!" "리무진으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문 밖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깍두기들만 제외하고는. - 환생이야기 2부 - 러브러브 모드로 돌입한 우리~! 루이스- 즉 한세영과 카이스- 즉 한시영! 그들과 함께 핑크빛 러브모드~ ,,,,이라고 하고 싶으나..... "나 먼저야!" "싫어! 내가 먼저 할래!" 이것들이..... 정말.....[빠직] 침대위에서 뭐하는 짓이야! 성스러운 8000만원짜리 마호가니 침대위에서! "할려면 빨리 하고 안 할꺼면 나가!" 나는 짜증스럽게 담배를 입에 물면서 머리를 쓸어올렸다. 정말 짜증나게.... 요즘들어서 담배를 피우는 횟수가 늘어났다. 대학에 가자마자 4 학년으로 수직상승을 하고 [일명 월반이다] 현재는 대학을 졸업해 버렸다. 6개월만에 대학을 졸업했다는게 가능해!?....... ....라고 하지만 나는 가능했다. 새삼스럽게 돈의 힘을 다시 깨달은 나. 뭐 그럴 능력도 있었지만. 훗... ..... 녀석들이 나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돈을 쓴 것을 알게된 뒤부터 담배에 손을 댔다. 휴유~ 짜증나는군. "...내가 먼저라니까? 동생주제에... 양보해!" "지 좋을때만 동생이냐? 양보 못해!" 이것들이.... 하늘에서 돌덩어리 안 떨어지나? "....." 안떨어진다. 나는 몸을 벌떡 일으켜서 침대에 앉아 쌈박질을 하고 있는 둘을 한번씩 걷어 차준뒤에 몸을 돌려서 그 방을 나갔다. 그렇게 밤새도록 싸워보라지. 쳇-! 내가 거기에 앉아서 교통정리 할 이유도 없는지라 아무련 미련 없이 방을 나왔던 것이다. 아아~ 오늘 하루는 허리가 호강하겠구나. [눈물] 얼마나 오랜만에 찾아온 자유란 말인가! 이런날을 축하하며 커피를 마실까나? 검은색 쇠로 테두리가 되어있는 발코니의 난간에 기대서 따끈한 커피를 홀짝였다. 아아....내일은 내 첫 수업이다. 무슨 수업이냐고? 내가 선생님이 되기로 했다는거 말 안했던가? 나는 인체학을 전공했다. 따라서 나는 양호선생님 혹은 인체학 선생으로 학교에 들어갈수 있는 것이다! 자고로 수의 로망은 선생님이다! 학생과 므흐흐한 관계를..... 흐흣. ....하지만 저기에서 돈을 풀어버린 두 놈은 고등학교 선생으로 뛸수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는 바보일 뿐이다. 사실 알았다면 나를 죽어라 말렸겠지. 차가운 새벽 공기속에서 열심히 목검을 휘두르고 있는 200백명쯤 되는 실루엣이 어른거렸다. 저것들은.... ....내 아침시간을 망치는 ....[빠지직] 그렇다고 커핏잔을 던져버릴수도 없고.... 하지만 정말 새벽부터 뭐하는 짓이야? 핸드폰 시계를 보니까 새벽 3시 05분이다. 제기랄.... 잠을 더 자기는 글렀군. 누가 눈 건강에 좋다고 근육이 울퉁불퉁한 남정네들의 훈련 모습을 본 후 잠자리에 들 것인가? 맘에 안들어~ 맘에 안들어~ 미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 취향은 아니니 관두자. 거기다가 바람을 피웠다가는 한시영과 한세영 밑에 있는 놈들이어서 다 알려진다고. 에라이~ 피부 건강에는 안좋지만 뜨끈한 커피에 쵸콜릿을 조금 넣어볼까. 요즘은 이상하게 단게 먹고 싶다. 그.... 그러고 보니.... '너 요즘 생리하냐?' ..... [움찔] 한세영....너 죽여버린다. 지나가는 말로 얼핏 들은것이라 기억이 잘 안났는데 이렇게 생생하게 되살아 나다니... 훗.... ....오늘 아침밥에 고춧가루를 잔뜩 숨겨줄테다! 한참을 흔들의자에 기대서 하늘을 바라보다 보니 시계는 어느새 5시에 가 있다. 뭐 하늘도 밝아 졌는데 안 그러면 이상한거지. 나는 하품을 늘어지게 하면서 몸을 일으켰다. 이제 학교를 가기 전에 레몬팩을 조금 할까? ====== 학교에서 ====== 일부러 남학교를 선택했다. 또한 일부러 기숙학교를 선택했다. 따라서 나는 현재 수 [혹은 공?] 들의 낙원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크흑~ 금녀구역 '해양 고등학교' 해양이라고 해도 바다와는 아무 관계 없다. 아, 관계 있는 것이라고 하면 그 학교가 바닷가 근처에 있다는 정도? 나는 무진장 복잡하게 지어진 건물을 정문에서 바라보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 ... ...긴 뭘 흘려! 나는 길치란 말이다! 참고로 건물은 전부 붉은 벽돌과 흰 벽돌을 섞어가며 지어져 있는데 거의 호그와트의 성에 맞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뭐, 예전에 루이스 씨의 성에 비하면 장난감이지만. ㄹ자 모양으로 지어진 건물은 맨 왼쪽에 위치해 있고 그 뒤로 ㅅ자 모양의 강당이 있다. ㄹ 모양 건물은 기숙사이다. 그리고 그 건물 오른쪽으로 바싹 붙어 있는 건물은 급식실인데 농담하지 않고 정말 ㄷ자가 거꾸로 누워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급식실에서 오른쪽을 보면 거의 몇 백미터에 달하는 정원이 있고 그 정원에서 오른쪽으로 다시 가면 그냥 멀대같은 ㅁ자 건물이랑 선생님들의 교무실로 보이는 ㅍ 자의 건물이 있다. 그리고 그 건물의 앞에는 500평은 되어 보이는 운동장이 자리하고 있고 운동장 기슭을 따라서 농구장, 야구장, 테니스장, 수영장이 늘어서 있다. 그 장장장장 들 끝에는 매점이 있는데 학교의 맞은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지도를 그려보면 ㅅ ㄹㄷ 정원 ㅁㅍ 운 동 장 농구장 . 야구장 . 수영장 . 테니스장 정문 매점 의 식이다. 건물들도 멀대같이 커서 재수없다. 제기랄. 다행스러운 것이라면 학교 정문에 커다란 안내지도가 있다는 것일까? 정원에는 ....정원이라고 보기 힘든 수백그루의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고 운동장에는 번쩍번쩍하는 축구대까지. 하아... 고급스러운 건물들이로고.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교무실을 향해 걸었다. 20분 가까히 걸려서 내가 겨우 닿은 곳은 기숙사. 크흑.... 죽는줄 알았다. 거기서는 자전거가 설치되어 있어서 고맙게도 타고 갈수 있게 되어있다. 제기랄! 이런것은 교문 앞에 설치해 달라고! 어쨌거나 엄청난 시간을 걸려서 겨우 도 착한 교장실. 착하게 새긴 눈꼬리를 가진 회색 머리칼의 날씬한 교장선생님은 해실해실 웃어보이면서 연신 말을 걸었다. "공부 힘들었죠?" 라던가 "담임이 좋아요?" 라던가 "양호실도 할래요?" 라는 말들을 늘어놓았다. 양호실허가서랑 인체학선생이랑 맡아서 나오는 나는 약간 얼빠져 있었다. 교장이 왜 저렇게 착하데? 나는 내가 맡기로 한 3학년 19반 교실로 들어갔다. ㅁ 자의 건물이 학교 교실이었나보지? 내가 들어가자마자... 빠직. 바로바로 내 머리위에 엄청난 소리를 내면서 칠판지우개가 떨어져 내렸던 것이다. 내...내.... ..... 2 시간이나 정성들여 매만졌던 머리를..... 이런 유치한 장난으로 날려버려?????/ 나는 이를 빠드득 갈았다. 오냐, 내가 이번에는 친히 얼음수로 나가주지. "....죽여버린다." 나는 목소리를 깔고서 아이들을 하나 하나 노려보았다. 내가 머리에 하얗게 분필 가루를 뒤집에 쓴 것을 보고서 박장대소 하던 아이들의 몸이 움찔 굳었다. 훗. 그 중에서 한 놈이 책상에 다리를 올린채 의자를 까땅거리는 게 눈에 들어왔다. 호오. 친히 내 속을 긁어주시니 황공하기 그지없소이다. ...... 죽여버린다, 저 새끼. 나는 머리를 탈탈 털고는 교탁에 와서 섰다. 내가 아까 교장이 보내던 의미심장한 눈길이 뭔지 알겠군. 여기는 문제아 들만 모아놓은 반이니까. 앞에서 두번째! 오렌지색 머리칼을 한 녀석. 저쪽 창가에서 세번째는 피어싱 투성이. 피어싱으로부터 오른쪽으로 두칸, 뒤로 다섯칸 가면 머리를 빨강 보라 파랑 녹색으로 물들인 요란스러운 놈이 있고 그 놈으로부터 한칸 위로 올라가 왼쪽으로 다시 한칸을 이동하면 금발염색의 까땅거리는 놈이 있다. 정말 폭탄이로구만???? 제기랄 뭐 이런반에 다 와서... 나는 분필을 날려버리고 싶은 것을 꾹 참으며 교탁을 손으로 탕 내리쳤다. 그리고는 싸늘한 눈으로 48명의 아이들을 훑었다. 뭐, 아이들이라고 하지만 나랑 나이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다. ....거의 동갑이랄까나? 어쨌거나 죽여버린다, 저 새끼들. "나는 이번부터 너희를 가리치게 될 김지민이라고 한다." 100만원을 호가하는 내 양복이 더럽혀진 것을 보자 눈깔이 뒤집힐것 같았지만 냉정한체 하면서 그들을 쓱 훑었다. "인체학을 가리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잠깐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이었다. "너희에게는 내가 필요하지 않겠지. 다 돈많은 집의 자제들이니까 말야. 이런 사립학교 다닌다는게 그 증거 아닌가? 공부를 하고 싶으면 다른 학년의 인체학 선생에게 물어보거나 늬네 집의 고액과외 선생에게 물어보도록. 난 1년동안 너희에게 수업을 가르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미쳤다고 목 쉬어가며 귀엽지도 않은 너네들을 가르치겠나? 내 수업시간에는 자던지 놀던지 알아서 해라. 단, 떠드는 것은 사양이다." 나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출석부를 펴서 끄적끄적 오늘 날짜를 적었다. 출석부에 껴 있는 압정을 보면서 나는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 저 자식들이..... .... 첫번째 시간은 고맙게도 내 담당이 아니로군. [금방 기분 좋아짐] 나는 쓰윽 내 강의시간표를 훑었다. 첫번째 시간은 나는 쉬게 되어있었다. 그럼 교사식당에 가서 커피나 마셔볼까나? 나는 느긋한 마음으로 내 양복에 뭍은 분필가루를 털어내고 교실을 나왔다. 아, 의자를 까땅거리던 놈한테 살기를 담아서 [ 촉을 날카롭게 세운 ] 만년필을 던져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게 머리에 맞고 잉크가 터지던 머리에 꽃혀서 대가리가 터지던 내가 알바 아니다. 나는 서둘러서 식당으로 향했다. ========== 아이들 시점 ============= 내 이름은 이 경훈. 금발로 염색한 머리칼을 가진 미남이다. 이거 읽는 사람은 내가 꽤나 나르시스트 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도 미남이다. 거기다가 불량아의 우두머리이니 순정만화에서 꺄아악 하는 요소는 다 갖추어진 것이다. 양호선생과 인체학 선생을 겸하게 될 남.자.선.생.이 온다는 말에 우리는 심술을 겸해서 문 위에다가 칠판지우개를 올려놓았다. 이제까지 우리 교실을 담당한 선생 중에서 하루 이상을 간 적이 없다고. 3학년 19반은 구석진 자리에 있는 불량아 교실이기때문에 선량한 일반 학생이나 순한 선생들은 절대로 이리로 다니지 않았다. 우리는 마음놓고서 이곳저곳에 심술을 부려놓았다. 출석부에 압정을 끼워 놓았고 교탁의 의자에는 바늘을 꽃아놓았다. 아침조회사간을 맞춰 들어온 사람은 여러가지로 내 예상을 뒤집는 사람이었다. 머리에 새하얀 분필가루를 뒤집어 쓴 그는 키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160 이나 될려나? 희디 흰 피부와 잘 어울리는 어두운 색의 정장을 입은 그의 얼굴은 단정했다. 단정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색기가 감돌고 있었다. 날카로운 콧대와 깎아지른듯한 턱은 여성스러웠지만 조각상 같은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정말 미소년이로군. 근데 저거 정말 성인 맞아? [실제로는 성인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남색의 머리카락을 남자치고는 길게 기른 그는 싸늘한 눈으로 우리를 훑었다. 그의 입술이 열렸다. "...... 죽여버린다." 오 마이 갓! 내가 정말 잘못들은게 아니란 말인가? 그의 붉고 요염한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온 말은 차가운 경고였다. 그는 저벅저벅 걸어들어왔다. 그때 그의 눈초리가 잠시 의자를 까땅거리던 내게 멎었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색머리의 선생은 교탁을 콰앙 내리쳤다. 으음... 손 상당히 아플텐데. 그는 냉기를 풀풀 풍기면서 입을 열었다. "나는 이번부터 너희를 가리치게 될 김지민이라고 한다." 김지민이라... 꽤나 흔한 이름이다. 교탁을 내리칠때 그 굉음때문에 거의 모든 아이들은 약간 얼어붙어 있었다. 호리호리한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오는지 미스터리다. 정말. "인체학을 가리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저런 곱상한 얼굴로 인간의 몸을 대체 얼마나 쪼개봤을까??? 하긴 저 차가움이면 살아있는 사람의 살을 가르는 것도 어렵지 않을지도. "너희에게는 내가 필요하지 않겠지. 다 돈많은 집의 자제들이니까 말야. 이런 사립학교 다닌다는게 그 증거 아닌가? 공부를 하고 싶으면 다른 학년의 인체학 선생에게 물어보거나 늬네 집의 고액과외 선생에게 물어보도록. 난 1년동안 너희에게 수업을 가르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미쳤다고 목 쉬어가며 귀엽지도 않은 너네들을 가르치겠나? 내 수업시간에는 자던지 놀던지 알아서 해라. 단, 떠드는 것은 사양이다." 컥 그의 붉은 입술에서 싸늘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흐음.... 꽤나 힘든 상대겠는걸. 그는 출석부를 훑어보더니만 휙 몸을 돌려 나가버렸다. 아, 나를 향해서 만년필을 던지고는. 가뿐히 피하기는 했지만 벽에 꽃혀서 반동으로 위아래로 요동치는 만년필을 보자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을 느꼈다. ...저거 머리에 맞았더라면 피를 분수처럼 쏟으면서 죽었을지도.... 나는 책상에 엎드렸다. 순간적으로 저런 도도한 미인이라면 정복할 맛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지민의 시점 =========== 나는 따뜻한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느긋하게 아침시간을 즐기고 있다. 휴우~ 이제부터 시작인가? 도도 대작전! 으음.... 우선 담배가 있어야지. 그리고 싸가지 없는 고양이처럼 날렵한 몸과 싸늘한 눈초리를 가져야 하고. 커피가 잔 안에서 뱅글뱅글 도는 것을 보니까 기분이 정말 좋아진다. 에헷~ 기숙사 방을 같이 쓰는 선생님은 부디 미남이기를~ ....아, 우리 반 애들 거의다가 킹카던데.... 훗..... 교탁에서 맨 앞에 앉은 녀석은 따악 여왕수다. 하지만 너의 그 전성시대, 내가 옴으로서 끝났어. 후후후.... 나는 커피를 스푼으로 저으면서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나는 양호실에 당당히 팻말을 걸어 놓고 교실로 향했다. [외출중 급한 용무가 있는 분은.... 참으시오] 아파 뒈지던 기절하던 쓰러지던 심지어는 죽던간에 나와 일절 상관없다 이 말씀이야 내가 양호선생이라 한들 현재 모드는 '냉정 얼음 지랄' 이니까. ....이거 읽고 있는 분중에도 내가 생긋 웃으면서 "많이 아프니? 어머머머..." 하며 붕대를 갈아주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겠지? 나는 반짝반짝한 계단을 걸어올라가서 교실로 들어갔다. 이번 수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할까나.... ========= 지민이가 여왕님이라고 생각했던 아이의 시점 =========== 오늘 아주 싸가지 없는 선생이왔다. 생긴것은 비리비리 하게 생겨가지고... /......크흠....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이쁘장 하다. 학교의 아이돌로 꼽히는 나의 라이벌 추적 레이더가 작동한 순간이었다. 젠장.... 문을 열고 들어온 선생의 얼굴은 뽀샤시 했다. 희디 흰 피부. ....왠만한 여자 보다 더 좋잖아! 싸늘한 성격으로 봐서는 제대로 관리도 하지 않을텐데... [틀렸음. 지민이는 엄청나게 관리를 함] 거기다아 남색빛의 긴 듯한 머리카락... ...찰랑찰랑하다. 대체 어떤 샴푸를 쓰는 거야!? [정답: 몇백을 호가하는 고급 외제 샴푸이다] 그리고 더불어서....저 가늘고 유연한 허리와 늘씬한 팔 다리! 대체 뭘 먹고 사는 건데?! [답: 수백만원짜리 다이어트 식품] 외모야 어쨌던 성격은 좀 더러운듯 싶었다. 하.지.만.... 내가 마음 속으로 짝사랑 하는 킹카를 향해 만년필을 던지다니! 용서할수 없어! "....김 여 래. 너 지금 뭐 끄적거리냐?" 컥.... 선생님. "....아무것도요 안해요." 나는 욕을 주절주절 쓰던 종이를 품 속으로 숨겼다. "....이뻐서 한번만 봐준다. 휴우.... 오늘 온 선생 무진장 이쁘던데...." 나는 눈썹을 바르르 떨었다. 선생님까지? 너, 김지민. 죽었어. 이 학교의 퀸은 나란 말이다! ========== 지민이의 시점 ============= 아침시간은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보내고 오전시간에는 양호실에서 죽치고 앉아 있다가 오후에 들은 수업을 가기 위해서 나는 교실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내 발 아래로 떨어져 내려오는.... ... .... ....이름도 이쁘장한 '양. 동. 이. ' 까드득... 봐줄까? 그래. 살짝 피해서 머리에 맞은 것도 아니고 아이들 장난인데 뭐. 한번쯤 봐주지 뭐. 조금 물이 더럽긴 하고 또 무게도 약간 [한 2~4 킬로그램 쯤?] 밖에 많이 안 나가는 양동이인데 봐 주자. 그래. 비록 강철로 만들어진 양동이 지만 말야. .......빠직 .....내가 성자냐? 봐주게! 죽었어, 이 짓거리 해 놓은 새끼들. 전부 죽여버릴거야. 나는 양동이를 발로 퍽 깠다. 양동이가 팅 하고 소리를 울리면서 반대쪽 벽에 부딪쳤다. "누구냐." 오예~ 목소리 좋고~ 나는 차가운 얼굴로 교실을 둘러보았다. "자수해라." 나는 교탁에 섰다. 그리고는 아무도 나오지 않자 다시 말을 이었다. ".....다 죽었다." 나는 칠판의 모서리에 덧대어져 있던 쇠 판때기를 뜯어냈다. 날카로운 모서리를 방지하기 위해서 덧대어 놓은 것이지만 몽둥이 대신으로도 쓸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울 뿐이다. 나는 그것을 손에 쥐었다. 오오~ 제법 무거운데? 한사람당 몇 대씩 후려갈겨 줄까? 이번에 한번 폭력교사로 소문 나 봐? 나는 기분나쁘게 나를 야리고 있는 비리비리한 놈 얼굴을 향해 냅다 쇠를 휘둘렀다. 퍽- 아프겠군. 뭐 내가 아픈것도 아니니 살짝 무시하자. "아프냐?" 나는 입술이 터져서 피가 줄줄 흐르는 아이를 향해서 무심하게 물었다. 오오~ 독기어린 눈. 재미있겠군, 아이들을 밟는것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지. [비록 몇살 차이도 안 나지만 교사와 학생이라는 차이는 매우 크다] 아침부터 기분나쁘게 째려보던 놈, 분명히 여왕수일 거라 생각되는 놈의 붉은 입술에서 피가 철철철 흘러나왔다. 치아가 부러질 정도로는 치지 않았다. 그런데도 왜 아이들의 눈에 '미친놈' 이라는 단어가 어리는거지? 나는 그 아이의 옆에 앉아 있는 다른 애를 향해 다시 휘둘렀다. 퍽... 막았어? 막았어? ".... 왜 함부로 여래를 때리는 겁니까?" "여래만 때리는 것도 아니다." 지지배처럼 곱상하게 생긴 여왕수, 라이벌 놈의 이름이 여래였군. 후... .....내 사랑의 매를 감히 막아? 너 죽었어. 이 교현. 나는 쇠판을 막고 있는 교현의 손에 힘이 들어가자 날쌔게 다리로 녀석의 머리를 후려찼다. 퍽- 그의 코에서 피가 줄줄줄 흘러나왔다. 아프냐? 아파? ....하지만 내가 저 양동이를 맞았으면 더 아팠을 거다. 드르륵 "저.... 선생?" "뭐야!" 나는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들려온 목소리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헙- 실수.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하얀색의 머리카락을 뒤로 얌전하게 묶고 있는 사.모.예.드. 씨 였던 것이다! 구구궁.... "누구십니까?" 나는 쇠 판을 빼앗아 들고는 피를 닦으면서 물었다. 근데 어떻게 그가 여기에 있는 거지? "카르군....아, 여기서는 김지민 인가요?" 사모예드씨가 생글 웃었다. 저 빌어먹을 면상에다 한방 먹여버려? 내가 막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 순간에 이렇게 오냐! "제가 신전에다 독약을 퍼뜨리겠다고 했더니 보내주셨습니다." 더 말을 덧붙이면 이세계의 신전에다가 독약을 퍼뜨리겠다고 했더니 신들이 내가 있는 세계로 보내줬다.. ...얼씨구, 잘하는 짓이다. 루이스 씨랑 카이스 놈은 폭파협박을 하더니 너는 이제 독살협박이냐? 우물에다 독약을 풀면 신관들이 다 죽어버려 그 신전은 잊혀진다는 건 알겠는데 그렇게 쉽게 보내주다니.. ...그건 그렇고 네가 왜 학교에 있는 거지? 내 의문에 찬 눈동자를 들여다 보던 그가 싱긋 웃었다. "..... 같은 기숙사의 같은 방을 쓰게 되었는데.... 반갑지 않으세요? 지민." 구구궁... 네...그 돌 같은 머리로... ...학교 선생이 되었다는 소리를 나에게 하는 거냐? ======= 그런 돌 같은 데가리로 선생이 되었다고??? 신들 미친거 아이가?? 나는 잠시 우리나라의 선생의 아이큐에 대해 자괴감에 빠졌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어쨌거나 나가십시오. 사모예드 선생." "아아.... 지민씨는 저를 기억하지 못하시는군요..... 저를 창문으로 밀어버리고 그 위에 망치까지 떨구시더니.... 그게 저의 마지막 등장이라는 것을 잊으셨나요~" 뜨끔! 그런 일이 있었었지. 흠흠, 하지만 감정을 들어내는 것은 속인 들이나 할 짓이야. 나는 동인녀 계의 환골탈태를 겪은 탓에 더 두꺼워진 면피를 차갑게 굳히며 말했다. ".... 무슨 소린지 모르겠습니다." "..... 이따가 기숙사에서 뵙도록 하죠..." 그의 눈이 놀랍도록 슬퍼 보인다고 생각했... ... ... "바이바이, 마이 큐티~" ... ...긴 뭘 해! 저 빌어먹을 능글 가면을 손톱으로 갈기갈기 찢어놓을 거야-! 내가 저 놈의 대가리 위에 10 톤 짜리 코끼리를 얹어놓지 못하면 동인녀가 아니야! [동인녀는 아니지. 지금은 남자니까.] 어쨌거나 분위기가 상당히 틀려져 놀라워 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이가 빠드드득 갈린다. 나는 피로 흠뻑 젖어 있는 쇠막대를 바닥에 팽개쳤다. 이래도 웃을거냐? 앙? 챙그랑- 싸한 금속성이 들려오자 아이들은 어께를 움츠렸다. 여기서는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 한번만 더 이짓 하면 죽여버린다....." 오오~ 마이 뷰티플 사운드~ 앤드 마이 프리티 스피킹~ 좀 이상한 콩글리쉬지만 그냥 넘어가 주길. 학교다니면서 영어 점수가 40대를 넘어가 본 적이 없으니까. 하다못해 39점이 나왔을때 담임이 나를 불러서 '미안하다! 미안해! 선생님이 잘못했어! 제발 정상으로 돌아와 줘~' 라던가 '뭐 잘못 먹었니?' 라던가 '앗싸라비야~ 네가 드디어 인간이 되었구나~' 라는게 중학교 선생들의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고등학교도 그리 나아진 것은 없어서 '미안하다, 지선아. 무슨 고민이 있었구나...' 라고 했었다. 뭐 어쨌던 나는 차가운 얼굴로 다시한번 금발머리를 쏘아본 다음에 말을 덧붙였다. "기분 잡쳐서 나가보지. 다음에는.... 데져스 이글로 갈겨줄테다.' 참고로 저건 총이다. 그것도 무지 무식하게 생긴 총. 네이버에 검색해 보라~ 뜨는지 안 뜨는지. 뭐 내 남편이 조폭두목인데 저정도도 못 구할까? 정 안되면 바렛으로 날려버리던지, 아니면 엑션 익스프레스로 후려치던지. 모조 클레이모어로 베어버려? 나는 교실문을 꽝 닫고는 계단을 내려갔다. 정말 저 학생들이 욕나오게 하네. 내 아리따운 머리위에 구.정.물.을 부으려 하다니... 나는 다시 발을 돌려서 올라갔다. 그리고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오늘와서 가장 크게 느끼는 거지만 여기 화장실을 만든 사람...정말 궁금하다. 대체 생각이 있는 걸까? 아니면 혹시...? 대체 내가 왜 이러냐고? 나는 당연히 남자용 화장실을 쓴다. 그리고 남자용 변기는 항상 문 앞에 설치되어 있다. ....덧붙여서 여기 화장실 문은 투명한 유리문이다. ...그래. 유리문이어도 좋다. 그런데 문제는 왜 그 유리문에다가 안보이게 하는 스티커용 벽지도 붙이지 않은 거지??? 으음.... 이거 만든 사람의 취향이 상당히 의심스럽다. 나는 세면대에서 손만 씻으려 하다가 아예 머리까지 감았다. 아까 걸.레.를. 빨았던 구.정.물. 이 약간 튀었기 때문에. 내가 결벽증이라고 생각하는가? .......... 네가 한번 상상해봐! 예쁜 남자애의 몸에서 이상한 걸레냄새가 나면 어쩌려구! 그리고 화장실을 나가려는 순간... "앗차. 교실에다가 출석부를 두고왔다..." 정말 어이없음이다. 정말. 멋지게 폼은 다 잡았는데 정작 출석부를 두고오다니... 에라잇~ 이 물을 묻어서 샤바방하고 색기가 줄줄 흐르는 모습으로 교실에 들어가 남자도 꼬실겸~ 가볼까? ======= 때마침 그 화장실에 숨어 있던 교장의 시점 ============= 깜짝 놀랐다. 정말. 냉기를 풀풀 날리면서 화장실 안으로 들어오던 지민선생이 별안간 화장실의 투명한 유리문을 유심히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여기 처음 온 선생님들이 다 궁금해 하는 것을 생각하는 거겠지. '여기 이 문은 누가 만들었을까?' 그것을 설계한게 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나는 아무래도 몸이 성하게 교장실로 출근하기는 힘들 것 같다. 뭐 어쨌거나 그는 손을 씻더니만 무슨 생각을 했는지 머리까지 다 감았다. 그리고는 부르르 털어낸다. '큭.... 큭..... 고양이 같아....' 그러더니 나가려고 하던 그가 잠시 멈칫 했다. 헉- 설마...내가 여기 있는것을 안 것은? "앗차. 교실에다가 출석부를 두고왔다..." 휴우~ 다행이다. 난 또 내가 서류정리 안하고 튄 것을 알아차린줄 알았네. 그는 묘한 미소를 짓더니 화장실에서 나가버렸다. ========== 카르의 시점 ========================= 내가 교실로 막 들어서자 아까 일로 시끄럽던 아이들의 말이 뚝 그쳤다. 그리고는 벌어진 채 다물어 지지 않는 입들. ".... 무슨 일이지?" 나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색기 넘치는 몸짓으로 스윽 올렸다. 어때! 넘어와라 넘어와라~ 이 짐승들아~ 그리고는 아까 세수를 하느라고 풀렀던 옷 사이로 슬쩍 가슴이 보이도록 몸을 숙인채 출석부를 집어올렸다. 후훗.. 잠그지 않기를 잘했군. 내가 교실에서 나올때까지 아이들의 입은 다물어질줄 몰랐다. 저 시선! 너무나 뿌듯하군~ 대체 저런 넋 나간 시선을 얼마만에야 느껴보는 것인까? ======= 금발머리인 경훈의 생각 ================ 정말 당황스러웠다. 나갔던 지민 선생이 다시 돌아올 줄이야... 그는 머리를 감았는지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 투명한 물방울은 색기 넘치는 그의 모습을 잘 살려 주었다. 페로몬을 폴폴 풍기면서 등장한 그의 이름은 위대하디 위대한 지민! 섹시한 모습에 나 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말을 잃었다. 누가 저 모습을 보고 조금전 까지만 하더라도 악력으로 여래를 패던 선생이라고 믿을 것인가! "....무슨 일이지?" 그는 기분이 나쁜듯 했다. 머리카락을 스윽 넘겼으니까. 하지만 어쩜 저렇게 색기가 넘칠까~ 우웃~ 나는 내 분신이 꼿꼿하게 일어서는 것을 느꼈다. 다른 애들도 그랬는지 크헉 하는 신음을 내뱉으며 다리를 꼬았다. 그는 머리를 올리더니 출석부를 집어든다. OH, MY GOD~! 저게 정녕 남자의 가슴이란 말입니까? 부드러워 보이는 유두와 하얀 살결은 너무 아름다웠다. 그는 고개를 팩 돌리더니 나가버렸지만 남자들 [짐승들] 의 시선은 떨어질 줄 몰랐다. 훗...결정했어. 그는 내 꺼야. ========= 사랑한다면 하루 세번...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네에. 하루 세번 당신을 범해 드리겠습니다. 지민선생. 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헉...경훈아...왜그래..." "...갑자기 X울 우유 선전을 보더니만...." "경훈이가 미쳤나와~ 으이잉~" 저것들이 분위기를 안 맞춰줘요. 가랏~ 미라클 슬리퍼 파워~ 우당탕탕- 기숙사 안에 금방 먼지가 수북하게 피어올랐다. ====== 지민이의 모드 =========== 하아아암... 너무 졸리다. ....지금 시각 아침 8시. 조례를 들어가야 하는데... 내가 왜 이렇게 피곤하냐고? 묻지마라! -어제밤의 일 "카르, 주인님~ 오랜만에 만난 기념으로 벌을 좀 드리겠어요♥" "아앗- 사모예드 선생님-!" "여기가 가장 민감했었죠?" "거긴...흐읍-!" ..... 생각하기도 싫군. 학교에서 모른척 했다는 이유로 그는 나를 밤새도록 데리고 놀았다. 뭐 반쯤은 즐거웠지만....<- 사모예드 씨! 대체 어떤방법으로 테크닉을 절묘하게 늘린거야? 나도 가르쳐 줘! 뭐 어쨌거나... 나는 교실로 들어가서 교탁위에 철푸덕 엎드렸다. 오늘은 다행스럽게도 무사했다. 휴우~ .... 돈을 쏟아부어 만든 내 검은색 양복이 안 더럽혀 진 것이 다행이다. 정말. ".....저어. 지민선생님?" 학생중 한 녀석이 조심스럽게 나에게 물었다. 저거...죽여버려? 감히 내 아침시간의 단잠을 깨우려고? 5분이라도 더 자게 해줘~! "....뭐냐." 나는 눈을 번쩍 뜨고서 물었다. 냉정모드를 버리고 아주 폭력선생으로 나가버릴까나? 눈앞에 보이는 것은.....까드득. "...뭐냐고 물었다. 여.래.학.생." 아침부터 저 대갈통을 보다니.. 정말 운수 대통이야, 정말. 제기랄. "....조회 안하세요?" 귀여운 척 해 봤자야. 눈초리는 도도해가지고... "....뭘 원하는데?" "...." 여래, 그 학교를 주름잡은 도도한 여왕님의 입술이 꽉 깨물어졌다. 우씨....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다고, 저게 감히 내 앞에서 연기도전을 청해와? [하지만 여래는 지민이의 실체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나는 고혹적으로 다리를 꼬면서 몸을 일으켰다. "할 말이 뭐지, 여래 학생." 그리고는 넥타이를 약간 넉넉하게 풀렀다. "..." "....할말 없으면 제자리로 들어가도록." 헉-! 저...저...저 싸가지가! 눈에 눈물이 고인다. 크윽... 이런 애한테 냉정하게 대하면 더 욕을 얻어먹을뿐인데.. 다른 아이들은 못 봤겠지만 여래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비웃음? 오호라, 좋아. 나한테 찍힌거야, 여래학생. 훗. 참고로 나에게 걸려서 성한 사람 못봤지. 죽여버리겠어. 반드시 너를 이기고 말지. 후.후.훗... 그 다음날부터 나는 아주 섹시하게 옷을 차려입었다. 그리고는 [정말 엄청난 속도로 자라나는] 머리카락을 약간 잡아당겨서 이마위로 늘어뜨렸다. 신들의 축복을 받았는지 어느새 내 머리카락은 어깨에 닿을 정도로 치렁치렁해져 있었다. [신들이 축복해 준 것은 맞다] "오예~ 좋았어~" 여기다가 바다를 연상시키는 싸늘한 향기의 남녀공용 향수를 뿌려볼까. 허리에서 라인을 잡아준 늘씬한 검은색의 정장과 그 윗옷 위로 늘어진, 아직 물기가 채 마르지 않은 블루블랙 빛의 머리칼. 파란 물망초 한 송이가 수놓아져 있는 소매깃을 가진 흰 색의 셔츠 그리고 푸른색이 적당하게 섞인 넥타이. ...이렇게만 입으면 너무 싸늘해 보이니까 입술을 붉은색으로 칠해볼까. 여자용 립스틱 대신 [동인녀인] 우리 어머니가 보내 온 천연꽃즙을 발라볼까나? 다 차려입었을때는 거울 속에서 싸늘하지만 매우 유혹적인 자태를 가진 한 청년이 나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오예~ 좋았어! 그럼 승부를 걸어볼까? ==학교 "헉..." "..." 학생과 교사들은 모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란의 중심은 바로 나. 우후후훗... 죽었어 여래. 내 앞에서 한번만 더 연기를 해 보라지. 나는 [늘씬한 다리를 한껏 강조하며] 사람들 사이를 뚫고 교무실로 올라갔다. 자아, 환타지 세계에서의 하렘경험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까! ======= 복도에서 여러명의 선생님들이 나를 내려다 보았다. 그 행렬은 내가 교실로 들어 갈 때까지 계속되었다 다른 반 학생까지 다 튀어나왔으니까. 후후훗.. 아아~ 뿌듯한 기분. 아침부터 씻고 바르고 한 보람이 있구나. 교실을 열고 들어가니.... 앗싸~ 좋구나~ 얄팍한 내 허리를 잠시 틀면서 교실로 들어가니 아이들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사람들의 시선이 내 허리, 다리 , 곧은 목 등에 머물러 떨어질 줄 몰랐다. "눈 깔아." 아아... 행복해. 나는 아이들을 살짝 쏘아보았다. 그리고는 교탁위에 출석부를 얹어놓고서 교탁을 타앙 내리쳤다. 훗... 후후훗... 여래 놈 얼굴 찌그러진거 봐라. [유치한 부분에서 좋아하는 카르] 금발머리의 놈은 저쪽 뒤에서 히죽히죽 웃으면서 나를 보고 있었다. 행복하냐? 엉? "오늘 들은 과목은 일어, 도덕, 수학, 체육, 사회, 국사, 국어다. 마지막 시간 생물은 자습하도록." 아이들의 입에서 한숨이 터져나왔다. 얼씨구, 저 쪽에 앉아 있는 신영우라는 학생녀석, 왜 히죽히죽 웃고 난리야? 금발머리랑 더불어서 덤앤더머 콤비같잖아? [실제로는 지민만 그렇게 생각한다] 생긴건 수 처럼 야들야들 하게 생겨서...쓰읍. 여래처럼 도도해 보이지는 않으니 그나마 다행인가. 저 얼굴로 설마 공이지는 않겠지! ...그나저나 수 라면 내 라이벌인데. 뭐 어쨌거나 나는 머리카락을 쓰윽 쓸어올렸다. "오늘 교환학생 한명이 오기로 했다." 순간 여래의 얼굴이 환해졌다. 한명이라도 더 꼬시고 싶은 것이로군. 하지만 그는 내꺼야~! 내 빼어난 연기로 사로잡고 말겠어! 그리고 너를...후후후.... 파멸시켜 주지... 여래. 후훗. 드르륵 교실 문이 가벼운 비명을 지르면서 열렸다. "안녕하십니까." 어색한 한국어 칠흙같이 검은 머리카락. 빳빳하게 다려진 교복. "한 싸이트에서 본 지민선생의 도도한 모습에 반해서 한국까지 날아온 후지노와 카와노 입니다." 엉? ".... 뭐라고?" 맨 뒤에 앉아 있던 금발머리의 입에서 경악이 터져나왔다. 너한테 도전장 내민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놀라? 금발머리. "후.지.노.와. 카.와.노. 지민상에게 반해서 일본에서 날아왔습니다." 잠깐. 아까 했던 각오가 시들해져 버리게 후지노와 카와노 라는 학생은 이미 나에게 반해있었던 것이다. 뭐 좋은거라면 좋은거지만... 앗차. 잘못했으면 어벙한 표정 지을뻔 했네. 싸늘한 모드로 가야지. 으음.. "다 들었겠지? 그러면 카와노 군, 저쪽 뒤에 있는 책상에 우선 앉아라." 그가 가방을 질질 끌면서 맨 뒤에 앉았을때 갑자기 핸드폰에 문자가 떴다. (지민군, 동인남이지요?) (누굽니까?) (유일한 여자~ 체육교사~ 김미희~) (...) (덧붙여서 동인녀랍니다♥) (동인남은 맞는데요?) (아잉~ 역시~ 제가 팍팍~ 밀어드릴게요) (..) (아이들한테 저에게 꼬리치지 말라고만 해 주시면 동업~ 오케이?) (오케이, 김미희양.) 조력자의 등장이시군. 앗싸라비야~..... 라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은 굴뚝같지만.. 내 즐거움을 위해서면 겉으로는 싸늘한 표정을 지어야 겠지. 후후... 내 입지기반을 더욱 확실하게 닦았군. "학교에서 유일한 여자고 체육 선생님인 김미희양한테 꼬리쳤단 죽을줄 알아. 만약 연애설 터져나오면 바로 아작내 주겠다." 여기서는 잠시 말을 끊어야 더 실감나겠지. "이건 그녀가 나한테 직접 경고시키라는 거였으니까 말 안들으면 바렛으로 갈겨버리겠다." 그리고는 교실에서 나와 문을 꽝 닫았다. 자아. 자아. 이걸로 김미희 양과의 동업이 시작되었다. 메일받아 카르야~ [<- 루이스씨가 직접 녹음한 목소리] (잘 하셨어요? 그럼 오늘도 동인녀의 즐거움과 동인남의 해피~ 해피를 위해서 고고~) ======== 오늘 전학 온 학생 후지노와 카와노의 시점 ============= 나는 한국의 어떤 싸이트에 한국에 대한 욕을 올리려고 들어갔다. 하지만 거기서 지민상의 사진을 보고 그만 얼어붙었었지. 남색의 머리카락, 하얀 피부 꽃같이 예쁜 얼굴 ....그건 천상의 미모였던 것이다. 내가 들어갔던 사이트를 확인해 보니 한국 xx 대학교였다. 나는 그 대학교를 수석 졸업한 [솔찍히 돈빨이다] 지민상이 들어간 학교에 교환학생을 신청했다. ...물론 1 년간 교환을 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 학교로 오게되었고 그 선생의 반에 들어가게 되었다. 실제로 그 지민 상을 보니 더욱 아름다웠다. 그리고 섹시했다. 으아~ 당장이라도 목덜미를 깨물고 싶어 오금이 다 저려왔다. 하지만 이제 와서 망칠수는 없는 일. 나는 내 소계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앞에서 서서 말하고 있는 지민 상은 사진과 달리 싸늘했다. 사진 속에서는 비둘기를 만지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후후.... 내 열정적인 테크닉으로 당신을 죽여드릴게요, 그리고 웃음짓게 만들어 드리지요. 지민 상. =========== 맨 뒤에 앉아있던 덤앤 더머 콤비 중 하나, 신영우. ============ 오늘따라 지민은 몹시 도도했다. 당장이라도 잡아먹고 싶을 정도로. 후훗... 침이 주르륵 흘러 내리려는 것을 참으며 히죽 웃자 그가 나를 슬쩍 쏘아보았다. 고양이 같기도 하지~ 나보다 키가 더 작으면서~ 후후... 내 라이벌들을 물리치고 그의 마음을 얻어야 겠어. ========= 동인녀 김미희 씨의 시점 ============= 오늘 교사식당에서 나오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게 몰려 있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인가 달려갔다. 그러자 그 사람들 사이에서 도도하고 요염하게 걸어오는 한 청년의 모습이 내 눈에 잡혔다. 오오-! 저 부러질듯 가느다란 손목 바람에 날리는 남색빛의 머리카락 싸늘한 빛의 투명한 눈동자 그리고 한 손에 잡힐듯한 가느다란 허리. 저건...저건... 분명 물건이다. 나는 그가 교실에 들어가길 기다렸다가 메일을 보냈다. (지민군, 동인남이지요?) (누굽니까?) (유일한 여자~ 체육교사~ 김미희~) (...) (덧붙여서 동인녀랍니다♥) (동인남은 맞는데요?) (아잉~ 역시~ 제가 팍팍~ 밀어드릴게요) (..) (아이들한테 저에게 꼬리치지 말라고만 해 주시면 동업~ 오케이?) (오케이, 김미희양.) 그는 쉽게 허락해 주었다. 후훗~ 그럼 그에게 도전하는 도전자 들을 모두 없애고... .... 내 눈의 즐거움을 위해서 비디오를 달라고 해야지! ======== 수업이 전부 끝나고 나는 회의실로 직행했다. 대체 뭔 일인데 교내방송까지 한데? 그냥 쪽지나 돌릴 것이지.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에 있던 선생들이 움찔 몸을 일으켰다. "...무슨 일입니까?" 회의실 안에는 긴 탁자가 세로로 놓여 있었고 맨 안쪽에는 교장이 심각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우선 앉게." 나는 회의장 의자 안쪽으로 깊숙하게 몸을 묻었다. 아아... 이 먼지냄새. 내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체육선생 김미희씨는 쫙 달라붙는 회색빛 체육복을 입고 검은 머리카락을 틀어묶은채 나에게 살짝 눈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입을 벙긋거려서 '삐리리 용품 준비해 드릴까요?' 라고 속삭였다. 오옷~ 좋지요~ 라고 맞장구 치고 싶으나... 나에게는 이미지가 있다! 입꼬리를 조용히 올려서 씨익... 순간 그녀의 옆에 앉아 있던 음침한 선생이 움찔 몸을 떨었다. 앞에 가지고 와 있는 보고서는 국사같은데. 으음..... 이름이 뭘까.... 갈색빛이 도는 검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주황색에 가까운 연한 눈 빛. 키는 작은 편이다. [물론 간신히 160을 넘긴 나보다야 10센티나 크지만] 보고서에는 귀여운 고양이 스티커가 붙어있다. 색기가 도는 붉은 입술은 따로보면 색기만땅인데... 나른한 눈과 같이 보면... '푸...풋..... .... 바보같아보여...' 웃고싶은데... 웃고싶은데... 이 심각한 회의 분위기는 도무지 웃을 틈을 주지 않는다. 제기랄... 그 다음은 내 옆에 앉아 있는 다크블루의 머리와 보라색 눈동자의 청년. 어께를 보면 몸이 꽤 좋아보이는데? 보고서에는 '영어' 라고 떡 적혀 있다. 이름은 유민혁이라.... ....그, 그런데 보고서 위에 올려져 있는 저 막대는 뭐야? 아니, 그 막대보다는 그 위에 묻어 있는 붉은 액체... ....... 호..혹시... "피는 아닙니다, 지민선생." 그가 피식 웃으면서 쓰윽 막대를 손으로 훑었다. 움찔. 놀랬잖아! 내가 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나보다. "그렇게 뜨거운 눈으로 보시면 제가 자꾸 일어서는데요." "...!" .....저건... 분명히.. ........... 성격파탄자다. 내 직감이 말해주고 있다. 저 남자는 위험하다고! 그가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이면서 내 귀를 슬쩍 핥았다. "으읏?!" 흡! 재빠르게 입을 틀어막았지만 회의장 안에는 냉기마저 감돌았다. 귀여워 보이는 도덕선생님이 들고 있던 보고서가 순간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니, 귀엽다기 보다는 순진하가도 해야 하나? 그의 뱅뱅이 안경 안에 있는 황금색 눈동자가 무지무지 커졌다. 그리고 내 다른쪽 옆에 앉아 있던 음침 음침 오오라를 내뿜고 있던 일어선생도 입을 떡 벌리면서 내 쪽을 멍하게 쳐다보았다. "큭....큭..... 뭘 그리 놀라시나? 처음은 아니면서?? 몸이 반응하고 있는데 말야." 성격파탄자 영어선생이 [어느새 성격파탄이라고 단정짓고 있다] 키득키득 웃으면서 내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 끌렀다. "...... 건들지 마십시오." 지금 회의장에서 날 겁탈할거냐! 하려면 방이나 욕실에서 이런저런 것을 가져와 해 달란 말이야! [썩었다 지민.] ".... 재미없어." 그의 웃음이 딱 그쳤다. 그리고는 그 평소의 딱딱하면서도 묵묵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는 보고서를 휙 하고 교장한테 집어던지더니 나가버렸다. 아니, 저 인간.... 왜 저런데? 회의내용은 별거 없었다. 그냥 교환학생으로 들어온 후지노와 카와노에 대해 주의사항만 듣고는 끝났다. 후지노와 카와노. 일본인. 검도 유단자이며 전국검도대회에서 우승경력도 있음. 수학책을 품 속에 소중한듯 꼭 안고 있던 영국 혼혈 수학선생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정말 놀랐어요. 유민혁 영어선생님이 지민 선생님에게 웃어보일 줄이야.... 과묵한 성격이었는데...." 껑충 키가 크고 무진장 호리호리한 느낌의 그는 단정한 갈색의 코트를 입고 있었다. 으음... 밝은 갈색머리와 갈색눈에 잘 어울리는군. 그의 어께까지 닿는 커트머리가 좀 차가운 인상을 주지만. 반짝반짝 눈동자를 빛내던 그가 입술을 꼭 깨물면서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다시 말을 이었다. "정말 남자한테 안겨봤어요?" "윽!" 그딴건 왜 물어?! "..에?" 내가 비명을 지르자 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커다란 강아지 같다. 사모예드가 사모예드 같다면 이 혼혈아 수학선생은 골든 리트래버 같달까? 의외로 어벙하군. 나는 계단에 도착하자 입을 열었다. "....저 이만 들어가 봐야 됩니다." "네에. 즐거웠어요. 제 이름은 샘 노엘이예요!" 그는 손을 흔들더니 계단을 총총히 내려갔다. 아니, 뭐가 즐거웠다는 거지? 저 선생님.... .. 뭔가 이상한데? 그때 샘 노엘: .....엇? 여기가 아닌데? [잘못나왔음] 오늘 밤은 호스트 바라도 가 볼까? ===== 후지노와 카와노 시점 ========= 나는 지민 선생에게 반했다. 하지만 나는 아주 잘 알고 있다. 내가 그의 몸을 한번 얻으면, 그를 버릴 거라는 것을. 나는 사랑을 할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사랑을 받고 싶다. 그를 웃게 하고 싶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은 내가 그의 몸을 얻으면 그 하루로 끝난다 나는 사랑을 할줄 모른다. 오늘은 호스트 바라도 가서 다시 사랑을 시도해 볼까. '그 차가운 얼굴을 부드럽게 웃게하고 싶어...' ============ 지민의 시점 ========= 호스트 바에 와서 나는 선불로 20을 우선 주었다. 그리고는 늘씬한 정장을 입은 남자에게 "손님이든 누구든 데려와 주세요' 라고 부탁했다. 솔찍히 귀찮은걸. 나는 제일 구석진 방을 골라 앉았다. 잘생겼으면 좋겠는데. 탁자 위에는 술과 안주, 재떨이가 있었다. 아니, 담배가 없다니... ...내가 알아서 사란 소립니까? 어이없군. 그때 내 방 문이 열렸다. "!" ====== 후지노와 카와노의 시점 ========= 나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자마자 바로 학교로 간게 아니다. 한 한달간은 그냥 숙소나 잡고 쉬면서 한국을 구경했다. 어느날 밤은 너무 외로웠다. 그래서 처음으로 지도 없이 밖을 나갔다. 거리에 나가서 걷다보니 갑자기 내 눈 앞으로 날아드는게 있었다. 검도를 하면서 예리해진 반사신경으로 재빨리 그것을 낚아챘다. ...호스트바. 심심했는데 잘 됬다. 여길로 가면 되겠다 라는 생각에 나는 그 가계를 드나들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그곳을 매일 가서 하룻밤 파트너를 찾았다. 나는 매일 파트너를 바꿨다. 하루만 지나면 그들을 버렸다. 지민 상을 찾아 무작정 한국에 온 것이 잘못이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학교에 와서 부터는 좀 달라졌지만 그의 몸을 얻고 나면 그를 버릴 거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를 생각하면 가슴이 쪼개지는듯 아프다. 그는 나에게는 너무 과한 사람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그의 몸이다. 단지 그뿐. 내 핏속에는 차가운 파충류의 피가 흐르는 것은 아닐까. 나는 그 곳에 들어가서 제복을 차려 입고 있던 남자한테 익숙하게 '위조한 주민등록증' 을 보여주고는 맨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후불로 내도 상관 없으니까. 문을 열었을때.... ====== 지민의 시점 ========================= "...!" "....하...하? 서...ㄴ 생님?" 후지노와 카와노. 네가 왜 여기있는거야! 아무리 봐도 문앞에 굳어져 있는 사람은 후지노와 카와노 였다. 그 날카로운 눈매와 가느다란 입술도 , 검은 눈과 머리카락도. 그 자체가 싸늘한 칼날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 "네가 왜 여기 있지?" "....그러는 선생님은, 왜 여기 계신 겁니까? 오호라. 잠자리가 외로우셨나 보군요?" 솔찍히 할말은 없지만 그렇게 대놓고 말하다니... 크흑.. 내 마음은 여리단 말이야! [퍽이나...] "..." 그가 성큼성큼 들어오더니만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자물쇠를 건다. "...무슨 짓이냐." "이런곳에 오셨다는 것은 이런걸 원한거잖아요." 이거보세요? 후지노와 카와노씨? 나는 선생이야! 적어도 난폭한건 피해줘! 아직도 사모예드 한테 당한 허리가 아프다구! 그가 내 손목을 틀어쥐었다. 헉.. 아파... "놔라." "싫다면?" "..." 여기서 네가 순순히 물러서면 나는 너에게 저주인형을 보낼테다! 나는 현재 [ '난폭한 플레이' 를 제외한] 섹스에 굶주린 상태라고! "건들지 마." "싫어."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겹쳐졌다. "......놔!" 내가 거칠게 뿌리치자 그의 몸이 탁자에 부딪쳤다. 아니, 내 약하디 약한 팔목의 힘 가지고 탁자에 부딪히다니.. 에엣.. 어머, 몰라잉~ "...너..." 그의 눈이 험악해졌다. 아니, 선생더러 너라니! 카와노는 손등으로 입술을 훔쳤다. 피가 묻어난다. 으에에~ 나는 피가 싫어어~ "....." "... 이런걸 원하는게 아닌가?" " 술친구를 찾을 뿐이다." 설마 내가 술친구만 원하겠는가? 하지만 열심히 연기를 해야지. 나는 양주를 조금 들이켰다. 헉... 독하잖아. 나 취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가 털썩 쇼파에 앉아서 나를 노려보았다. 그러더니 빈 컵에 양주를 따르고는 한 모금 마셨다. "내가 술친구나 되어주지, 선생." ======== 후지노와 카와노 시점 =========== 위험했다. 그가 앉아 있는 것을 보자마자 욕구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 거칠게 키스했지만 다행히도 그가 나를 밀쳐버린 덕분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내가 무슨 생각이었던 거지? 하여튼 그는 술이 매우 약했다. 한잔 정도 마시더니면 정신없이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내 몸을 꽉 껴안는다. "..정말싫어! 정말 싫다구-!" 그는 싸늘한 목소리가 아닌 처절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아아아악-!" 뭐가 그렇게 싫은 걸까? 나는 그를 끌어안았다. 아주 가벼웠다. 허리가 너무 가는거 아냐?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별안간 울음을 뚝 그친 그는 내 무릎에 얼굴을 박은채 잠들어 버렸다. 술주정 한번 독하네. 지금은 쌔근쌔근 숨소리만 내쉬고 있는 그를 보자 마음속에서 뭔가가 저려왔다. 이런게 사랑이라는 걸까? 그를 너무 갖고 싶다. 영원히 소유하고 싶다. 처음으로 내게 영원한 이라는 소유욕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은 가느다란 숨소리만 내쉴 뿐이었다. 영원한 소유... 내가 원하는 것은 그의 전부. 몸이 아니다. 마음도 아니다.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내가 그를 사랑하면 된다 처음으로 나는 집착을 가졌다. [카르가 했던 싫어라는 의미: 수업하기 싫어! ........ ( 하지만 카와노는 이 의미를 모른다)] ============= 으음... 몸이 나른하군. 나 술 먹다 잠은것 같은데... 헉? 지금 내가 입고 있는건 잠옷? 그리고 여긴 어디야! 내 취향의 하얀 이불, 베이지색의 커튼. 머리맡에 놓여진 라벤더 화분. 여긴 분명 내 방인데??? 내가 몸을 일으키자 사락 하고 뭔가가 떨어졌다. "엇?" 『 지민 선생님 죄송합니다 술주정 부리시다가 잠드셨길래 그냥 업고 돌아왔습니다만... 후훗.... 잠옷 입힐때 봤는데 몸매가 정말 좋으시더군요. - 후지노와 카와노 』 몸매가 어쩌고 하는것 까지 적어놓다니... 비일- 어 먹을! 근데 내가 취했다고? 나는 기억이 전혀 안나는데? .... 어떡해 어떡해! 내가 이상한 말을 했으면! 내 정체가 까발려 진 건 아니겠지? 아니어야 해! 절대로! 판타지의 세계에서도 연기를 해 나가던 내가 아니던가! 그렇게 쌓아온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지면 안돼! "...... 어쨌거나 머리가 아프군..." 나는 일어나서 옷을 입었다. 숙취인가? 이런날은 콩나물 국이 최곤데... 하아아암... 하품을 하면서 개인 책상에 붙은 종이를 흘낏 봤다. 젠장! 1 교시가 내 수업이잖아. 식당에서 자려 했건만은.... 하아암.... 수업하기 싫어. ========= 루이스와 카이스의 시점 ================== 그가 행방불명 되었다. 그가 행방불명 되었다. 제기랄! 우리는 경찰서.... 로 가려하던 발 걸음을 멈췄다. 우린 조폭이었지. 그것도 조폭 두목. 쳇, 내 형 루이스는 [ 전생에서는 양아빠였지만.] 은밀한 작업을 통해 대학졸업표를 뽑아냈고 우리의 아름다운 장난감, 카르가 어디에 갔는지를 알아냈다. 고등학교. 놀랍게도 그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된 것이다! 맨 처음 내가 그 서류를 접했을때 황당함이 앞섰다. 아니, 그 성격으로 선생을 한다고??? ..... 그곳 애들 다 죽어났군. 폭력교사 생기는거 아닌지나 몰라. 아아... 내 형님이자 우리의 지민씨의 남.편. 인 루이스 놈은 나를 이끌고 당장 그 학교로 가려 했다. 하.지.만... 쾅- "크헉-!" 머리위에서 무자비하게 떨어진 두루마리 휴지. 그것도 몇 상자. 하여튼 그는 피를 줄줄 흘리면서 상자를 발로 찼다. 그런데.. [ 야, 루이스. 너 카르한테 가지 마라.] "엉?" "이게 무슨 조화래?" 상자에는 글씨들이 꼬불꼬불하게 떠올라 있었던 것이다! 그 글씨들은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다시 생겨났다. [ 카르는 지금 애정생활에 바쁘다고. ] 으허어어억! 그런..! 당장가서 파면시켜야지....! .... 라는 생각을 하기 무섭게 상자에 다시 글이 떠올랐다. [ 뒷작업으로 그가 파면되면 죽여버릴줄 알아. 너도 마찬가지야! 카이스. 주- 神 일동 ] 신들이 뭐 저래? 우리는 그날 마루에 앉아서 쏘주를 위에 들이부었다. "크흐흐흑... 이 나라에는 신전도 없어서 폭파도 못 시키고..." "....으흐흑..... 있기는 있는데 감시 카메라가 있어서....." 만약 감시카메라가 없는 성당 또는 교회에 가게되면 꼭 폭파시켜 버릴거다! [그건 범죄야.... 신성모독이고.....] ========== 카르의시점 ========================== 내가 막 기숙사를 나오자 마자 내 뒤에서 뭔가가 덥쳐왔다 "헛..?!" 다크블루의 머리칼이 천천히 가라앉는다. 네.... 네놈은! "..... 제기랄... 성격파탄자 유민혁 영어선생." 나는 바닥에 쓰러진채 눈을 꾹 감고 잇새로 나지막히 내뱉었다. 그러자 내 위에서 반쯤 엎드린채 나를 보고있던 그의 눈에 장난기가 어린다. ".... 성격파탄자?" "...." .... 아침부터 재수없게 이놈에게 걸리다니... "놔 주십시오." 생각같아서는 놔라! 이놈! 하고 소리지르고 싶지만... 현실이 어디 그리 만만하던가. 내가 눈물을 참으면서 내뱉은 말을 그는 싹 무시했다. 그리고는 내가 정장안에 입은 남방 단추를 가슴까지 끌러내린다. 허엇-! 어딜 만지는 거야! "으읏..." "역시 처음이 아니었군." 그의 눈이 다시 깊게 가라앉는다. 누가 내 유두를 손가락으로 쓸래? 그곳은 내가 예민한 곳 중 하나란 말이야....! 갑자기 내 방 옆의 방문이 벌컥 열렸다. "어라? 뭐해요?" 팔에 19금 이라고 쓰여진 야오이책을 꼭 껴안고 해실해실 웃는 그대로 굳어버린 사람은... 컥.... 국어다. "지민 선생님? 왜 바닥에 누워있어요?" 보다시피 저 놈이 나를 덥쳐......서? 아? 어느새 유민혁 영어선생은 벽에 기대서 담배를 입에 물고 있었다. 저.... 저것이! 내가 몸을 일으키면서 그를 노려보는 것을 봤는지 그가 담배연기 사이로 피식 웃었다. "왜 누워 계신지요? 지민선생?" 내 .... 내 기필코 저 놈을 죽여버리고 말겠다아~! 네놈이 날 쓰러뜨리고 성감대를 핥은 주... 주제에 ...! 말을 그렇게 하다니! 대체 너는 어디서 온 악마냐! 역시 너는 성격파탄이었어. "...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는 국어선생님을 휙 지나쳐서 계단을 내려갔다. 아니, 내려가려 했다. 유민혁 군 [영어] , 유세민 군 [국어] 의 말에 그대로 굳어져 버렸던 것이다. ".....에이, 뭐야. 나는 덥친줄 알고 좋아했는데." "...... 댁만 안 나왔더라면 덥쳤겠지요." ..... 이 학교.... 뭔가가 이상하다. =========== 교실에서 ============ 학생중에서 너! 너 는 정말 마음에 안들어! 여래! 하지만 뒤쪽에 앉아서 나를 향해 생글생글 웃고 있는 녀석도 마음에 안든다. ".... 신....영. 우." 수처럼 보이는 것도 마음에 안드는데 나를 향해서 언제나 비웃음을 날리다니! [본인만 그렇게 느낀다. 신영우의 실제 눈빛은 유혹이다] 그리고 그것만이면 좋게. 그는 언제나 덤앤더머 콤비 1 인 경훈과 함께 여자의 빵빵한 가슴과 엉덩이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 나는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그를 향해서 손가락을 세웠다. ".... 따라나와. 더이상 못 봐주겠다." 덤앤더머 콤비의 음담패설은 더이상 듣고 싶지 않단 말이야! ========= 탈의실에서 ===================== 자고로 조용히 이야기를 하는 곳에는 탈의실 만큼 좋은 곳이 없다. 문도 두껍고 창문도 없고. 그리고 수업시간 중에는 아이들도 없다. 나는 입을 열었다. "신영우군. 수업시간에 좀 조용히 해 줄수 없나." 부탁을 좀 해야지. 나는 동인남이야! 여자의 가슴이야긴 듣고 싶지 않아! 그의 눈꼬리가 씨익 올라간다. 왜.. 왜 오싹한 느낌이 드는 걸까? "싫.어.요. 지민 선생님♡" 악센트...? 너 왜 반항인데! "내가 그런 이야기를 안 했으면 선생님은 저를 봐 줄건가요?" 뭐....뭔 소리야? 저놈 수 아니었어? 설마 내가 공으로 보인건 아니겠지? 내 당황한 표정을 봤는지 그가 나를 탈의실 벽쪽으로 밀었다. 그리고는 손을 뒤로 돌려서 문을 잠근다. ".... 무슨 짓이냐." 조용히 이야기를 하려 했는데 대체 무슨 일이냐고요... "..후훗..... 선생님을 안고싶었어요..." 엉? "언제나 선생님은 절 무시했죠? 네? 하지만 제 밑에서는 저를 절대 무시할수 없을 겁니다♡" 위험수위야... 으음... 어느새 그의 입술이 가까히 다가와 있다. "밤마다 당신을 생각하면서 강제로 여자들을 안았다고요..." 그의 눈이 유혹적으로 빛난다. 으으... 안돼... 나 지금 머리가 너무 아프단 말이야... 이따가 내가 박카스나 해장국 먹고 나면 하자, 응? 이라는 말은 내 마음속에서만 맴돌 뿐 입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 가느다란 허리가 내 밑에서 튕겨지는 모습이.... 정액이 흘러내려서 유혹적으로 보이는 다리가...." 그가 내 남방을 끌러내린다. 오늘따라서 내 남방의 수난이 많군.. "제 욕망이 충족될 때까지.... 당신을 안게 해주세요..." 그의 손이 허리를 훑어내린다. "으...흣!" 그의 다른쪽 손이 내 바지버클을 풀렀다. "놔줘...으읏...." 내 몸이 힘없이 기울어 지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으아아악-! 머리울려...! 살려주세요! 박카스 먹고나서 합시다! 네? .... 으아아악~! 머리아파~! 나는 속으로 비명을 지르면서 그의 손길에 정신없이 휘둘리고 있었다. 유두를 핥는가 치면 그의 손이 내 깊숙한 곳으로 들어와 더듬고 있고 어느새 다른쪽 손이 내 다리를 받치고 있다. 그의 손에 넘어간지 몇 분도 안돼서 벌써.... 벌써.... "...참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선생님....후후.." 더 거부하고 싶어지잖아! 신영우 네놈! 녀석은 사악하게 미소지었다. "...으읏..." 느닷없이 그가 손으로 내 양쪽 다리를 잡더니 그곳을 밀어넣었다. 그리고는 내 팔을 뒤로 잡더니 허리를 돌리기 시작한다. 날더러 죽으라는 것이냐! "하으으으읏-!" 머리아파! 거기다가 으... 아래까지... 아프다... 무진장 아프다. 제길... 머리울린다고! 너 좀 그만해!!! 신영우! "..으윽..." 욕을 하고 싶어! 하고싶다구! ....하지만 내 입에서는 신음만 튀어나왔다. 욕이 나올라치면 동인녀의 정신이 내 몸 상태를 거스르고 욕을 필터에 걸러 버려버리는걸 어떡하란 말이냐. 내 입에서는 곱고 착한 말만 나오고 있었다. "...그만해..." 신영우가 자신의 허리를 천천히 돌리는 것을 멈췄다. 이제 그만 하려는 건가? 신이 내 말을 들을때가 있구나~! 하.지.만... "싫어요♥" 제기랄! 그러면 그렇지. 그는 격하게 자신의 그곳을 내 안쪽으로 더욱 깊숙하게 밀어넣었다. "...하윽..." 반쯤 쓰러진 자세로 나는 그의 몸을 받아내고 있었다. 빌어먹을! 저 녀석이 공이었을 줄이야. 하지만 이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은 감이 있었다. 나는 내 몸 구석구석에 찍힌 키스마크를 보며 절망했다. .... 내가 찐득찐득한 정액과 녀석의 마수에서 벗어난 것은 약 2 시간 뒤. 그것도 옷을 갈아입으려 탈의실에 왔던 아이들이 안에 문이 잠겨있고 안에서 신음소리가 나서 귀신인줄 알고 선생님 들에게 뛰어가서 간신히 구원을 받은 것이다. 문이 열렸을때... 바닥에 완전히 널브러져서 신음만 간신히 내고 있던 나. 그리고 그 위에 올라타서 나를 애무하고 있던 녀석. ..... 우리 둘을 바라보는 선생님. ........그리고 아이들... 전부 정적에 휩싸였었다. "...... 지민 선생님?" 하늘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이쁘장한 도덕 선생님의 입이 열렸다. 그리고 이어서 음침음침 오오라를 내뿜고 있던 일어선생님이 중얼거렸다. "..... 탈의실에서 무슨 짓입니까?" 그리고 샤시컷 스타일의 갈색머리와 섹시한 허리라인을 드러내고 있는 사회. ".....수끼리의 플레이 같군요." 뭐...뭐? 그 옆에 서 있는 국어선생님이 손에 들려있는 19금 야오이 만화를 꼭 끌어안으면서 사회선생님의 말을 받았다. "수? 아니에요. 동인남 19년 인생으로 미루어 볼때 학생쪽이 분명히 공이라구요." 그리고는 생글 웃으며 말을 이었다. ".... 지민 선생님이라면 저라도 한번 안아보고 싶은걸요? 후후후.... 물론 흰 피부에 상처를 낼수 있는 SM 플레이로..." 역시 이 학교 뭔가 이상해. 나는 몸을 반쯤 일으키려다가 다시 무너져 내렸다. 윽...허리야....[ 눈물] 문 가장 앞에 서서 열쇠를 빙빙 무심히 돌리고 있던 영어. 그 성격파탄 영어선생 유민혁이 입을 열었다. 또 나를 어떤 마수로 밀어넣을려고! "...... 분명히 지민 선생이 유혹했을 겁니다." 뭐, 뭣? 내가? 나는 허리 아픈것도 잊고 몸을 발딱 일으켰다. 그리고는 냅다 삿대질. "닥치십시오! 내가 어떤 꼴을 당했는데.... 으윽...... 제기랄...." 나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때 선생님들 뒤에서 고개를 빠끔 내밀고 있던 이름도 모르는 다른 반 학생들이 얼굴을 붉혔다. 이제까지 아무 말 안하고 있던 영국계 혼혈아, 수학샘이 고개를 푹 숙이면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지민 선생님..." .....왜? 대답은 하지 않고 나는 그저 물끄러미 그를 올려다 보았다. 대체 왜 그러는데? 수학선생님이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면서 말을 이었다. 조금만 더 빨개지면 폭팔할지도... ".... 지민선생님..... 지금 다 벗고 있어요..." !!!!!!!!!!!!!!!!!!!!!!!!!!!!!!!!!!!!!!!!!!!!! 으아아악-! 모, 모르고 있었다!!! 고, 고의는 아니었어요... 나는 잽싸게 뒤를 돌아서 주섬주섬 옷을 주워입었다. 으윽.. 이게 무슨 낭패야... 성격파탄 영어 유민혁이 싸늘하게 나를 내려다 보면서 말을 내뱉었다. ".... 참 연기를 잘하는군." 연기가 아니야! 이자식아! ======== 기숙사에 돌아와서==== 오늘은 사모예드 씨가 오기전에 문을 잽싸게 걸어잠궜다. 낮에도 난리 났었는데 밤에도 당하면 나 죽지. 아아.... 오늘은 역마살이 끼었나봐... 뜨거운 코코아라도 마시고는 푹 쉬어야지. ========== 영어선생 유민혁의 시점 ===================== 미쳐버릴것 같다. 2학년 남자애들이 교무실로 허겁지겁 달려오길래 뭔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탈의실에 귀신이 있단다. 그래서 재미있겠다고 날뛰는 다른 선생님들을 데리고 탈의실로 향했지. 스패어 키로 문을 열었을때.. ....안에는 ... ....빠드득. 지민 선생과 한 학생이 한창 플레이를 하던 중이었다. 다른 선생님들이 모두 한 마디씩 내뱉었다. 하지만 으음.... 상황과는 거리가 좀 먼걸. 지민선생님의 꽉 다물어진 이, 손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힘이 들어간 손가락. 그리고 창백한 얼굴. 저건 분명히 강간플레이다. 하지만 괜히 얄미워져서 나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던져버리고 말았다. 그 순간 .. 그가 몸을 발딱 일으키더니 삿대질을 하는게 아닌가! ... .... 참고로 그는 아무것도 안 입고 있었다. 하지만 본인은 모르고 있었는지 수학이 그에게 일깨워주자 그의 얼굴빛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정말 몰랐던 거로군. 하지만.... 그 몸 말야. 고의든 아니었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 것, 정말 화가 나더라구. 그래서 비아냥을 한마디 다시 던졌다. "..... 참 연기를 잘하는군." 물론 연기가 아닌거야 잘 알고 있지. 하지만 지민선생님? 너의 본성말야, 나는 다 알고있다구. 네가 괜시리 싸늘한척 하는 것도 말이야. 후후후... 너의 그 원래 순수한 모습, 나한테만 보여줘. ================================== 아아.... 정말 빌어먹을 허리가 말을 듣지 않다니.. 나는 오늘도 나지막히 신음을 흘리면서 비틀비틀 교실로 향하고 있는 중이다. 정말 황당한게 게임에서의 흐늘흐늘한 좀비처럼 골반이 , 평소같으면 절대 움직일수 없는 방향으로 뒤틀린 것이다... 원래대로 돌아와줘..골반아... 그 빌어먹을 덤앤더머 콤비녀석... ....내 직감이 들어맞질 않다니... ......잠깐 방심한게 실수였다. 그렇게 호된 결과를 맞을 줄이야. 어쨌든 지금 후회하는 것은 버스 떠난뒤에 손 흔드는 짓이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니 나는 눈물을 머금고 목구멍에서 치밀어 오르는 욕설을 삼켰다. "....허리가 안 좋으신가 봐요..?" !!!!!!!!!!!!!! 누, 누구??? 나는 등 뒤에서 들려오는 상냥한 목소리에 [속으로만] 부들부들 떨면서 뒤를 슬며시 돌았다. 아아.... ....빌어먹게도 금발머리의 악마가 서 있었으니... "...경훈군." 덤앤더머 콤비의 원조이다. 젠장 아침부터 저 녀석이라니 뭔 일이람.. 어쨌거나 재수 없어졌다는 생각은 버릴 수 없군. 그는 약간의 담배냄새를 풍기면서 내 뒤에 서 있었다. ...학생주제에 담배는... [그러는 너는????] 경훈이 심각한 얼굴로 내게 손을 내밀었다. 무, 무슨 짓을 하려고??? '서, 설마 한대 치는 건????' 내 예상을 빗나간 그의 손은 내 남방의 맨 윗 단추를 잠궈주었다. "...뭐지." 대체 무슨 일인데 그런 심각한 얼굴을 하고 지랄-..... 이라는 말을 다시 삼키면서 나는 얼음수의 대표적인 말을 내뱉었다. 아아.... 욕하고 싶어 담배피고 싶어 그리고 술마시고 싶어...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억누르면서 이 연기를 해야 하다니 이건 고문이야... 내 인내심이 조금만 더 약했어도 다 까발려 졌을 거라고요... "아니... 그냥..." 그가 자신의 금발을 쓸어넘기면서 머쩍게 웃었다. "그냥 풀려 있길래요." 잠.깐. 그러고 보니 그 안쪽에는 분명.... '제길! 실수다! 키스마크!!!' 깜빡했다. 지우는걸 잊어먹었다. 아아아악~! 나 요즘에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누가 나를 위에서 조종하는거 아냐? 왜 자꾸 이런걸 잊어먹는거지? 나.... ./../ ... ...혹시 바보가 아닐까. 그가 눈꼬리를 부드럽게 휘면서 다시 말을 걸었다. "선생님." "?" "...... 몸 조심하세요." !!!!! 어째 그 말이 매우 의미심장하다? 응? 대체 무슨 의미야~!.... 하고 멱살을 잡은채 탈탈 털고 싶지만 나에게는 이미지가 있다. [이미지라기 보다는 가면이다] 자아. 그러면 어떻게 행동해야 완벽할까??? ".... 충고 받아들이지." 나는 싸늘한 태도로 몸을 돌려서 다시 교실을 향했다. 뒤에서 경훈의 원망어린 눈이 내 등을 계속 쳐다보고 있는게 느껴졌다. 아니, 나를 대체 왜 원망한데? 설마 너 나한테 반한..... 건 아닐테고.. 첫 만남부터 열 받아서 만년필을 던져버렸는데. 그것도 반동으로 흔들릴 정도로 세게.. 으음... 찔린다. 상당히 찔린다. 나도 양심이 있어! 제발 그런 강아지 같은 눈으로 날 보지 말란 말이다!!! ====== 점심시간 ========== 선생님들은 주로 교사 전용 식당을 이용한다. 나도 평소에는 그랬다. 오늘 나오는 메뉴에 당근이 섞여 있지 않다면 오늘도 이용했을 것이다. 크윽.... 당근이 장난아니게 섞인 카레라니.. 당근빵이라면 또 몰라. 깍두기 크기 정도로 큰 당근을 나더러 먹으라는 거냐? 당근은 토끼먹이로 충분하다고! 그건 사람이 먹는 음식이 아냐! 나는 이렇게 투덜거리면서도 매점을 향해 열심히 걸어갔다. ...... 제길.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학교 바로 맞은 편에 있는 매점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멀지. 10분에서 20분 거리라고 해도 너무하는군. 으으... 허리가 말을 듣지 않아서 그럴지도... =====매점 ============ "아줌마! 피자빵3000원 어치요!" "포카리스웨트요~" "내가 먼저 왔잖아 이 빌어먹을 자식!" "왜 차고 지랄인데 시*!!!" ...이게 매점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라는 개념에 사로잡힌건 지금의 매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담배는 기본적인 미성년자의 매점에서 파는게 아닐텐데... 왜 담배를 파시는 건가요, 아줌마. ....으음. 수정. ...청년. 매점에서 학생들에게 담배를 팔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도덕샘이었던 것이다. 아니, 뭘 잘못 드셨나요? 대체 뭘 하시는 겁니까!!!! 나는 뱅뱅이 안경을 끼고 있는 하늘색 머리의 귀여운 선생님을 향해서 손가락을 들었다. 그리고는 냅다 삿대질. "대체 왜 학생들한테 담배를 파는 겁니까아! 이건 미성년자 금지라고요!" 그러자 그는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대답했다. "...모, 몰랐어요.." ...순진한 것도 정도가 있지. 아아... 이 학교.... 정말 뭔가 있어........ 아니, 도덕선생님, 어째서 학생들에게 담배를 파는 겁니까아아... 거기다가 눈물을 글썽거리기까지. 저건 순진한거야 아니면 순진한척 하는거야? "아니... 그게... 도덕책에는 18세 이상에게는 담배를 팔아도 괜찮다길래...." "....." 저기요, 유화인 도덕선생님. 그건 그냥 18세가 아니라 만 18세거든요??? 그리고 우리나라의 교육부장관이 누군데 책에다가 간암 폐암의 위험성도 써놓지 않은 거야??? 나는 휘청 할뻔한 몸을 추스르면서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는 팔지 마십시오. 여기 학생들은 아직 미성년입니다." 우우~ 하는 학생들의 야유가 들려왔지만 싸늘한 태도로 내가 스윽 노려보자 찔끔 고개를 숙인다. ..... 크흑... 학생들의 푸릇푸릇한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되다니.. 교육자의 입장을 제외하고서라도 정말 마음이 아프구나. 뭐 나한테 개기지 않은건 훌륭한 일이지만은. 나는 도덕선생님에게 돈 1000원을 내밀어서 빵을 하나 산 후 학교를 향해 걸어갔다. 아아... 또 20분을 걸어야 하다니. ...빌어먹을.. ====== 도덕선생님의 시점 ========== 미성년자에게는 담배를 팔면 안되는구나. 18세 이상이라 그래서 괜찮은줄 알았는데... 나는 눈을 반짝거리면서 지민 선생님의 뒷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아아~ 지민 선생님은 어쩌면 저렇게 ... .. .. ... 섹시하신걸까.. 본인은 모르고 있는것 같지만 더운지 걷어붙인 소매밑으로 들어난 팔에는 붉은 반점이 나 있었다. 저건 분명 키스마크. 꽤나 사랑받으셨나보군. 탈의실에서 자신 반의 학생에 깔려서... ....흠흠. 도덕적이지는 못한 일이지만은 로맨스로는 손색이 없어~ [ ..... 그랬다. 도덕선생님 유화인은 로맨스소설의 애독자 였던 것이다. ] ========== 교환학생 후지노와 카와노의 시점 ======================== 조금 전에 우리반 학생 중 누군가가 지민 선생님을 깔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누군가를 나는 알고있다. 여자같이 곱상한 주제에 공인 신.영.우. 나는 교실이 소란스러워서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사이에 그한테 조용히 손짓했다. 그리고는 교실을 나왔다. 그는 피식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따라나왔다. 내가 향한 곳은 학교 기숙사 뒤. 거대한 동산이 있어서 누가 있는지 알아내기도 힘들 정도로 빽빽하게 나무가 심어진 곳이다. 나는 그를 지긋이 노려보았다. ".... 앞으로는 내 것에 손대지 마라." 그가 코웃음을 치면서 내 말을 받았다. "....그는 내 거야." 저것이... "..... 그는 내 거다. 너야말로 손대지 마라, 후지노와 카와노." 그는 입꼬리를 스윽 말아올리면서.. .. .. 그래, 정말 음침하게 웃었다. 뒤에 어둠에 휩싸인 마왕성을 배경으로 깔면 딱이겠다. "닥쳐, 신영우." 그의 눈이 꼬리를 그렸다. "... 너야말로 그에게 손대지 마. 쪽발이 새끼 주제에." ".... 그러는 너는 조센징 아니냐?" "호오. 후지노와 카와노. 그럼 너는 지민이라는 조센징한테 반해서 따라온 쪽발이 새끼잖아?" "크윽!" 나는 입가에 띠고있던 희미한 조소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그리고는 나뭇가지를 꺾어서 손에 들었다. "....승부다! 신영우!" ".... 지는 놈이 떠나기다." 우리들의 입싸움은 어느새 유치한 몸싸움으로까지 번져나가버렸다. 제기랄.. ...내 계획은 놈을 오지게 쥐어피는 것이었단 말이다. ======== 둘이 유치하게 싸우는 사이에 누군가가 지민을 채가버렸다... ============== "...하아아앗...!" 나는 크게 허리를 들썩였다. 비, 빌어먹을~!!!! 네놈을 죽여버리...으읏... 저놈을 따라가는게 아니었어! 나는 눈물젖은 눈으로 여래를 노려보았다. 그러니까 점심식사를 마친 후... "..선생님.." 전교에서 남학생을 꽉 잡고 있는 여왕수, 여래가 조심스럽게 나를 불렀다. "?" "...저쪽 웅덩이에 제 가방이 빠졌는데... 건져주실수 있으세요? 손이 안 닿아서.." ....그걸 이상하게 생각해야 했다. 여래랑 나는 키가 거의 같다. 그런데도 여래는 나를 찾아왔다. ...아무 생각없이 따라간 덕에 나는 이런 꼴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갑작스레 튀어나온 아이들한테 끌려서 간 곳은 선생님의 기숙사 뒤. 아이들과 기숙사를 따로 쓰지만 같은 언덕을 끼고 있기 때문에 지도상으로는 ㄴ 자 모양이다. 실제로는 ㄷ 자 모양에 더 가깝지만. "하으으으윽..." 나는 손톱으로 살에 상처를 내는듯한 고통을 호소하면서 거친 흙바닥에 엎드린채 세게 나무뿌리를 쥐었다. 내 위에 타서 거칠게 흔들어 대는 놈은 ...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검은 스포츠 머리카락과 아주 진한 검고 무심한 눈동자를 한 녀석이었다. 그리고 내 머리쪽에는 선 채로 비웃음을 지으며 나를 내려다 보고 있는 여래와 이현빈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체육복을 입은 아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곁에는 지금까지 나를 강간한 불량배 다섯명이 버티고 있었다. 갑자기 내 허리에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수 없는 고통이 몰려왔다. 다리를 타고 피가 흘러내렸다. 그가 내 다리를 움켜잡은 것이다. "....아아아악-!" 나는 선생의 체면도 잊고 비명을 질렀다. 빌어먹을! 강간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싸늘한 아이들의 시선을 피했다. 체육복을 입고 있던 학생이 입을 열었다. ".... 이제 그만 해, 정시윤." 내 위에 올라타서 허리를 격하게 흔들던 아이의 동작이 멈췄다. 그리고 그의 무언가가 내 몸속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아아아앗...." 빌어먹을 강간플레이! 거기다가 불량배들을 잔뜩 끌고와서 돌림빵까지.. .... 여래, 죽여버릴거야. 나는 이를 악물고 반쯤 몸을 일으키다가 다시 허물어졌다. 날카롭고 큰 눈을 가진 이현빈이라는 체육복소년이 내 몸을 안았다. 바지가 반쯤 벗겨져서 내 몸은 거의 나체였다. 그의 팔에 피가 흥건하게 묻어나자 그는 눈썹을 조금 찌푸렸다. "....여래, 네가 좀 심했다. 상당히 아파보이는데." 빌어먹을 여래놈은 커다란 눈에 비웃음을 다득 담고서 코웃음을 쳤다. "...그래도 싸. 그는 내 것을 빼앗아 가려 했으니까." 아니, 네 것이 뭔데? 다 가져가~! 대체 뭣 때문에 날 괴롭힌 건데? 엉? 남은 지금 아파 죽겠는데 그 이유가 나도모르는 어떤 것 때문이라니.. 가져가고 이 세상에서 네 면상을 지워버려! 나는 아스팔트에 녀석의 얼굴을 갈아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면서 아픔을 참기위해서 이를 악물었다. ".... 경훈 때문이라면.... 내가 경훈과 말해볼게. 룸메이트니까." 체육복소년이 길게 한숨을 쉬었다. "..유흥이 있을 거래서 오기는 왔지만 강간까지 즐기는 줄은 몰랐다. 너." "..유흥이 아니면 뭔데? 평소에 도도하고 싸늘한 선생의 쾌락에 젖은 모습을 보는게?" 정말 압축기로 으깬 다음에 믹서기로 갈아서 그냥 마셔버릴까? 나는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딴 금발머리, 줘도 안 가진다니까??? 그리고 놈은 신영우와 더불어서 덤앤더머 콤비잖아? 헤이~ 너 눈 삔거 아냐? 그런놈이 뭐가 좋다구? "...어쨌거나 이런짓 다시 하면 나 정말 화낼거다. .... 그리고 나만 지민선생님을 동경하는게 아니야. 잘못하면..." 체육복 소년 이현빈은 나를 안아든 채 뒤를 돌아서면서 말꼬리를 흐렸다. 뒤에서 나무를 거칠게 걷어차는 소리가 들렸다. 계단을 올라가서 나는 내 방 앞에 놓여졌다. ".... 죄송합니다. 선생님.... 앞으로는 이런 일 없을겁니다."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 준 체육복 소년 이현빈은 반항적이지만 사람좋은 눈으로 웃어보이면서 뒤를 돌아서 계단으로 내려가 버렸다. 저기.. 근데.. ........ 나, 방열쇠를 교무실에 두고 와 버렸거든? 나는 비틀거리면서 허리를 이끌고 옆 방문을 두드렸다. 말이 두드렸다 이지 실제로는 쓰다듬은 것과 다름없었다. 으윽... 허리 아래가 완전히 마비된것 같아.. 아예 이대로 죽어버릴까. 나는 복도 카페트에 추욱 늘어져서 고개를 떨구었다. ========== 누군가 지민이를 줍다 ==================== "어어? 이거 지민선생 아냐?" 복도에 피를 흘리고 쓰러진 지민이를 주운것은 섹시한 허리를 가진 사회선생이었다. ".... 이거 봉잡은.....게 아니군. 어디서 강간을 당하고 온 모양이지?" 그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채 지민을 쿡쿡 찔렀다. "..조금만 더 냅두면 죽을지도..."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는 지민의 몸을 안아들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방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한편 자신의 몸이 어딘가로 향하는 지도 모른채 카르는 기절해 있었다. ========================================================== ".......!" 나는 허리가 끊어지고 산산히 부셔지고 토막나 가루로 뿌려지는 꿈에 소스라치게 놀라서 눈을 번쩍 떴다. 엉? 여기가 어디..냐... 나플나플한 레이스가 잔뜩 붙은 커피색의 커튼. 소녀취향의 뽀샤시한 베개. .... 나 아무래도 외계로 떨어진 듯. "...이제 일어나셨나요? 지민선생." "..." 나는 싸늘함을 위장하면서 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았다. 쫙 달라붙는 타이트한 검은 상의와 약간은 헐렁한 갈색 바지. 섹시한 허리로 내 맡은편 침대에 기대 있는 사람은.. "....김희연 선생님." 사회였던 것이다. 갈색 머리에 하얀 피부, 그리고 그와 대조를 이루는 얇은듯한 붉은 입술. 그는 섹시한 입술을 올려서 슬쩍 웃어보였다. 하지만 .... .. .. ...워낙에 생긴게 날카롭다보니.. 아주... ....아주.. .....아니, 많이... ....기분나쁘다. "강간을 당하셨나보군요?" 자아. 박력있게 말을 되받아 줄까. "....참견하지 마십시오." 내가 그 말을 하면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순간.. ... ...눈앞에 불꽃이 튀었다. "...크윽..." 아아아악! 허리가 뽀개질것 같애! ...아까의 허리가 부셔지고 토막나고 어쩌고 했던 꿈은 꿈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아픔을 참으며 반쯤 풀어헤쳐진 상의를 여몄다. 이미지란것이 내 즐거움을 좌우하지 않았으면 나는 정말 교직을 파토내고 학교를 두번 세번 박살냈을 것이다. 하지만 동인남의 로망은 섹스! 그것을 위해 학교 선생으로 온 나이니 만큼 성공해야 한다. 단추를 여미면서 나는 싸늘하게 다시 말을 내뱉었다. ".... 참견하지 마십시오. 당신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나는 문 손잡이로 손을 뻗었다. 타앙-! 순간 내 몸이 거칠게 바닥으로 쓰러졌다. 크으으윽-! 허, 허리뼈가 살을 뚫고 튀어나온줄 알았어... ".... 참견 해야 겠는데요?" 어느새 섹시하면서도 날카로운 사회의 얼굴이 내게 바짝 다가와 있었다. 그의 얇은 입술이 위쪽으로 비틀려 올라갔다. "... 영어선생도.... 후지노와 카와노 군 도.... 학생 신영우도... 이제 아무도 날 못 말려. 후후..." 뭐? ".... 난 알고 있다구... 후훗.... 학생들한테 인기 만점이라면서? .... 나 혼자서 독점하겠다는 것도 아냐. 나는 단지..." 붉은 혀가 바짝 얼어있는 내 귀를 핥아올렸다. "..... 너를 가지기만 하면 돼...... 그러기 위해서는 너에게 내 각인을 주겠어..." ...으음...이거.. 뭔가 아주 위험한 전개가... 그는 굳어있는 내 모습을 보더니 갑자기 생긋 웃었다. 그리고는 내 위에서 내려간다. ".. 농담이랍니다♡" 뭐? "..쿡쿡.... 굳어있다니.... 지민 선생도 꽤 귀여운데요?" 빠직. 차마 겉으로는 들어낼 수 없지만 속에서는 핏줄이 수천개 수만개 솟아올랐다. 제기랄... 죽고싶냐 사회녀석! "...지금 뭐하는 짓입니까." 가뜩이나 허리 아픈사람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사회는 내 얼굴을 보면서 히죽히죽 웃었다. 앞에서 섹시하고 날카롭다 그런거 다 취소야! 이 인간아! "우훗~ 우훗~ 정색할 필요 없어요~ 허리가 아직도 아픈가요? 내가 연고는 발라줬는데에~!" 노래하듯이 빙글빙글 말하는 그. 하지만 그 내용에 나는 그만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여, 연고를 발라줬다고? "지민선생님~ 당신의 그곳 매우 귀엽던데요??? 뒤쪽에서 피 많이 났어요, 그래서 발라주니까 신음까지....우후후훗~" 마, 말하지 마! 나는 아픔도 참고 몸을 발딱 일으켰다. 그리고는 문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어, 어? 어디 가세요? 더 듣고 ....." 쾅! 나는 문을 쾅 닫아버린뒤에 성난 걸음걸이로 방을 향했다. 사회선생님, 너의 그 섹시한 입술에서 음탕한 말들이 나올줄이야. 으윽.... 너 제정신이야? =========== 사회선생 시점 ======================= 나는 그를 데리고 들어와서 옷을 벗겼다. 그리고는 그의 뒤쪽에 연고를 천천히 문질러 주었다. 뒤쪽이 완전히 찢어져서 그런지 내 손가락은 약간만 힘을 주어도 안쪽으로 쉽게 밀려들어갔다. 손가락이 안쪽의 벽을 스치자 그는 기절한 와중에도 신음소리를 내면서 시트를 꼭 쥐었다. "하으으으응..." ...정말 만지고 싶다. 정말 더듬고 싶다. 하지만 그는 내 것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몸이라도 나는... 한번 소유해 보고 싶어.... 단 한번 만이라도 몸이 허락된다면... .......... 내 모든걸 산산히 부쉬어서 바쳐도 좋아. =========== 지민의 시점 ==================== 방에 도착했다. 방 안에는 사모예드 씨만 긴 은발을 드리우고 자고 있었다. 참 잘도 잔다. 내가 그의 입술에 입김을 후 하고 불자 그의 가느다란 눈썹이 사르륵 떨리면서 입술이 살짝 벌어진다. 그리고 나오는 신음. "우웅..." 큭...큭... 미치겠네. 어쩌면 저렇게도 강아지가 잠들때 내는 잠꼬대와 똑같은 소리를 낼까. 혹시 사모예드 씨는 정말로 강아지? ' 말도안돼.' 나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면서 그가 돌아눕는 걸 봤다. 그리고는 무심코 내 책상 위에 놓여있던 핸드폰으로 손을 뻗었다. 어? 문자가 와 있었잖아? 날짜를 본 나는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이 문자.. 거의 2주일 전에 온 거잖아. 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폰을 열었다. [ 카르야~ 빨리 돌아와~ 맛있는거 해 놓고 기다릴게~] 이 번호는 카이스 의 것. [ 돌아와라, 카르. 보고싶다. 오고싶지 않다면...내가 갈게... 제발... ] 이 심각한 문자는 루이스의 것. 아아아...정말 보고싶다. 나는 단축번호를 누른다음에 신호가 가기를 기다렸다. "여보세요?" "...루이스 씨." "...카르냐??! 학교에 선생으로 취직했다고?" "..." "...왜 내 상의도 없이 결정한거지? 응?" 윽..귀따가워.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는 걸 보니 어지간히 화 났나보군. 나는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선선히 대답했다. "...보고싶어요, 루이스씨. ..상의도 없이 결정한거는 반대할까봐.... 그랬는데..... 화 많이 났어요?"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피면서 물어보자 그가 화를 버럭 내려다가 혀를 찼다. "관두자. 관둬. 하아.... 잘 지내는 거지?" "으음. 그럭저럭. ....저...근데 부탁 할 것이 있어요." "...뭔데? 말해봐." 나는 부드럽게 실소하면서 모든것을 부탁했다. 자아. 여래, 너를 위한 파티무대가 마련되었다. 최고의 여흥이 될 거야, 정확하게 한달 뒤에 말이지. 나는 전화를 끊으면서 강간의 복수를 다짐했다. ============ 다음날의 아침식사 ====================== 오늘도 어쩌면 이렇게 운이 없을까. 나는 생선을 뒤적거리면서 혀를 찼다. 나는 생선이 싫다. 가시가 있잖아. 맛도 비릿하고. 내가 뒤적거리면서도 손을 댈 생각을 하지 않자 옆에 앉아 있던 영어선생 유민혁이 나를 보면서 퉁명스럽게 묻는다. "안 먹는건가?" "....." "...의외로 편식이 심하군. 당근도 다 남기고." 양파와 당근만 남아 있는 감자채 볶음을 보면서 그가 눈을 찌푸렸다. "... 상관하지 마십시오." 그가 히죽거리면서 내 말을 받았다. " 키 안크는 이유가 있었군." "!!!!!!" 주, 죽을래??? 확실히 내 키는 내가 동인녀로 살았을 때보다 작아져 있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신의 사랑덕이겠지. 나는 그의 말을 무시했다. 그러자 그가 짙은 보랏빛 눈을 들어 나를 쳐다보면서 무뚝뚝하게 말했다. "..... 강간을 당했다지?" "..." "..... 작업자득이로군, 지민선생." !!!!!!!!!!!!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식판을 들고 저 쪽 식기반납 코너로 걸어가 버렸다. 저 자식... 언젠가는 씹고 밟고 으깨 버릴테다. ============================================================= 자아. 복수. 복수는 공식화된 법이다. 자고로 법은 주먹보다 멀다. 함무라비 법전에도 나와있다.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하.지.만... 나 지민 [카르] 는 복수의 역사를 바꾸겠다. 받은건 무조건!!! 10배, 100 배의 결과가 되어 돌려주리라. 눈깔 하나에는 손가락 10개로, 상처 하나에는 뼈 20개로. 후.후.후. 여래... ...네가 감히 조폭의 마누라인 나 , 지민을 건드렸겠다. 뼈저리게 알게 해주지, 감옥에서 말이야. 나는 나른하게 기지개를 켜면서 교탁에 누워있었다. 지금은 우리 반의 수업시간. 원래 부터 나는 수업을 안하다 보니 그 시간은 나의 자유시간이다. 아이들 한테는 영화를 보여주던지 노래를 틀어주던지 해 놓고 나는 인터넷에 접속해서 논다. 교탁에 엎드려 잠자다가 일어난 나는 하품을 하면서 몸을 일으켰다. "하아아아암..." 졸려... 어젯밤에 일기장에 끄적거리느라 잠을 못 잤어.... 어느덧 계절은 파릇파릇한 여름에 접어들고 있었다. 빌어먹을. 이제 또 금방 수학여행인데... 학창시절의 로망이다...! ...라는 말은 하지 마라. 술 마시고 뻑 가는 일이 잦다보면 절대 가고 싶지 않은 추억의 장소가 될 테니까. 특히 제주도는. 드르륵 교실 문이 열리고 키가 큰 누군가가 들어왔다. ".... 참 재미있는 수업이로군." 저 낮고 무뚝뚝한 목소리는... "선생은 앞에서 자빠져 자고 말이야." 야! 네놈은 수업이나 하지 내 교실에 와서 왜 지랄이야! 나는 고개를 휙 돌려서 어두운 푸른 머리카락과 보라색 눈을 가진 남자를 쏘아보았다. "...신경 끄십시오, 유민혁 선생님." 그랬다. 성격한번 좋고 입 한번 걸은 그 남자는 성격파탄 유민혁 영어선생이었던 것이다. 나는 교탁에서 몸을 발딱 일으켰다. 그리고는 싸늘하게 그를 노려보았다. 갈아마셔버린다, 유민혁군. "흐으으응." 그가 피식 웃었다. 또, 또 뭔 짓을 하려고??? 그가 저벅 저벅 내 앞으로 걸어왔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내 혀를 말아올린... ..엉? 잠깐. 왜 이리 급전개다냐??? 나는 그의 손아귀에 얼굴을 잡힌채 진한 키스를 하고 있었다. 그의 혀가 내 혀를 말아올렸다가 다시 떨어뜨린다. 잇몸 사이사이를 그가 핥다가 내 혀의 가장 예민한 곳을 애무한다. 아, 아니...그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 반 아이들 앞에서 하는건 또 무슨 이윤데...!!!!!!!! "......꿀꺽" 영화를 보고 있던 아이들의 눈이 전부 나를 향했다. 조금전에 침 삼킨 놈은 누구야! 그의 입술이 부드럽게 떼어졌다. 타액이 길게 늘어진다. 그는 살짝 말을 내뱉었다. "... 지민 선생, 당신은 나를 모르겠지?" 모르기는 뭘 몰라? 너무 잘 알고 있잖아~! 변태, 성격파탄, 이상한놈, 갈아마실 놈. 그의 약간 거친 손바닥이 내 뺨을 쓸었다. "....나는 네가 대학다닐 때부터 알고 있었다고...." 그래, 한 6 개월 다닌 대학...? 그거 돈 먹여서 성적우수자로 나온건데! 그, 그걸 알았단 말야??? 그렇다면 호, 혹시.. 그가 내 귓가에 타액으로 반들거리는 입술을 대고 속삭였다. "... 연기를 관람하는것, 재밌었어." 끄아아아아아~! 역시!!!! 나는 바닥에 풀석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이게 무슨 일이래... -이제 가서 언제 오나 훠어이~ 훠어이~ 장송곡이 내 귀에 들려오는것은 내 착각인가? 나는 움찔 움찔 몸을 떨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런 나를 아랑곳 하지 않고 그가 뒤를 돌아서 나가버렸다. 나, 나쁜놈.. 내 인생의 즐거움을 막지 말아줘~! ========== 저녁식사 후 기숙사 ===================== 하아아아.. 나 죽을거 같아. 루이스씨 한테 연락해서 일을 앞당길까? 이렇게 강간당하다가는 나 정말 남아나지 않을지도... 나는 사모예드씨의 부드러운 은발을 만지작 거리면서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뭔 생각해요?" "...아아...그냥...." "카르, 예전에도 섹시했지만 지금은 훨씬 더 섹시해진것 같아요." 사모예드가 얼굴을 약간 붉히면서 내뱉었다. 별로....난 달라진게 없는걸? 동인녀의 정신이 요새는 내 일반 정신과 합쳐지고 있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이른바 연기가 아닌 실제로 가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후훗...] "...뭐랄까..." 그가 내 손목을 잡았다. "신비에다 섹시가 더해 졌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무척.... 뭔가 싸늘한 면이 더 매력적?" 그가 혀로 내 손목 안쪽을 핥아올리면서 웃었다. 으읏...! 네놈도 변했어. 한국으로 오더니만 아주 얼굴에 철면피를 깐것 같단 말야. ".... 카르, 날 버리지 않을 거죠?" "..?" 그가 동그란 은색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 보았다. 컥...저 눈동자는... "제발 버리지 않을거죠?" 눈물까지 글썽거린다. 으윽... 나, 나는... "....좋아. 버리지 않을게." 나는 귀엽고 처량한 동물에 약하단 말이다.... "와아, 정말이죠? 네에? 에헤헤헤~" 너무 좋아하는 사모예드씨를 보면서 약속을 되물릴 수도 없어 나는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중얼거렸다. '...... 루이스씨는 좀 화내겠지만 집 지키는 개로라도 써야겠군,' 뭐 어쨌거나.. 나는 피식 웃으면서 방을 나갔다. 후지노와 카와노...그가 조연을 맡아 주었으면 좋겠군. 금발머리 경훈과 더불어서 말이야. ========= 한밤중의 학생 기숙사 습격사건 =========== "야이야아아아..." 나는 잠들어 있는 소년의 검은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으응..." 잠시 깨어나는듯 하던 소년은 그 날카로운 눈매를 움찔거리면서 다시 잠들어 버린다. 살인충동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는군. 망할. "일어나란 말이다아아아아." 나는 다른쪽 손으로 소년의 뺨을 쭈우우욱 잡아당겼다. "으아아악-! 누구야!" 잠들어 있던 소년이 통증에 놀라서 벌떡 일어난다. 하...지...만... "으윽..." 그의 위에 올라앉아 있다가 그가 거칠게 움직이는 바람에 침대 밑으로 떨어진 나는 어떻게 보상하라는 말인지? 나는 쑤시는 허리를 톡톡 두드리면서 소년을 바라보았다. "안녕, 후지노와 카와노." 내 입술이 살짝 벌어지면서 그의 이름을 뱉어낸다. "...지...민 상?" 그의 멍한 눈동자에 빛이 다시 돌아왔다. 회복한번 빠르군. ".... 학생 기숙사에 무단침입이라니....기세 좋군요?" 그가 으쓱거리며 물었다. 당연히 왠만한 배짱 가지고는 침입이 불가능하지. 나는 손가락을 튕기면서 창문을 향해 턱짓했다. " 창문 앞에 심어진 벛꽃나무가 괜히 있는건 아니니까." "하..!" 그가 날카로운 눈매를 살짝 일그러트리며 웃었다. "그것이 지민 상의 원래 모습인가요?" "...글세?" 벌써 여기까지 꿰뚫어 보다니. 여간내기가 아닌걸??? 그는 일본인 특유의 얊은 입술을 비틀어 보이며 웃었다. "무슨 일로 오신 겁니까? 제가 덥칠거라고는 생각 안하셨나 보네요?" "부탁이 있어, 후지노와." 나는 웃음을 지웠다. 아암, 지워야 하고 말고. 이런 말을 할 때에는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지. "부탁? 그것이 한밤중에 학생의 기숙사로 들어올 만큼 중요한 것인가요?" 그가 달빛에도 선명하게 드러나는 얼굴의 상처를 손가락으로 쓸면서 내게 물었다. 으윽...아프겠군. 나는 책상위에 있는 의미심장한 서류에 눈길이 갔다. ...어? 반...성 문? 푸웃-! 이거 대체 누구 아이디어냐? 쌈박질한 학생한테 반성문 10 장을 써오라는 고리타분한 아이디어는? 나는 잠깐 헛기침을 한 뒤에 그에게 내가 계획한 복수를 속삭였다. 내 말을 다 듣자 그의 붉은 입술이 스윽 올라갔다. 으음... 음침한 녀석. 뭐 어쨌거나.... 나에게는 체스의 말 들만 있으면 되거든? 그것을 이용해서 왕을 잡는 거지. 나는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들어줄 거지? 후지노와." "..... 그 대가는?" "... 글쎄? 원하는 게 뭔데?" 그가 잠깐 뜸을 들였다. "..당신을 한번만이라도 소유하는 것." 그의 눈이 순간 긴장으로 얼룩졌다. 으음... 뭐 나쁠건 없겠지. 나는 약간 싸늘하게 웃으면서 입을 열어 대답했다. "좋아." 내가 막 가려고 뒤를 돌았을때 그가 투덜거렸다. "...이거 악마와 계약하는 기분이군." 그거야 당연하지. 현재의 나는 악마니까. ============================================================= 그 뒤로 몇 일이 지났다. 후지노와 카와노는 물론이고 금발머리 경훈과 아방수인듯 행동하다가 날 따먹어 버린 신영우 놈도 내 편이 되었다. ...물론 그 뒤로 약간의 협상이 있었지만 ... 뭐 어떠랴. 표면적으로는 완벽한 파트너들인데. 꽤 많은 선생님들도 날 도와주기로 했으니 난 운수대통인 것이다. 하지만 꽤나 찜찜한 걸? 오늘은 대망의 ' 여래 갈구는 날' 이다. 그 싸가지 없는 년 [어느새 성별까지 망각하고 있다] 을 혼내줘야지. 그때 체육복 소년 이현빈 녀석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러더니 손가락을 1개 접는다. 오호. 여래가 1 층에서 오고 있다는 거로군? 조금 지나자 그 옆에 있는 고풍스러운 한복을 입은 도련님이 나를 향해 손가락 하나를 더 접었다. 기품이 철철 넘처흐르는게 좋은 집 도련님인가 보군. 근데 요새 한복을 입는 놈들이 있던가??? 나는 잠시 한복소년의 선비모습을 홀린듯 들여다 보다가 체육복 소년이 다시 손가락 하나를 더 접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들이 별안간 화들짝 놀라더니 후다다닥 교실로 달려들어갔다. 다 왔나보군. 나는 경훈에게 손짓했다. 경훈녀석이 내 와이셔츠를 살짝 끌렀다. 그리고는 나를 복도벽에 거칠게 밀친후 탐욕스럽게 내 목덜미를 애무했다. 그나저나, 나의 어께를 잡고 있는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간 것은 왜인지? 나는 결국 참다 못해서 눈물을 글썽이고 말았.... ....던 건 아니고 여래가 막 올라와서 일그러진 표정으로 나와 그를 살피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나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으읏...아파....겨, 경훈....." 신음과 더불어 숨소리를 약간 격하게 해주면 더욱 효과적이겠지. 그러자 그의 손이 내 어께에서 떼어지고 동시에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진하게 맞대어 졌다. 일반 버진 같아서는 자신이 체리보이~ 라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이 몸을 떨겠지? 나는 가볍게 몸을 떨었다. 그리고는 그의 혀를 느끼다가 충분히 시간이 되었다고 느낄때 여래 쪽으로 고개를 틀면서 경훈을 살짝 밀쳐냈다. 여기부터가 클라이 맥스. "이, 이러지 마.... 겨.....ㅇ... 여..여래?" 당황한듯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경훈이 미리 연습했던대로 내 몸을 더 강하게 끌어 안으면서 여래를 노려보았다. "...뭐냐. 키스하는것 처음 봐?" 여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나이쓰으~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어떠랴. 내 허리가 부러질 정도로 격하게 흔들리던 고통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구. 후후후... 저러다가 죽는거 아닌지 걱정될 정도로 온 몸을 사시나무 떨 듯이 떨어대던 여래가 내게 성큼 다가왔다. 그러더니.. 빠악- 눈앞에 불꽃이 번쩍 했다. 짜악도 아니고 짝 도 아니고 빡 도 아니고 빠악 이란다.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어느새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 죽어버려, 내걸 빼앗으려거든 아예 죽어버리란 말이야! 아니, 내가 죽여줄까? 그 천한 목숨 갈갈히 찢어서 죽여버릴까?" 여래의 눈이 사납게 치켜 올라갔다. "선생주제에 왜 학생은 유혹하고 지랄인데? 영어선생님한테 다 들었어. 이중인격 이라며? 학생들 꼬시려고 고등학교로 온 거라며?" 헉. 그걸 어떻게...? 나는 놀란 표정을 가까스로 숨기고는 상처 입은 표정을 지었다. 영어선생? 유민혁을 말하는 건가? ....어째서, 득이 될 것이 있다고 그에게...알려준 거지? "아예 죽어버리지 그랬어! 아니, 이 자리에서 널 강간하게 만들어 버릴까? 응? 저번처럼 봐주지 않을거야. 뒤가 완전히 나가버릴때까지 하라고 명령해 볼까?!" 내가 쓰러진채 일어나질 않자 여래가 나에게 달려들어서 밟기 시작했다. 커억-! 숨도 못쉬겠다. 빌어먹을! 허리는 차지 말라고, 이 썩을 놈아! 허억...조금만 더 맞으며...으윽.... 나 정말 기절할지도... 여래가 마지막 한방을 준비하는 지 발을 높게 들어올렸다가 아래로 빠르게 내리는 순간이었다. 아무 고통도 없어서 눈을 떠 보니 여래가 벽에 머리를 박은 채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녀석의 볼은 붉게 물들어 있다. 저건 좀 심한데... 손목을 우두득 우드득 돌리면서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은 후지노와 였다. 그가 날카롭게 올라간 눈초리로 나를 보면서 '어쩔수 없었어' 라고 하듯이 쓰게 웃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몸을 웅크렸다. 기분나빠. 하지만 여래한테 상처입힌건 아니겠지. 아니어야 해. 사람한테 상처 주는것 따윈 싫지만... ... 더 싫은건 사람을 강간하는 거야. 누구보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으니까.... 여래의 어떤 모습을 보던간에, 나는 녀석을 파멸시킬 것이다. 나는 아주 열받았으니까. =========== 유민혁 영어 선생님의 방 ======================= 나는 영어선생의 방문을 열자마자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그의 뺨을 후려갈겼다. "...윽..." 피할줄 알았는데 그냥 맞네? 으음.... 신기한 일일세......가 아니라! 지금 이런 감상따윈 하면 안된단 말야. 그는 뺨을 붉게 물들인채 나를 노려보았다. 하, 하나도 안 무섭다, 뭐! 그가 손을 들어올려서 내 얼굴을 주먹으로 갈겼다. "아악-!" 무식하게 주먹을 날리냐! 하지만 그 무식한 주먹의 위력은 대단해서 내 몸은 가볍게 침대 기둥에 부딪혔다. 머리가 어질어질 해... "...작업자득 아닌가? 지민 선생? 학생한테 조금 말해준건 모두 사실이 아닌가?" 그의 파랗게 타오르는 보랏빛 눈동자가 어느새 바싹 다가와 날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바닥에 널브러진 내 멱살을 들어올려 눈높이를 마주했다. "말 해 보라고! 내가 그 후지노와란 놈보다, 경훈이라는 놈보다 못할게 뭐가 있는데! 왜 그놈한테는 안기려 하면서 날 거부하는거지?" 자...잠깐. "말해보라고!" 그의 주먹이 내 복부를 강타했다. 커억... 마...말로 해결합시다....으윽... 나는 입술이 찢어져 피를 흘리면서도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으음. 그러니까... 간단하게 녀석은 나를 안고 싶은데 내가 거부했다.... 란 얘기냐? 그은데 말야. .... ,.... ..이 빌어먹을 화상아. .. 니가 날 안고 싶다고 한번이라도 고백해 본적이 있었냐? 나는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머릿속이 뿌얘지는걸 느꼈다. 내가 정신이 들었을때.. ....내 옷은 다 벗겨져 있었다. 잠..깐. "....에엣...?!" 뭐, 뭐냐! 누가 감히 내 옷을.....이라고 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간단하군. 영어선생 유민혁 군이 윗옷을 벗은 채 내 위에 앉아서 날 내려다 보고 있었던 것이다. 썩을- 당장 내려가! 내 몸 위에서 꺼지지 못해?! 그는 천천히 내 목덜미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거칠게 애무하기 시작했다. 깨, 깨물지 마! 나는 시트를 움켜쥐었다. 그와 동시에 그의 손이 내 손목을 굳게 잡았다. 놔라! 빌어먹을 강간범아! 이...상황을 정리하고 나면 호신술이라도 배워야 하나? 으음...아님 보약이라도... 내가 망상을 펼치는 동안 그는 벗겨진 내 몸을 거칠게 탐했다. 그의 혀가 내 유두에 닿았다가 떨어진다. 그리고 나는 그의 손아귀에 손목을 잡힌채 몸을 비튼다. "하앗......아...." 흡! 이게 뭔 소리다냐. 내.가.어.째.서. 저놈의 밑에 깔린 채 신음을 내고 있는 건데? 나는 강수야! 그리고 지금 모드는 얼음수고! 아니, 도도수였던가? 뭘 어쨌던 간에 지금은 안돼-! 허리가 덧난단 말이다! 나는 냉정하게 얼굴을 굳혔다. 에에.... 뭐 그것도 쾌락에 눈물을 흘리면서 이기는 했지만서도... 으음... 역시 나는 아직 동인남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야. "...손 떼....십시오.....으읏...." 그의 입술이 야릇하게 말려 올라갔다. 허억-! 그러고 보니 그도 초초초 미남이었잖아? 블루블랙의 머리카락과 보라색의 눈동자, 약간 그을린 피부. 그는 루이스 씨와는 조금 다른 종류의 미남이었던 것이다. 루이스 씨는 신사고 그는 야수...랄까? 그가 내 허벅지를 움켜쥐고 다리를 위로 치켜올렸다. 내 허리에 힘이 들어가면서 동시에 그곳...그곳이 꼿꼿해진다. "흐아아앗-" "...음란하군. 역시 누군가가 네게 쾌락을 가르쳐 준 거냐." 민혁놈이 자신의 손가락을 내 안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그 안쪽 내벽을 긁기 시작했다. 온몸에 열기가 치밀어 오르고 움직일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몸이 뻣뻣해진다. "하으으윽.....아아......." 평소 같으면 해도 된다고! 오히려 좋아! 하지만 지금은 안돼! 빌어먹을 여래놈한테 강간당한게 아직 낫지 않았단 말이다아~! 그건 그렇고 사회놈도 후지노와도 신영우 놈도 ....... 왜 다 나를 따먹으려고 하는 거얏! 아암. 물론 내 목적은 .... .. ....학교 하렘 건설이다! 하지만 왠지 타이밍을 잘못 맞춘듯... 으음. 지금은 안됀다고오~! 내 머릿속은 삐리리 하고 삐리리 하고 또 삐리리리 한 욕설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유민혁 놈은 내 몸을 손가락 하나로 유린했다. "으음....하으으읏......앗...." 저...저놈은 진정한 강공이다. 거기다가 플레이 능력은 또 얼마나 좋은가. 내 허리가 멀쩡하다면 즐길 마음도 있는데. 내가 고개를 옆으로 돌린채 몸을 바르르 떨자 그의 입에 미소가 어렸다. ".... 약한가? 아직도 도도하군? 내게 다리를 벌리고 넣어달라고 빌게 해주지. " 뭐가 도도한데~! 놈은 책상에 얹어놓은 뭔가를 뜯었다. 낯익은 저것은... "나쁜 아이를 말 잘듣게 만드는 일종이 기구이지. 후후..." 바이브레이터잖아 이 빌어먹을 놈! 그가 내 안쪽에 그것을 밀어넣고는 스위치를 눌렀다. 견딜수 없을정도로 강한 진동이 온몸을 훑고 지나간다. "하아아악-! 그...그만! 그만둬어어-! 아아아아아아-!" "뭘 그만둬? 이제와서? 후후..... 말했잖아.... 진작에 내 것이 되라고..... 그러면 여래따위한테 강간하라 시키지도 않았을 텐데...." 어, 언제 말했다는 거냐 이 망할 놈의 자식아아아아! 그리고 뭐? 네놈이 강간하라 시켰다고! "..중간에 빌어먹을 놈의 사회새끼가 채 간건 의외였지만 말이야. 후후....." 얼씨구, 이젠 욕설까지 나온다. 내가 그를 노려보자 그의 입술이 날카로운 곡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아직 노려볼 힘이 남아있었나? 좋아, 더 강하게 해주지." "아아악-!" 한단계를 더 높이기 무섭게 머릿속이 하얗게 지워진다. 그리고는 온 몸에 전율이 흐른다. 정녕...정녕 넌 기구플레이를 즐기는 놈이었던거냐... 내 인생에 다정다감한 루이스 씨의 플레이를 바라게 될 줄은! 아아~ 녀석은 신사였던 것이다. 이.....이놈같은 야수와는 비교도 안돼는!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만해줘......제발....하으읏....흑......" 허리가 쾌락으로 움찔거리는 데도 불구하고 나는 눈물을 흘리며 하고싶은 말을 다 했다. 제발 나를 놔줘- 허리아파 돌아가시겠다구....... 저번에 강간때문에 찢겨져 나갔던 그 곳이 그의 거친 손놀림으로 인해 또 찢어졌는지 피가 흘러나왔다. 피....피....피! 내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졌다. 야아! 이 씹새끼야아아~! 기껏 아무는가 했더니 빌어먹을 놈의 바이브레이터를 밀어넣어서 또 피나오게 만들어? 오늘 정말 피 볼래? 앙! .... .. ......이라고 외치고 싶은 것은 그의 눈 때문에 그만두었다. 어째서 그렇게... .. ... 재수없는 눈을 하는거냐? 그는 사모예드 씨의 형님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욕망과 간절함이 섞인 눈을 하고 있었다. 눈물젖은 나의 얼굴이 그의 눈동자에 비치자 그는 내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만두자. 재미없어졌어." 뭐? "....... 대학때 널 안으려 여려번 시도했던 사람을 기억도 못하다니..참 신기한 뇌 구조로군." 잠..깐... 여기서 기억 하나. --------대학시절 ========== "선배~" "어? 지민이구나?" "오늘 동아리에서는 뭐 해요?" "글쎄.... 떡볶이나 해 볼까...." ============================================= 기억났다! 어, 어떻게 잊고 있었던 거지? 나보다 일찍 졸업해서 나갔던 선배였었지! 거기다가 성격파탄으로 유명했지만 나한테는 유난히 잘해주었던... ...... ...... ............ 문화탐방 동아리의 유.민.혁. 선배. 내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 것을 그는 재밌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 신들의 시점 ====================== [아깝군.] [줏대없는 놈이로고....] [기껏 다 안아놓고서는 그의 말 한마디에 무너지다니...쯧쯧] [에잉, 오랜만에 눈요기좀 할까 했더니.] (.....신들은 그렇게 지민[카르] 의 모습을 내려다 보면서 열심히 유민혁을 씹고있었다.) ========== 루이스와 카이스의 시점 ================= 아아악~ 카르가 해준 맛있는 커피 먹고싶어~ 그의 하얀 나체를 안고 싶어~ 우리 이러다가 욕구불만 걸리는거 아닐까아.....흑. (루이스와 카이스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카르의 하얀 나신을 떠올리면서 눈물을 줄줄 쏟고 있었다.) ============ 여래의 시점 ================= 뭔가 불안하다. 뭔가 불안해. 설마 영어 선생님께서 내 편에서 돌아서신건 아니겠지. 그가 지민선생을 가지는 대신 나는 경훈을 갖기로 한 그 약속을 잊은건 아니겠지. .... 어쨌거나 나는 지민선생을... 내 발아래 굴복시킬 것이다. 그 얼음장 같은 눈동자를 쾌락과 고통으로 가득 채우게 한 채. ....나는 그의 앞에서 경훈에게 안길 것이다. (끝까지 여래는 지민이가 경훈을 좋아한다고 믿고 있었다. 정말 우주창조성 인간이로고....) =========== 경훈의 시점 ============================ 그를 안고 싶다. 그를 갖고 싶다. 하지만 나는 그럴수 없다. .... 나에게는 그럴 용기도 , 그럴능력도 없고 또한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남길만큼....나쁜 사람이 아니다. =============== 후지노와 카와노 의 시점 ============ 나와 아방수인척 행동하다가 지민만 보면 표정이 바뀌는 그 빌어먹을 덤앤더머 콤비중 한명과 친구가 되었다. 친구라기 보다는 작전상 동지라고 해야하나? 뭘 어쨌던 간에 우리는 지민선생을 안고, 정보를 교환할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몇사람 하고서라도 놀아날 마음이 있다. "흐아아앙~ 더~ 더~" "...그만둘래요..." (그는 게이바에서 알바를 뛰며 지민을 홀릴만한 테크닉을 익히고 있었던 것이다.) ========== 사회선생의 시점 =================== 옆방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벽을 손톱세워 긁는 소리와 끈적거리는 신음소리. 그곳은 유민혁 영어선생의 방이다 그리고 그 신음소리는... "....지민선생님..." 나는 귀를 막았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어자피 그는 나에게 몸을 줄수 없어.... 나에게는 너무 과분한 사람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무서운 영어놈이 그를 가지려고 벼르고 있단 말이다!" 그놈 손에 걸리면 난 끝장이야! 피걸래가 되어서 땅바닥에 널브러져 버려질 거라고! 어느날 바다에서 팅팅 불은 시체로 발견될 지도 몰라! 아아악! 나는 실연당한 슬픔과 성격파탄 영어선생 유민혁에대한 공포로 절규했다. ============================================================= 내 입술에서 흘러나오듯이 그의 이름이 나왔다. "...유...민혁선배..." 그가 보랏빛의 [아주, 너무나, 정말로!!!!!] 재수없는 눈동자로 날 보면서 킥킥 웃었다. 웃지마, 쨔샤! "이제 기억했나봐? 맨날 날 보면 생글 웃으면서 자신의 꿈은 하렘건설이라고 하던 놈이?" 제기랄! 잊고있었다. ....... 유난히도 편하고 좋은 선배였기에 내 결심을 털어 놓았었던.... "....하렘은 하렘이고!!!! 남편은 남편입니다아!!!" 내가 하렘과 남편이라는 단어에 힘을 꾹꾹주어서 말하자 그의 이맛빡에 당장 힘줄이 돋는다. 그리고는 냅다 고함. "그럼 네 남편놈은 어딨는데? 구라까는거 아냐? 좆까지 말고 솔찍히 불어. 네놈 남편이 어딨는데?" 아아..... 성깔나오게 만드네. 내 이마에도 똑같이 솟아오르려는 힘줄을 누르면서 나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집에있는데." "!!!!!!" 100톤급 헤머로 갈겨도 그런 충격받은 표정은 짓지 못했을 것이다. ...으음...솔찍히 좀 깨는걸... 입이 떡 벌어져서 침은 줄줄 흐르고 있고 이마에는 혈관이... 1,2,3,...9... 눈은 꼭 시체처럼 퀭하고 칠면조 저리가라 할 정도로 시뻘갰다 시퍼랬다 하는 얼굴 하며... ..... 꼭 사우나에서 10시간을 버틴것 같이 줄줄 흐르는 땀들. 그 쿨하고 섹시한 터프가이로 돌아와! "...... .... 정신 괜찮아요?" 어째... 거리에 나가서 사람들더러 이 사람 흰집 환자예요 라고 주장해도 믿을것 같은 얼굴인데... 아니, 오히려 더 특급환자 라는 꼬릿말이 붙지 않을까. 몇분 후 가까스로 그 쿨가이로 돌아온 그에게 나는 손을 흔들었다. "어이, 반가워요~" 그가 내 손목을 탁 쳐냈다. 그리고는 냉큼 자신의 머리를 가다듬는다. 얼씨구. 그래봤자 버스 떠난뒤에 손 흔드는 격이지. "흠흠, 솔찍하게 말해봐라. 김지민. 정말, 네 남편이 있는거냐?" "..당연하지. 그놈은 조금 왕자병 증세가 있긴해도 멋진 신사분이라고." " 그딴 신사 따위 내 앞에서는 맥을 못 출걸?" 이보쇼. 어째 자화자찬 하는 느낌이.... 에이, 뭘 어쨌거나 저 말은 분명히 질투...인가? 나는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 그에게 생긋 웃었다. "날 안고 싶어?" 그가 단추를 잠그면서 대답한다. ....다리 한쪽은 의자에 올려져 있고 팔이 그 다리위에 걸쳐져 있다니... ...쳇. 불량선생. "당연하지. ....그럼, 지금부터라도 안길테냐? 물론, 아양따윈 집어치우고 말이야." 빠직 그 성격을 유감없이 드러내 주는 말투는 대학때나 지금이나 똑같소 그래. 나는 볼을 씰룩거리면서 억지로 웃었다. 이것도 정말 못할노릇이라니까. " 날 안고 싶으면, " 여기서는 잠깐 뜸을 들여야겠지. 아니, 왜 그렇잖은가.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그의 눈이 순간 희망으로 빛났다. "친절하게 프로포즈 해봐. 그러면 거칠어도 기꺼히 안겨줄 테니." 그가 내 얼굴을 바라보면서 빙긋 웃었다. 그리고는 검지와 중지를 붙이더니 자신의 이마에 대고 탁 튕긴다. " 요염한데, 지민선생?" ===================================== 나는 그의 방을 나와서 루이스 씨한테 전화를 걸었다. [.... 카르?] 목소리에 힘이 많이 없어보인다. 아니면, 핸드폰이어서 그런가? 나는 내 방문을 닫으면서 물었다. "...어디아파?" [...욕구불만 이라서 그런다, 왜!] 큭.... 도도한 신사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줄이야. [그러니까 미안하면 빨리 돌아와서 안기라고!] "당분간은 안돼. 아직 허리가 아파서.." [또 했냐?] "그게 남편이 아내한테 할 소리냐? 빌어먹을 루이스씨." [쳇...너는 만날 바람피면서.] 조그맣게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려오지만 가볍게 패스. "그나저나 준비는 잘 됐어?" [응. 시기는 언제로 할래?] 그가 말꼬리를 유연하게 돌렸다. 나한테 물든 것이 틀림없어. 예전에는 야오이책 작가로 활동하면서도 순수한 왕자님이었는데. "수학여행이 이제 모레니까 그때....후후..." 나는 한껏 음침하게 웃어젖혔다. [그러니까 수학여행즈음에 먼저 미끼를 던지자고?] "우리가 출발할때쯤에, 그걸 여래 자리에 깔아줘. 버스에 할건 준비됐지?" [아아... 운전기사를 매수해뒀지.] 또 돈으로 구워쌂았구나. 그건 나쁜 버릇이라니까, 루이스씨. "하여튼 돈으로 꼭 해결할려고 해요." [쿡,,,, 뭘 어쨌던 그걸 뿌리고 그가 그걸 보게 되면...] "아마 수학여행기간동안 그것을 고려해 보겠지. 그리고 수학여행 후 내가 교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비출거니까 그 기간동안에 나에게...." 내가 바닥에 떨어진 모래를 손끝으로 천천히 굴렸다. [복수. 아주 멋진 미끼야, 카르. 조직원을 풀어놨으니까 걱정하지마.] "걱정따윈 안해. ..... 그럼 루이스 씨.... 다음에 보고.... 그리고..... 그 일들이 모두 끝나게 되면 날 부드럽게 안아줄수 있지?" [아아...물론이지.] 그가 한쪽 눈을 찡긋거리는 게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연상되었다. 자아, 머지않아 나는 그의 금속성이 나는 녹색 머리칼과 빛의 각도에 따라 갈색으로도, 녹색으로도 보이는 눈을 마주할수 있을 것이다. 그래, 처절한 복수가 끝나면. ..... 너는 이제 곧 감옥에서 울부짖을수 있을 거야. 물론 나에게야 해피엔딩이지. 나는 부드럽게 웃었다. ========= 다음날, 수학여행 전날. ============= " 오늘은 수업이 없다. 대신 내일 수학여행에 대해 질문할 것이 있는 사람은 손을 들어라." 언제나처럼 냉정하고 싸늘한 말투를 사용해 나는 학생들에게 말했다. 으윽...이것도 하다보니까 왠지 습관화 된다는 느낌이... 뭐 어때. 나는 천재 연기자이자 모든 수 그 자체라고! 여래가 나를 한참 노려보다가 손을 들었다. 아아.... 눈깔 파버리고 싶구나. "선생님은 저희와 다른 차를 타고가시나요?" "너와는 다른.... 차를 타고싶지만 학교 방침이 그렇게 되질 않아서 미안하군. 그럼 다른사람은 질문 없나?" 내게 가볍게 씹힌 여래가 이를 득득 갈다가 다시 손을 들었다. "앉고 싶은 사람과 앉습니까?" "그게 그렇게 고등학생한테 중요한 일인가?" 나는 냉정하게 여래의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그 옆에 있는 아이들이 헉 하고 숨을 들이키는게 느껴졌다. 보나마나 내 손에 들려있는 피.묻.은. 막대기 때문이겠지. "여래군이 그렇게 원한다면 할수 없지. 자리를 지정해 주겠다." "말도 안됍니다!" "손을 들고 말해라, 여래." "저희는 고등학생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자율로 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치한 말대꾸로군요, 여래군. 나는 스윽 놈을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당당하게 말을 내뱉었다. "불만있으면 니가 선생 해라." 그리고는 한마디 더 덧붙였다. "지금부터 여래는 한마디만 더 하면 복도로 내쫓긴다." 여래는 나를 죽일듯이 노려보았지만 그거야 하룻강아지가 범 노려보는 격이지. 어디 감히 연장자한테 대들어? 그것도 경험자한테. 뭘 어쨌거나 그 뒤로 손을 들어 질문하는 학생은 한명도 없었다. ========= 수학여행 전날밤 ====================== 사모예드 씨가 그 개같은 긴 몸을 쭈욱 늘려서 기지개를 켜면서 피곤에 찌든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후우우우...오늘은 정말 힘들어....흑..... 애새끼들 뒤치닥거리라니...." "그럼 선생짓 하지 말던가." "하지만 신님들이 네가 여기로 올 거라고 했는걸."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온 거냐/??? "어? 근데 카르는 아무것도 안 챙겨요?" "으음...그냥 옷 몇벌만 가져가면 되니까..." 라고는 하지만 벌써 화장품이라던가 슈트라던가 캐쥬얼 같은건 다 챙겼다구. 남은건... "간식정도일까?" 물론 제주도로 가면 이것저것 먹을건 많지만. 나는 손으로 턱을 받친채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모예드 씨를 쳐다보았다. "그러는 댁은 안 챙겨요?" "에에.... 나는 주인님만 있으면 현지조달 가능하니까♡" 어느 방법으로 현지조달 한다는 건지 묻고싶지 않다. 보나마나.. [어이, 아가씨들. 어디가?] [꺄아아! 말 걸어줬어! 여, 여기서 뭐해요?] [으응...그냥 배가 고파서 말 걸었어. 할일있음 먼저 가.] [그럴리가요! 이런 미남을 두고! 내가 밥 사줄게요, 따라와요.] [으윽....그런데 좀 춥다.....] [하긴 바닷가니까.... 흐음... 내가 옷도 사줄게요! 여기 근처에 좋은거 많이 팔거든요~] ....오싹 나는 온몸에 돋는 소름에 치를 떨면서 사모예드를 노려보았다. 뭐 놈은 아무것도 모르는 눈동자로 어리둥절한듯 날 보고 있었지만. ============================================================= 눈앞에서 루이스 씨의 녹색 머리칼이 둥둥 떠다닌다. 내가 손을 뻗자 그가 한쪽 눈을 찡긋거리면서 느끼한 어조로 내게 말을 건다. "Hello, my dear~♡" 엉? "!!!!!!!!!!!!" 소름돋았어. 위험했어. 뭔가 눈 건강에 아주 안좋은 것을 보고 온 느낌이야. 나는 몸을 일으켜서 주위를 휘휘 둘러보았다. 깨끗하기 그지 없는 내 침대와 방. 그리고 책상. 별 이상은 없는 내 방의 풍경이다.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등줄기를 따라 줄줄 흐른 식은땀을 닦아내고 가벼운 정장을 입었다. 버스타고- 공항가서- 제주도 - 버스타고 호텔감 이게 오늘 하루의 일정이다. 캐쥬얼을 입고 싶지만 으음....이미지라는 것이 있으니. 얼음수의 이미지!!! 단정 그 자체!!! 나는 깨끗하게 앞을 여미고 향수를 뿌렸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향이지만 그래도 박하같은 느낌이니까... 이미지에 싸~ 한 느낌을 더해줄 것이다. 아니라면 말고, 뭐. 커프스까지 다 채운 다음에, 아직도 꿈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사모예드 씨를 밟고서 기숙사를 빠져나왔다. 물론 무거운 가방까지 들고서. 아아아아.... 아침부터 빌어먹을 새들이 지저귀다니... 서, 설마 재수없게 비행기가 추락하는건 아니겠지??? 나는 햇빛을 손으로 가리면서 운동장에 서 있는 버스로 향했다. 지금 시각은 8시 정각. 아홉시에 출발이니까 애들이 나올 시간이 됬는데... ......알아서 오겠지, 뭐. 나는 유유자적하게 버스에 타서 여래의 자리를 눈여겨 두었다. 번호순대로 앉으라고 했으니까 여래는 분명 앞에서 네번째에 앉게 될 거다. "...큭.." 입가에 절로 웃음이 새어나온다. 우후후후.... 여래....., 죽여버리겠어... 감옥에서 썩혀주지, 오호호호호홋~ [어째 여왕님의 웃음을 닮아가고 있는 느낌이....] 앗싸~ 동인만세! 위대한 동인정신을 찬양하라! "뭔 헛소린지..." 나는 맨 앞의 선생님 자리에 앉아서 주스를 들이키며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아마 어제 밤에 사모예드 씨랑 마셨던 칵테일이 잘못된거야. 소년의 몸이 된 이후로 술이 갑작이 약해져서...으으... 삼십분이 지나자 아이들이 하나하나 버스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은 금발머리, 경훈이었다. 그다음은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후지노와 카와노. 컥! 여자많이 울렸겠구나. 딱 달라붙는 까만 셔츠에 헐렁한 군복조끼라니... 으음... 맘에들어, 그 옷차림. 그 다음은 생글생글 웃고 있는 신영우놈과 체육복 소년이었다. ....너희들을 보니까 내 허리통증이 도지는것 같구나. 나는 한숨을 쉬면서 가방에 엎드렸다. 그 뒤로 [ 제주도로 가는데도 불구하고 ]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놈과 기타 등등 놈들이 뭉쳐서 들어왔다. ..... 맨 뒤로 들어온 것은... "....늦었군, 여래." 예상했었다. 젠장. 곱고 커다란 눈망울로 나를 휙 쏘아보며 들어오는 놈은 여리여리한 여래였다. 빌어먹을놈아! 딴 반은 다 출발했다고 이 자식! 아아악! 갈기갈기 찢어버리고파! 흠흠, 잊지마. 나는 그 이름도 위대한 동인정신의 살아있는 교본이라고! 흥분을 낮추자..낮추자... 나는 그가 자리에 앉는 것을 흘낏 보았다. 그는 작은 종이 명함을 들고서 고민하는 얼굴이었다. ...후후... 그래서야 강아지도 못 속여. 자아. 여래 복수하기, 맨 처음 작전은 성공한 셈인가??? "이제 출발하죠, 기사아저씨." 내가 말을 하자마자 버스의 문이 닫히고 버스는 운동장을 가로질러서 유유히 교문을 빠져나갔다. ================= 비행기 안에서... ============= "또만났군." "..... 유민혁 선배." 그랬다. 내 옆자리는 정말 운 나쁘게도 유민혁 영어놈이었던 것이다. 성격파탄임을 그대로 들어내는 험악한 입꼬리의 웃음하며... 딱 벌어진 어께하며... 내 주관적 입장이지만 정말 건달같다. ( 사실은 정말로 잘생긴 남자의 모습이지만 지민의 눈에는 보이는게 없다 ) 나는 창문쪽으로 몸을 기댔다. 그리고는 작게 투덜. ".....대체 이 비행기 좌석은 무슨 이유로 이렇게 끊어논 거야?" "내가 네 옆에 앉고 싶다 그랬으니까 이렇게 끊었지." .....그의 말에 떨어지기 무섭게 옆에서 학생들의 야유가.. "우우~" "휘이이익~" 저새끼들을 그냥... 얼음장 같은 눈길로 쏘아보자 녀석들이 흠칫 놀라며 쪼그라 든다. 얼씨구. 용기도 없는 것들이.. 내가 그렇게 노려본 것을 봤는지 선배가 턱을 매만지면서 다시 큭큭거렸다. "여전하군, 그 사나운 성격은." "....당신도 여전하십니다, 그 성격파탄 성질머리는." 받은대로 돌려준다! 그게 나의 신조지. 일반 좌석이어서 그런지 의자가 좀 딱딱하다. ...쿠션이라도 가져올걸. 나는 그만 깜빡 잠들어 버리고 말았다. ========= 유민혁의 시점 ========== 아까부터 지민녀석이 내 어께에 그 부드러운 머리를 떨구고 잠들어 있다. 자는 모습은 꼭 애기같아서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하얀 피부에 남색의 긴 머리카락, 검은 슈트. 볼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길고 풍성한 남색빛의 속눈썹 아래는 밤하늘 같은 남색의 눈동자에 별 같은 빛이 총총히 박혀있다. 키도 작은편이라 전체적으로 미소년이다. 나는 잠깐 몸을 달싹거렸다. 그러자 그가 나의 움직임을 견디지 못하고 내 무릎으로 고개를 탁 떨군다. 기...쁜 일이기는 하지만... 저기, 이제 좀 일어나 줄래? 아까부터 노려보는 쪽발이 새끼랑 체육복 소년, 금발머리와 생글생글 웃는 순진해 보이는 소년들의 눈빛이 무섭거든. ....으으....하지만 그의 자는 얼굴을 보니까 자꾸 서려고 한다. 안돼~! 아직은 때가 아니란 말이야! ========================================================= 다행스럽게도 비행기는 추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째서 일본으로 온건데에에에! 그것도 산골마을에에에에에에~!" 그랬다. 정말 말도 안되게도 비행기는 조종사의 미숙한 솜씨로 인해서 제주도가 아닌 일본까지 가버렸던 것이다. 뭘 어쨌거나 우리는 공항에서 돈을 바꾸었다. 하루나 이틀은 여기서 살아야 하니까. 으음... 역시 여름답게 더운 날씨야... "일본어 할줄 아나?" 유민혁 선배가 모자의 그늘 아래로 나를 내려다 보면서 물었다. 당빠 모르쥐. 나는 모범생은 아니었다니까. 물론 우등생도.. "당연히 모릅니다. 하지만 일어선생님 유키가 있으니까..." "참 편리한 사고구조로군. 배울 생각은 하지 않는건가." ".... 그러는 댁은 할줄 압니까?" "당연하지, 난 천재니까." 후에 알았지만 유민혁 선배는 모든 국가의 언어에 다재다능 하다고 한다. 거기다가 멋진 스포츠 맨. .... 신한테 선택받은 인간인건가??? 아까 비행기에서 잘때 딱딱한게 뺨에 닿아서 불편했다고 유민혁 선배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정말 불편했다고.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선배 얼굴이 붉어지고는 연신 헛기침을 해댄다. ....그 딱딱한 건 뭐야! 이봐, 동지들. 너희는 알고 있지? 그 딱딱한 것의 정체가 뭐였는지 내게 말해줘어~ 뜨겁다 못해 피부를 아려오는 햇빛을 손으로 가리면서 공항문을 나올때 누군가가 내 엉덩이를 툭 쳤다. "히익-?!" 내가 뒤를 팍 돌자 보이는 것은 손바닥이었다. 왜, 왜 하필 내 서,.. 성감대를 친 거야! 나는 그 손바닥의 주인을 싸늘하게 노려봤다. 그럼 그렇지. 하기야 간도 크게 내 엉덩이를 건드리는 인간, 내 뒤에서 걸어오던 인간은 이놈밖에 없지. 내 순결하고도 요염한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갈긴 놈은 너무나 당연하게도성격파탄 영어놈이었다. 망할. "큭큭큭.... 히익- 이라니....귀엽구만. 큭큭..." 씨이이익 웃으면서 그 사이로 번득이는 송곳니를 보니 대들 마음이 사라진다. 전부 고른 치아지만 그 송곳니 만은 삐죽하게 발달되어 있다. 다, 당신 설마 흡혈귀의 후손??? "거.... 건들지 마십시오." "어라? 귀도 빨개졌네? 혹시.... 성감대였냐?" "!!!!!" 주위에 있는 놈들이 순간 손등을 뺨에 댄 채 흠칫 놀란 포즈를 취한다. 오냐, 너희들 전부 우리반이지? 늬네 다 죽었다. "... 아주 잘 맞추셨군요." 이럴때 얼음수는 냉담하게 반응하겠지. 그리고 팔짱을 껴서 한껏 도도한 포즈. "앞으로도 계속 만지신다면, 한번 만질때마다 500 만원을 청구하겠습니다." 으음.. 좀 우스운 말인가? ....하지만 생각나는 말이 이것밖에 없었는걸. 역시 카이스와 놀다보니 정신연령이 어려진거야. ( 카이스는 네놈과 동갑이야...) "쿡.... 지민선생의 도도한 엉덩이를 한번 만지는 대가 치고는 싸군?" 빌어먹을 유민혁 놈의 히히덕 거리는 소리에 옆에서 걸어오던 선생님들이 일제히 쿡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밝은 갈색의 앞머리를 깻잎모양으로 만들어 실핀을 꽃고 있던 [!!!!!] 사회의 김희연 놈이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아무렴요~ 그 엉덩이를 마음껏 만질수만 있다면 전 세계를 못 팔까." 죽을래? 푼수놈아. 푼수 사회선생님의 말을 동조하고 나선 것은 미니마우스가 그려진 귀여운 티셔츠를 입고 있던 국사선생이었다. 이름이.... 한 청류랬던가??? 에이, 뭐 어때. 어쨌거나 국사선생님은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가방을 끌어안으면서 나른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솔찍히 나라도 지민 선생을 보면 깔고싶은걸." 그러자 모든 선생님의 반응. "히이이익-! 니가 왠일이냐? 네놈은 귀여운걸 좋아했잖아!" "그래그래! 지민은 귀여운 것과는 거리가 멀다구!" "....너 수 아니였냐?" 그러자 국사선생의 갈색이 도는 검은 머리에 빠직 하고 혈관이 튀어나왔다. "내가 왜 수야! 그리고, 지민 선생은 귀엽잖아! 쪼그만하고!" 푼수 사회선생이 눈을 크게 뜨고 반박했다. "쪼끄만건 너도 마찬가지야!" "아니야!" "맞아!" "아니야!" "맞아!" "아니야!" "맞다니까! 간신히 170 넘은 주제에!" "지민 선생은 간신히 160 넘잖아!" 컥... 내 치부를...... 뭐 어쨌거나 이쯤 되면 선생님들의 싸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치졸하고 유치해진다. 나와 영어선생 유민혁은 둘이 동시에 일제히 이마를 손으로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푼수와 귀여움증환자.... 저 바보들은 언제까지 난리칠거냐... 정녕....지금 옆에서 내 반 학생들이 놀랍다는 눈으로 교사들의 추태를 보고 있는것도 모르고 있는거냐... ========== 국제전화 중 ==================== "어이, 교장." 유민혁놈이 싸가지가 뚝뚝 떨어지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우리 초보 조종사 놈이 비행기를 잘못 몰아서 일본의 어느 조그만 마을에 내려앉았거든? 우리 어디서 자냐?" [...] 송화기에서 뭐라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자 선배의 이마에 빠직빠직빠직 혈관마크가 세개나 솟아올랐다. "..... 내가 학교로 돌아가면 댁을 먼저 죽여버린다. 교장." 콰앙- 굉음을 내면서 수화기가 전화기통에 떨어졌다. 안부셔진게 용하군. "뭐래?"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도덕선생이 황금색의 눈을 데굴데굴 굴리면서 물었다. "..... 기왕 온거, 잘 놀다오래." "돈은 어떡하고?" "..... 부쳐주겠대." 빌어먹을 놈! 정녕 네가 교장이냐! 우리는 터덜 터덜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갔다. 물론 나야 일본어를 모르니... 다행스럽게도 일어선생이 여기 지리를 잘 안다는 것이 다행인가. ....근데 왜 이런 시골구석의 지리를 잘 아는거지??? ============ 숙소에서 ================ 고맙게도 우리들의 방은 2인실이 아니었다. 1인실이냐고? 당연히 아니다. 학교에 그렇게 돈이 많은줄 아는가? ( 가정에 대고 1인실 비용 내라고 하면 학생의 반이 수학여행에 참가하지 않고 학교에 남을거다 ) 이 방은 고맙게도 선.생.님.모.두. 가 쓰는 방이었다. 일본식으로 커다란 다다미가 깔려있는 가로 10미터, 세로 6미터인 직사각형 방이었는데, 온천도 있다고 한다. ....슬프게도 우리는 일본이었으므로.... 당연히 일본식이다. 그럼 당신은 뭘 바란건가!!! 가운도 일본 것 처럼 생겼고. 나는 얇은 보라색의 가운을 입으면서 자그맣게 투덜거렸다. "...오랜만에 한국의 정취를 즐기고 싶었는데..." "슬프군요. 오랜만에 고향집에 왔는데." "고...향집?" "몰랐어요?" 옆에서 잠자리를 펴고 있던 일어선생님 유키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나를 쳐다보았다. "여기 우리 아빠랑 엄마가 만든 여관인데요." 뭐라고요? 안들리는데요? 다시말해줘요~ 경악에 찬 내 얼굴을 무시하고 그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자신의 음침하게 내려온 머리카락을 쓸어넘겨 묶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아빠가 오늘 회 떠서 일본 술이랑 함께 선생님들한테 돌린댔는데..." 그, 그러면 여기 지리를 잘 아는게 너무 당연한 거잖아? 모, 몰랐어!!! "몰랐어요? 지민선생. 유키 선생의 어머니는 한국인이고 아버지는 일본인으로 일본에서 여관을 한다는거." 옆에서 불쑥 끼어든 국어샘의 목소리에 놀랄틈도 없이 내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껴안았다. "몰라도 상관 없어. 어디서 섹스를 하던간에 즐기면 그만이니까." ! ! ! ! ! ! ! "하아아아악?!" 귀 핥지 마! 유민혁 선생! 다른 선생님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 그가 내 허리를 감은 손에 더욱 힘을 주면서 다른 선생님들 한테 말했다. "지민은 내꺼니까 건.들.지.마.라. 아무리 선생이라도 목검에 맞아죽고 싶지는 않겠지." 프로포즈를 하랬더니 아주 살인협박을 하는구나. 그런데 선생님들의 반응은 또 뭐야! "으음...역시.... 임자가 있는 몸이었군." 이라고 중얼거리는 노엘이라는 수학선생, "그럴줄 알았다니까. 내가 좀더 일찍 침발라 둬야 했는데..." 라고 투덜거리는 유세민 국어선생, "비디오 꼭 줄거지? 응?" 이라고 눈을 빛내는 학교의 유일한 여자, 김미희 체육선생. 심지어 순진하디 순진한 유화인 도덕선생님마져 "에이 아깝다. 이런저런 것들을 해보고 싶었는데." 라고 하면서 나의 학교에 대한 경악어린 절규를 더욱 키우는데 도움을 주었다. 넌 도덕이잖아! 도덕적 사고를 하라고! 왠지 배신당한 기분이로군. 으음.. 근데 이 온천 특유의 일본식 보라색 가운은 뭘로 만들었는지 정말 하늘하늘 하군. 수건재질은 아닌가봐. 선생님들이 무슨 말을 하거나 말거나 나는 가운이 주는 부드러운 감촉에 흠뻑 빠져있었다. ========= 오후 3시 무렵 ========= 선생님들의 커다란 방의 일본식 방문이 드르륵 하고 열리고 그 안쪽으로 경훈의 금발머리가 쏘옥 들어왔다. "저기요- 학생한놈이 방금 화장실에서 넘어져 다리를 뼜다고 오늘은 쉬고 내일 관광하자고 부탁하는데요." 뒹굴거리면서 놀고 있던 사회가 자신의 섹시한 허리를 반쯤 들어올리면서 대답했다. "내일 10시까지 오라고 해- 오늘은 온천이나 하지 뭐." 드르르륵 방문이 닫히고 나자 선생님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나 역시. 황당하군. 하기야 내가 있는곳에서는 제대로 일이 풀려나가는 적이 없었지. .... 이것이야 말로 주인공의 숙명..! ......... 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폼이 안나는군. "...역시 나는 버림받은 놈이었던 거야..." "응? 뭐라고?" "아무것도 아녀요.... 그냥 자학모드에 빠져있을 뿐..." 나는 허탈하게 중얼거리면서 유민혁 놈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오늘은 정말 재수없는 날이야... 근데 다른 선생들.... 얼굴이 왜 빨개지는 건데? 왠지 기분나빠! ..... 뭐 내가 섹시하다거나.... .. .. .... 농담은 자제하도록 하지. 나는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품으로 떨구었다. ========= 지민선생이 밥 먹으러 먼저 나간 뒤에 선생님들의 말말말 ========== "오늘 지민선생 정말 섹시하더군." "으윽.... 역시 내가 가지는 건데..." "민혁선생, 그 딱.딱.한 것이 뭔지 좀 밝히지 그래?" 사회선생의 능글맞은 말에 다른 선생님들이 일제히 입을 막고 쿡쿡거렸다. 간신히 웃음을 멎은 수학선생이 자신의 밝은 갈색머리를 쓸어넘기면서 킥킥거렸다. "하기야 나도 자는 얼굴을 보니까 자제하기 힘들더라구.." "맞아. 정말...으음..... 아기같으면서도 색스럽달까?" "정말 천하를 호릴 놈이라구." 국사선생이 턱을 손바닥으로 짚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하여튼 좋겠네, 유민혁 영어선생. 지민씨의 가느다란 허리도 맘대로 끌어안고 말이야." 선생님들은 일제히 지민 선생의 새하얀 허리를 상상했다. ============================================================== 해가 져서 어둑어둑 해 지자 나와 선생님들은 우르르 온천으로 몰려갔다. 아, 실수. 나는 밥을 먹느라 조금 늦었다. 그냥 낫토를 좀 깨작거리는 정도였지만. ... 맛은 없다. 내 입맛이 한국토박....이는 아니지만 이건 너무 심한데?! 대체 이게 일본의 된장이라고 했던 놈 누구야! 찐득찐득하고 물렁물렁한 발효콩과 함께 먹는 밥은... ... ..... 두번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 '우으윽... 다시는 먹나봐라' 이래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아무도 낫토를 먹으려 하지 않았던 거였나. 아, 수정. 일본인인 후지노와 카와노와 혼혈아인 유키 선생만 먹었을 뿐이다. 으음.... 정말 맛있다는 듯이 먹는데... 어찌나 던져버리고 싶던지. 원래 인간이라는게 남 잘되는 꼴 못보는 생물이라잖는가! "하아아아.... 복도가 참 넓기도 하다." 산속 한가운데 자리잡은 목조 여관은, 정말 빌어먹게도 컸다. 가뜩이나 길치여서 나는 이곳저곳을 헤메는 편인데 이 건물안에서는... ..꼭 미로에 갇힌 기분이랄까. 여관 지도는 안파는 거냐? 엉? 식당을 찾는 것만 해도 30분이나 걸렸다구! 건물은 본관한개와 별관 3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본관만 해도 지하 4층, 지상3층 까지 있고 별관들 중 한개는 지하2층에 지상4층, 다른 두 개는 지하1층에 지상3층까지 있는 무시무시한 건물들이다. 거기다가 별관들과 본관은 서로 긴 목조 복도로 이어져 있다는 말 다한 걸까. 그것들은 약간 삐뚤어진 사각형 모양을 이루고 있는데 그 안쪽에는 땅을 깊이 파고서 만든 온천들이 3개씩이나 있다. 그리고 별관3개의 뒤에도 크고작은 온천들이 수없이 널려있다. 하아아아.....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너무 판타스틱한거 아니야? 나는 유카타 식 가운 [ 가운이 맞기는 맞는 건가? 이거 완전히 유카타인데... ] 의 끈을 조이면서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근데 끈이 왜 자꾸 풀러지는 거지? 슬슬 열받으려고 하는군. 한참 헤맨 뒤에야 나는 온천으로 들어가는 지하입구를 찾았다. 온천에 들어가기 앞서 자리한 샤워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으음. 꽤 설비가 잘 되어 있는데? 빠르게 샤워를 마친 후에 나는 물기를 닦지 않고 바로 유카타를 입었다. 자고로 남자들은!!!! 촉촉하게 물기어린 피부를 좋아하고, 방금 샤워를 끝낸 것 처럼 나긋나긋한 몸에 넘어가므로. 당연히 남정네들을 꼬시기 위해서는 섹시파워- 가 필수다. 물론 지금 내 모드 상으로 봤을때는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섹시함이 제격이지만. 나는 피식피식 웃으면서 수건더미에 가서 보라색 수건 하나를 골라 허리에 단단히 묶었다. 물론 유카타는 앞의 끈을 묶지 않은채로 걸쳤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섹시파워~ 가 최강이라니까??? 당연히도 허리를 묶는 끈도 묶지 않고 그냥 가운식으로만. 후후훗. 지민! 하렘건설이야! 나는 온천을 즐기기 위해서 온천으로 통하는 입구에 달린 천을 천천히 걷어올렸다. ============= 유민혁의 시점 ============= "헉!" 수... 숨이 멏는줄 알았다. 온천에서 느긋하게 놀고있다가 갑자기 들어온 지민선생을 본 순간 나를 비롯한 모두가 급하게 숨을 들이켰다. 그럴만큼 물기가 촉촉하게 어린 지민은 무척이나 섹시했다. 간단한 샤워를 막 끝냈는지 볼은 발그레- 하게 상기되어 있고 남색빛 머리카락에는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립스틱이라도 바르고 온 것처럼 붉은 입술은 그 하얀 피부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또한 물기젖은 속눈썹 아래 싸늘하지만 더없이 도발적으로 빛나는 남색의 눈... 하지만 그 모든것을 압도하는 건 유카타 앞자락의 사이로 드러난 새하얀 가슴과 유두, 그리고 가느다란 허리였다. 나는 다리를 슬쩍 꼬았다. 으음.... 안돼. 여기서 흥분하면 대체 뭔 꼴이 되겠나? 그가 더없이 늘씬하고 섹시한 다리로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그는.... 그는... .. ....... 총수다. 나의 화려한 플레이 보이 경력이 증명한다. 그는 분명히 한때 ( 아니면 지금도? ) 날리던 최강수 였을 것이다! 내 옆에서 앉아있던 사회선생의 손이 술잔에서 탁 떨어졌다. =========== 카르의 시점으로 돌아올까 ======================= 으음.... 반응이 좋은걸? 나는 선생님들의 눈이 내 가슴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슬쩍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내가 괜히 강수가 된게 아니지. 다아- 내가 Y 물을 읽고 열심히 공부한 덕이 아니겠는가! 음화하핫! 나는 천천히 온천안으로 들어갔다. 온천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좋았다.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하게 박혀있고 연못처럼 만들어놓은 온천에는 김이 모락모락~ 오오~ 거기다가 뜨끈뜨끈??? 기분 죽이는데! 하지만 얼음수라면 당연히 이런 대사를 해야겠지. ".... 자꾸 보면 눈깔 파버린다." 앗. 실수. 이건 지랄수였던가? 뭘 어쨌거나 말은 내 입에서 흘러나왔으니 느긋하게 그 말이 주는 파장을 즐기는 수밖에. 수없이 느낌표가 떠오르는 선생님들의 표정을 감상하면서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흥!" 그리고는 고개를 팩 돌렸다. 얼마전에 나왔던 SKT 의 카론경이 삐진 모드. 오예~ 카론 수를 흉내내자~ 갑자기 내 가슴에 누군가의 손이 닿았다. 누군가기는 뭔 누군가야. 한사람밖에 내 가슴 건드릴 놈이 없구만. "호오, 우리 지민은 양탈도 잘 부리는군?" "닥치십시오." 너무나 당연한 스토리 전개상 그는 성격파탄 영어선생 유민혁이었다. 그는 장난기가 어린 보라색의 눈으로 나를 지긋이 쳐다보았다. 지, 지긋이??? 어, 얼굴좀 치워주시죠. 물론 맘속으로야 오예~ 넘어뜨려~ 하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당연히 무덤덤해야겠지. 나는 서늘하게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내 가슴에 얹은 손좀, 치워주시죠." 선생님들이 일제히 야유 ( 환호성? ) 를 보냈다. "우우~ 넘어뜨려~" "눈보신좀 하자~!" "오예~ 역시 학교의 최강수 지민쌤~!!!" 푼수 사회놈은 아예 대 놓고 휘파람까지 분다. 그리고 그 옆에서는 너무나 순진한, 아니, 내가 학교에 막 왔을때까지만 해도 순진했던 도덕선생님이 동인남 국어선생님의 야오이 만화책을 끌어안고서 생글생글 웃고있다. 어이....이 학교 정상인건가? 하기야 이 학교 선생들이 전부 남자인것만 해도 이상한 것이기는 해. "..... 라는데 어떡할까? 지민?" 민혁놈이 내 몸을 그 쪽으로 끌어당겼다. 나는 놈의 가슴을 약간 힘 주어 밀어냈다. 그러자 그의 눈에 놀랍다는 빛이 어린다. "프로포즈 하면 안아도 된다고 했잖아?" "....대체 프로포즈를 언제 했습니까." "..아까....." 문득 스쳐가는 기억 하나. 낮에 유민혁 선배가 다른 선생들한테 ' 얘를 건들면 죽인다 ' 라는 살해협박. .....설마 그게 프로포즈는 아니었겠지요? 그가 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어면서 웃었다. 그.... 그러고 보니 내 몸이 어느새 그의 위쪽에 올라탄 자세다. 대체 누가 내 몸을 이렇게 옮겨놓은 거야! 조용하게 술을 들이키면서 구석에 앉아있던 유키선생이 입가에 즐거운 미소를 띄면서 입을 열었다. "이참에 아예 끝까지 가 봐요, 우리도 구경좀 하게." ! ! ! ! ! ! 경악이다. 경악을 넘어서 이젠 분노다. 믿었던 너마져도...... 하는 기분이랄까??? 로마제국 시절 카이사르가 부르투스한테 칼 맞고서 "부르투스, 너마져도!" 했을때의 기분이 이랬을까? 나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뭐, 안기는 거야 좋아. 하지만 순수할거라 믿었던 몇 안되는 선생님인 도덕과 일어가 배신을 때리다니! 흑.... 슬퍼졌어.... 할짝 순간 내 귀에 뜨겁고 말랑한 것이 닿았다. "하읏-!" 실수했어. 나는 몸이 한껏 달아올라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유민혁 선배가 내 귓볼을 핥기 무섭게 비음을 내었다. 내가 입을 잽싸게 틀어막았지만 그 오버섞인 행동은 비음을 내었다는 것에 대해서 더없이 확실한 증거물이었다. 수학선생님 노엘이 연한 갈색머리통을 좌우로 흔들면서 감탄했다. "와우, 한껏 달아올랐나봐요?" 그러자 내게 꽃히는 따가운 시선. "역시 음란했던거야." "제길, 내가 첫 남자.... 는 아니더라도 쾌락을 가르쳐 주고 싶었는데." "흑.... 나를 두고 다른 남자에게서 즐거움을 얻으시다니요." 뭐? "신음소리가 참 예뻐, 더 내봐요." .....이 학교 선생들, 전부다 동인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불길해 불길해. 뭔가가 이상한 학교야. 법치국가 동성연애금지 근친상간금지 외빈내빈인 대한민국에서 용납되지 못하는 사상들이 모여있는 곳이야. 혼자서만 4차원에 떨어진것 같달까? 잠깐 망상의 우주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이 어느새 유민혁 선배가 내 유카타식 가운의 안쪽으로 손을 밀어넣었다. "하윽-! 잠깐! 무, 무스..." "어? 설마 싫은거야?" 싫어..!...... 라면 거짓말이겠지만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하려고? 그리고 이 온천은 별관과 본관이 이루는 사각형 사이에 있어서 학생들 방에서도 내려다 보인단 말이닷! 후지노와 군이 나를 죽이려 들 거야! 나를 죽이지 말아줘~! ================= 그 때 후지노와 카와노군 ========== 우리들의 방은 별관 2층에 자리잡고 있다. 별로 나쁘지는 않은 방인데 그 아래에는 곧바로 온천이 보인다. .그.런.데.... 정말 빌어먹게도 아래의 온천에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정사씬이 처절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하얀 다리를 들어내놓고서 두려움과 색기가 동시에 어린 얼굴로 빌어먹을 영어놈의 손놀림에 흥분하는 지민선생이 보였던 것이다. 영어놈의 손장난 한번에 가느다란 신음을 내면서 저항하지도 못하고 숨만 할딱거리는 지민상을 보자 왠지 열이 치솟았다. 내가 더 잘할자신이 있어. 내가 더 당신에게 쾌락을 안겨줄 거라고. 그러니까... ..... ....... 나 말고 다른남자의 정액은 받지 마. 부탁할게. 그리고.... 그걸 어기면... ......... 너는 곧바로 내 것이 되는거야. 바로 내 장난감이. ============================================================ 오오... 나는 뒤로 넘어간채 유민혁 선배의 손길을 즐기면서 이것저것을 계산했다. 으음.... 지금 여기서 안기기에는 상당히 쪽팔리는데... 하지만 여래한테 유민혁 놈이 내 편이라는걸 알려주기는 좋은 기회란 말이야. 나쁘진 않아. 아암, 나쁘진 않고말고. 테크닉도 좋고, 지금 나는 상당히 흥분해 있어서 몸이 견디질 못하겠고. 하지만 경훈이나 후지노와 카와노가 보게된다면 나는.....으윽... 죽을거야! 특히 경훈이 보게된다면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고! 안돼-! 아직까지는! "읏...읍...! 놔...아! 놓으십시오!" 내가 발버둥을 치자 그가 힘으로 나를 내리눌렀다. 내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헉? 잠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고???? OH~NO!!! 원래 눈물을 흘리면 더 괴롭히고 싶어지는게 남자의 [ 짐승의? ] 본성이란 말이다! 역시 내가 카르로 산 기간이 너무 길었던 거야. 어째서 점점 동인녀의 정신이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건데?? 내가 눈물을 글썽이면서 가느다랗게 비명을 지르자 선생님들의 얼굴에 당황스러운 빛이 드러났다. 하지만 내가 정작 풀려나고픈 유민혁 놈의 손에는 힘이 더욱 들어갔으니... 젠장, 이런.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전전생 동인녀이자 전생 동인남 현생 동인남인 내가!!! "놔아-! 싫어-!" 내가 다시 그의 손아귀에서 손목을 빼내기 위해서 비명을 지르며 몸을 틀자 푼수 사회놈이 영어 유민혁 놈을 뜯어말리기 시작했다. "야, 야. 진정해. 우리가 너무 심했나보다." 그러자 술을 홀짝이던 유키 일어선생님이 사회의 말을 거들었다. "장난치고는 좀 심한것 같은데." 장난이었어? 장난이었어? 정녕 장난이었냐고!!! 내 백옥같은 피부에 벌건 손자국이 생겼잖.... ....잠깐. 오호라, 뭐가 생겨? 손자국? 호오. 이걸 잘만 이용하면 여래를 얼마든지 골려줄수 있겠는데? 샬랄라라 하면서 꽃을 뿌리는 내 마음속을 모르는 다른 선생님들이 내 위에 올라타고 있는 영어놈을 끌어내리려고 용을 쓰고있었다. "왠만해선 놔줘! 불쌍하잖아!" "아아아악-! 이 자식 왜 이렇게 힘이 센거야?" 결국 학교의 유일한 여자, 체육선생님이 그를 몇대 막대기로 갈기고 나서야 그는 겨우 내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간신히 일어날수 있었던 나는 가쁘게 숨을 몰아쉬면서 아직까지 눈물이 글썽거리는 눈을 한채 유카타를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다리에 힘이 빠진척 연기를 하면서 바닥에 털석 주저앉아 어깨를 바들바들 떨었다. 으음.... 예전에 한번 해 봤던 연기같은데??? 나를 달래던 착한 우리 도덕선생님 유화인은 보지못했을 것이다. 승리감으로 번득이는 나의 미소를. 우후후후후후... 뭐가 어찌 되었거나 도덕을 제외한 다른 선생님들한테 붙잡혀서까지, 영어선생님은 자신의 그 이미지마져 버리고 [ 발정해 버린 야수처럼 ] 내게로 달려들려고 했다. 흐이이이익! 무섭다.. 결국은 내 비명소리에 놀라 달려나온 학생들까지 몇명 나와서 선생님들을 도와서야 간신히 그는 어디론가 끌려갔다. 보나마나 그가 조용히 안정을 찾을수 있는 곳이겠지. 그는 질질 끌려가면서도 커다랗게 고함을 질렀다. "그럼 내 욕구불만은 어떻게 해결하라는 것이냐아아아아!" 그거야 댁이 자위행위를 하던지 알아서 할 일이지. ============ 지금은 귀신영화 시청중 ==============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긴긴 여름밤을 보낼 즐거운 오락거리를 찾아냈다. 물론 음주파티! ....도 있었지만, 별로 반갑지 않다. 유키선생님한테 간절하게 부탁을 해서 얻어낸 것은, 한글자막이 들어있는 일본 공포영화!!! 였던 것이다. 주온의 음산한 배경음악이 펼쳐지는 가운데, 선생님들은 연신 회와 술잔으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내 옆에서는..... .... ... 홍등가로 갔다가 3 시간만에 돌아온 유민혁 영어놈이 삐진 얼굴을 하고서 나를 열심히 외면하고 있었다. 오호라.... 제법 귀여운 면도 있었네? ... ... .. .......... 는 얼어죽을!!!! 영화속에서 한창 잘나가던 남자의 담배 피우는 씬에서, 거꾸로 물고 불을 붙인다면 이런 위화감이 들까? 아니면 틀림없이 수 라고 생각했던 남자와 틀림없이 탑이라고 생각했던 남자의 반대되는 정사장면을 본다면 이럴까? 정말, 개미가 트림을 하고 코끼리가 냉장고로 들어가고 팽귄이 변기에 빠지고 기린이 얼음판에서 자빠질 일이었던 것이다. 내가 조용히 그에게 중얼거렸다. "...삐진척 하기는...." "!!!!!!" 그러자 무시무시한 눈을 하고 나를 노려보는 영어놈. 스, 슬쩍 찔끔했다. 눈깔 왜, 왜 부라리는데? "네가.... 좀 해결해 줄 일가지고...... 내가 어디까지 갔었는줄 알아?" 그러가 옆에 앉아있던 선생님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섹시한 허리의 사회놈과 음침오오라의 일어놈은 삐질삐질 땀까지 흘린다. "어, 어디까지 갔었는데요?" 나는 말을 더듬거리면서 물었다. 얼음수의 체면? 도도수의 자존심? 그런거 없어! 지금 내 앞에 버티고 앉아서 야생의 맹수처럼 눈알을 부라리고 있는 남자앞에선! 으음... 무섭다. 무섭다. 아냐! 하나도 안 무서워! 내가 지금 흘리고 있는 식은땀은 주온의 귀신때문이라고! ".....SM 플레이 하는 곳까지 갔다왔다." "!!!!" 후...후....후...후... 브라보. 대박이로구만. 사회놈....일어놈..... 용케도 용기가 있었네? 저런 흉포한 야수를 그런데 끌고갈 생각까지 했으니. "빌어먹을.." 유민혁 선배가 입술을 깨물면서 욕설을 터뜨렸다. 화면속에서는 한창 꼬마애가 주인공 여자애한테 '토시오' 라고 이름을 말하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차라리 내가 S 면 말을 안해. 왜 포지션도 꼭 M 이냐." 그... 그러고 보니 선배의 얇은 유카타 뒷판에는 시뻘건 얼룩들이 아직까지 번지고 있었다. 설마 채찍으로 맞으셨나요? 나는 눈을 질끈 감고는 도리질을 했다. 설마가 아니겠구만. "다 니 때문이다. 한번만 눈 꼭 감고서 날 받아주면 어디 덧나냐? 엉?" 그가 내 멱살을 잡아올려 탈탈탈 털었다. 으윽.... 험악하기도 해라. 내 망할 입에서는 내가 원하지도 않은 본심이 그만 흘러나와 버렸다. "그래서 즐거우셨나요?" 은근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던 다른 선생님들마져도 흠칫 놀라면서 우리를 피해서 구석으로 슬슬슬 향하기 시작했다. 선배의 눈에 핏발이 섰다. "즐거웠냐고? 즐거웠냐고!!!!!" 윽.... 괜히 호랑이를 건드린게 아닐까... "물론 즐거웠지!!!! 채찍으로 맞고 양초로 피부좀 태우고 했던것만 제외하면 말이야! 갸녀린 아가씨들 손에 들린 각목으로 얻어맞는 것도 참 재밌었어!" 삐질삐질 평범한 SM 클럽은 아니었구만. 목숨의 위기를 모르는 내 입은 또다시 살아서 나불대고 있었다. "에이, 뭐 화를 자초한건 댁인데 뭘 그래요? 맨처음에 나를 덥치질 마시던가." 입아..... 그만 닥쳐라. 내가 내 명에 못 살것 같다. 저번 생에서도 그러더니만 왜 이번생에서도.... 으윽... 안돼! 살려줘! 신들이시여! 나를 정녕 이뻐하신다면 도와주세요! 하지만 썩을것이 신들은 내 말을 무시했고 나는 그대로 놈한테 깔려서 허리가 아플때까지 강간 [?] 을 당했다. 이번에는 선생님들마져도 말릴 생각이 없는것 같았다. 뭐, 한번하고 기절했으니까...... 아플때까지 라는 것도 없나? 크억-! 빌어먹을 ! 댁의 과묵한 이미지를 하루빨리 회복하란 말이다! 텔레비젼의 브라운관 속에서는 귀신이 한창 목을 뿌드드득 뿌드드득 돌리고 있었다. ============ 아침식사는 낫토한그릇 =============== "....." 입맛없다. 그렇게 어제 어이없는 정사를 치르고 나서도, 선생님들은 나를 슬금슬금 피했다. 그러니까 아침부터 입맛이 있을리가 있나. 그것도 반찬이 낫토인 경우에는!!! 여기 식당의 풍경은 아주 멋지다. 부엌과 바로 맞닿아 있고 1층이고 벽이 없어 시원한 바람이 살랑거린다. 또 밖에는 소나무가 서있다. 하지만 풍경은 맛없는 밥을 맛있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나는 찰기 없는 밥을 젓가락으로 푹 찔렀다가 한숨을 내쉬며 다시 뺐다. 역시 맛없어.... 그냥 먹지 않고 경훈한테 가서 중간 계획이나 마져 실행할까? 내 힘없는 모습을 봤던지 유민혁 선생이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이미지 회복했군요..... 는 둘째치고, 사과할건가? "어제일..." 깊은 보라색 눈동자에 흠칫해버렸다. "뭐, 뭡니까." 아무래도 이미지 회복해야 할 인간은 그가 아니라 나일지도. "...... 전적으로 네탓이다." 뭐, 뭣? 왠지 벼락이 내 머리위로 꽃힌 기분이다. 뭐라고? 이... 싸가지가! 내가 잠깐 잊고 있었다. 대학시절 문화탐방동아리 선배여서 잊고 있었다고. 그 빌어먹을 성격파탄을 말이지! 내 표정이 서서히 일그러졌다. 그 모습을 다른 선생님들은 '오호라, 얼음장이 깨졌어' 라던가 '저런 표정도 있었군. 절대냉도가 말이야.' 라면서 내 표정을 감상하고 있었다. 절대냉도.... 내 연기가 그렇게 완벽했나....? .... ............... 가 지금은 문제가 아니잖아! 나는 젓가락을 그에게 집어던졌다. 그리고는 냅다 고함. "선배면 다냐? 이 빌어먹을 새끼야! 함부로 강간하고 왜 지랄인데!" 그리고는 그에게 한대 얻어맞을까 무서워서 냉큼 식당에서 도망치고 말았다. 뒤에서.... .. 왠지 무서운 기운이 풍겨나오는걸? ======== 유민혁의 시점 ========================= 나는 그가 던진 젓가락을 쥐었다. 젓가락이 부러져서 내 손가락을 깊숙하게 찔렀다. 그.... 그럼 내탓인가? 프로포즈는 확실하게 했는데? 이상하군.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그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흐음.... 그래도 왠지 열받는데? 좋아! 이번에는 조금 평범하게 프로포즈를 해볼... ... .. 근데 내 탓이 아니잖아? 그럼 내가 사과할 필요도 없다는 소리! 이건 저놈이 속이 좁아서 생긴 일이다. 나는 프로포즈도 했는데 지민은 약속도 안 지키려 하다니 이건 나쁜어린이가 아니고 뭐겠는가. 우후후후.... 허리가 좀 아픈것 같아서 미안하긴 하지만, 어제 일은 네 탓이었으므로 이건 쌤쌤이라구! OK?? ========== 경훈과 후지노와 카와노, 그리고 신영우 ===================== 어제 자정이 넘은 시각, 경훈이 술파티하고도 남은 술을 가지고 내가 앉아 있던 베란다로 찾아왔다. 금발머리가 묘하게 잘 어울리는 그는 왠지 슬픈 눈을 하고있었다. "나 있잖아..." 그가 힘겹게 입을 떼고는 잠시 호흡을 골랐다. "지민선생을 .... 좋아한다. 사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힘들정도로...." 알고 있었다. 가끔씩 지민선생을 향하는 그의 눈이 아주 슬퍼보인다는 걸. 내가 이제까지 지민을 안는것도 미룬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다. 호스트바에서 지민선생을 만났을때... ...그때 안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 버림받은듯한 경훈의 눈동자가 거슬려서...차마 안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미안해서.. 지민을 그에게서 뺏은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리고 지민에게 상처를 줄 것만 같아서, 나는 지민을 가지지 못했다. "그 이야기 하려고 술병들고 여기로 온거야?" 내가 베란다의 문에 기대면서 물었다. "그리고 그쯤이야 이미 알고 있었어." 내 말에 경훈이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다시 그 화려한 금발을 푹 숙인다. 내가 입을 열었다. "진짜로 그를 가지고 싶은데....상처줄것 같은 기분..... 맞지?" "...." "하지만 말이야," 내가 허공을 향해 손을 쭉 뻗었다. "나는 진심으로 그를 가지고 싶어. 그러니까 우선.... 그를 소유하고 말거야." 다만 그가 싫어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 말을 입속으로 삼켰다. 내 뒤에서 활기찬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한번으로 충분해. 가지고 자시고 할것도 없이," 그는 여자마냥 낭창한 몸을 가진 소년이었다. 수같이 행동하면서 지민에게 방심하도록 유도하고는 낼름 지민의 몸을 삼켜버렸던 내 연적자식. 그가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슬픈 느낌이 나는듯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이었다. "한번 몸을 섞고 나니까.... 확실하게 알겠더라. 그는 내게 너무 과분한 사람이라고..." 나는 뒤를 돌았다. 신영우의 눈동자가 검게 빛났다. "내 존재 만으로는 그가 가지고 있는 목마름이 채워질것 같지 않았어. 뭔가가 부족하다고 해야 할까...." 그때 경훈이 소주병으르 바닥에 탁 놓으면서 낮은 목소리로 그의 말을 끊었다. "그는 뭔가 공허해 보여. 완벽한 미모를 지녔지만 무척 가녀린...... 누군가 붙잡아 주지 못하면 쓰러질것 같은 위태로움. 그를 잡아줄수 있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지만.." 그가 가늘게 뜬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아. 나는 그를 ..... 당장은 조금 힘들더라도 포기할거야." 그리고는 다짐이라도 하듯이 주먹을 꼭 쥔다. "...반드시." 우리는 말없이 술을 들이켰다. 오늘밤으로 경훈과 신영우는 지민 상을 포기하려 노력할 것이다. 너무나 아프지만, 너무나 힘들테지만 그들은 다른 반려자를 찾을 것이다. 지민에게 있어서 그들은 충분한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걸 알고 있으므로. 내가 술에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지민 선생은.... 벌써..... 반려자를 찾은 걸지도." 어제 내 결심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그를 장난감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 미쳐 날뛰지만 이성이 그래봤자 소용 없다고 버티고 있다. 하지만 난 말야, 그를 한번이라도 소유할 거야. 그의 가슴속 공허함을 채울수는 없다 하더라도, 내 마음속의 빈자리는 채울수 있으니까. 베란다 아래로 보이는 소나무 너머, 그 먼 하늘에서는 별이 빛나고 있었다. 정말 달은 그림자도 안 보이고, 별만 시리도록 밝은 밤이었다. ============================================================= 뭐가 어떻게 데굴데굴 굴러가든지간에 사건은 아직 미.해.결. 된채로 종말을 향해 달리.... .... 라고 하면 내가 뭔 말을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지? 경훈을 잡아서 여래가 보는 앞에서 대담하게 [---] 키스할 계획은 아침식사 후부터 경훈녀석이 나를 슬슬 피해다니는 관계로 잠시 보류한채, 다행스럽게도 비행기를 타고서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말이다. 조종사의 실수로 일본까지 갔던 것은 자.금.부.족, 으로 인해서 하루만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젠장, 교장놈, 돈을 주려면 좀 많이좀 줄것이지 겨우 1 만엔 가지고 해결하라는 것이냐? 나는 비행기의 탁한 창문 넘어로 펼쳐진 구름들을 보며서 나른하게 하품을 했다. 하아아아암... 기지개도 쭈우우욱 켜 볼까. 수학여행 하루만에 집으로 돌아온 것은 또 처음이다. 항상 이박삼일이나 삼박사일씩 했었는데. 젠장, 그 조종사 누구야? 당장 짤라버려!!! 에? 돈도없는 우리가 어떻게 비행기를 타서 한국으로 돌아오냐고? 우리 항공권이 왕복이었다..... 라는 썰렁한 농담을 하면 당장 맞아죽겠지. 사실은 항공사 측에서 오늘 실수를 알고 표를 공짜로 준 것이다. 나쁘지 않았어. 아암, 나쁘지 않고말고. 비지니스 클래스거든. 나는 부드러운 좌석에 몸을 깊숙하게 묻으며, 내 옆에 앉아서 졸고 있는 유민혁 선생을 쳐다보았다. 으음..... 그러고 보니 아침식사때 내가 젓가락을 날린 이후로 말도 하지 않은것 같다. 내가 잠시 망상을 하는 사이에, 그의 고개가 비행기의 진동에 맞춰서 꾸벅- 하고 숙여졌다가 다시 뒤로 팍 꺾였다. 풋... 나름대로 귀여운걸. 맨날 짐승같이 덥치고 물고 흉악한 눈초리로 나를 노려보지만, 자고 있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새끼고양이 정도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아, 고양이는 너무 심했군. 새끼사자. 짙은 눈썹과 긴 콧대, 그리고 선명한 각을 그리고 내려온 턱. 그는 전체적으로 선이 굵은 게르만형 미남이었다. 한국인으로 간신히 보이는 것은 날카로운 눈매와 거뭇거뭇한 기가 없는 피부정도? 아참, 그리고 다리나 팔 같은데 털도 별로 없다. 독일이나 영국형이랄까... 썩어도 준치라고, 성격이 어떻든 그는 미남였다. "뭘 봐요?" 내가 그의 살짝 감긴 검은 속눈썹을 들여다 보고 있을때, 앞 좌석에 앉아 있던 수학선생님이 고개를 쏘옥 내밀었다. 실수. 고개를 내민게 아니라 좌석과 좌석사이의 틈으로 눈만 빠끔히 내놓았다. "별일 아닙니다." 나는 목소리에 쌀쌀한 기운을 담아서 대답했다. 그러자 그의 연한 갈색의 눈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렸다. 으음.... 수학선생인 노엘은 어딘가 좀 어벙해 보인단 말이야. 내가 이런저런 헛상상을 하고 있을때 그가 입을 열었다. "지민선생, 남편 있어요?" 컥, 혀 깨물뻔했다. 너무 직설적인걸? 나는 입을 살짝 벌렸다가 다시 닫았다. 황당하군. "있습니다." "에? 누구?" "......" 알아서 뭐하게? 라는 말이 입 까지 비집고 올라왔다가 혀에 부딪혀서 사라졌다. 나는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앞에 놓여진 기내식을 튕기면서 대답했다. "당신은 모르는 분입니다." "...분?" 당연하지. 사회적 지위가 암울하기 그지없는 조직폭력배 두목인걸? 거기다가 해외에까지 손을 뻗고 있는 세력. 무슨무슨파 두목 정도가 아니라구. 뭐, 귀찮은걸 싫어하는 카이스와 루이스 덕에 세계에서는 그리 크게 노는 편이 아니지만. 그러자 수학선생님이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물었다. "근데 지민. 바람피워도 괜찮은 거예요?" 안괜찮아! 내 남편놈과 남편 동생놈은 상관할바 아니지만, 내 허리의 만수무강을 위해서는 전혀 괜찮지 않아! 하지만 냉혈수라면 당연히 이렇게... 나는 팔짱을 턱 꼈다. 그리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 무슨 말씀을 하고싶으신 겁니까." 싸늘함에 놀랐는지 노엘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그러다가 간신히 그의 눈이 안정을 찾고는 내려앉았다. "그냥.... 유민혁 씨와 잘 되었으면 해서요." 별로? 나는 짐승은 키우는 재미가 있다- 지 영원히 함께 살고싶다- 는 아니거든. 짐승은 어디까지나 애완동물일 뿐. 조금 미안하기는 하지만, 사모예드 씨처럼. 아, 사모예드씨가 왜 한번도 나오지 않았냐고? 당연하지! 놈은 수학여행 시작할때 인천공항 화장실로 달려가더니 감감무소식이었거든. 내가 알게 뭐냐. 알아서 집에 갔겠지. "그도 나쁘지는 않아요." 언제나 약간 멍 한듯 싶었던 그의 흐린 갈색 눈동자가 지금은 또렷하게 나를 향해있었다. 아니, 근데 왜 저놈을 위해주는 겁니까? ".... 그런데 왜 자꾸 저와 그를 연관 시키려고 하는겁니까." "그거야 당연히..." 그가 오호호호호홋 하고 자지러진 여왕님웃음을 지었다. "우리 학교 최강의 미남이니까 그렇지요!!!!" 뭐라고요? "얼음수 지민씨와 성격파탄 영어! 그와 더 잘어울리는 커플이 있으면 꼽아보세요!!! 오호호호호홋~" 혹시 너도 여왕님찬양대냐? 웃음소리가 발음도 또렷하게 오호호 인걸 보니 하루이틀 해본 솜씨도 아닌듯 한데말이지. 솔찍히 불어! 너도 동인남이지! 아니라면 SM 클럽 회원인게 틀림없어! 나는 그를 미친놈 보듯이 봤고 그는 상처입은 표정으로 사라졌다. 그런 비맞은 강아지 같은 눈은 하지 말라고! "어이." 어느새 잠에서 깼는지 성격파탄 영어놈이 나를 끌어안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침에 미안." "..... 선배." ".... 어제 밤에도 미안했다." "..... 괜찮습니다." 그가 피곤한듯 기지개를 펴면서 그 깊은 보라색 눈으로 날 내려다 보았다. "네 남편이라놈, 누구냐." 으음.. 말해줘야 하나. 에이, 아무렴 어때. "한국 유명조직 두목." "....농담하지 말고." 어? 농담아닌데. 나는 그의 눈을 덮은 어두운 다크블루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겨주면서 중얼거렸다. "다음에 볼수 있을거야." 큭큭.... 여래의 복수대혈전때 말이지. 나는 주스를 들이키면서 음산하게 웃었다. 앞좌석에 앉아 있던 수학과 사회 : ...... ( 뒤에서 암울한 뭔가가 꾸물꾸물 피어오르는 느낌이... ) ============ 오예~ 한국에 발을 디디다! ====================== 나는 피로에 지친 발걸음으로 공항을 가로질렀다. 내 뒤를 어두운 표정의 금발머리 경훈이 따라오고 있었다. 으음.... 어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데... 나는 여래의 위치를 알아보려 뒤를 흘낏거렸다. 내 시선이 여래를 집요하게 찾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후지노와 카와노가 싱긋 미소지으며 뒤를 손가락질 했다. 그럼 걸음을 조금 늦춰볼까. 경훈과 비슷한 속도로 걷자 그가 고개를 푹 숙이고 내게 말을 걸었다. "선생님." "....왜 그러지." "저어... 이따 버스 탈때 같이 앉으면 안될까요." "...... 나쁠건 없지." 그의 입가에 미미하게 웃음이 걸렸다. 좀 활짝 웃어봐, 갑작이 왠 음침행세를 해? "..... 고맙습니다." 그가 고개를 푹 숙이고는 빨리 걸어갔다. 어이.... 근데 ..... ... 내 계획은 어떡하라고! 먼저가지마! 돌아와! 나는 그를 따라잡기 위해서 발을 크게 앞으로 내딛.... ... 콰당- 파리가 스케이트를 탈 정도로 미끄럽게 닦인 바닥에서 내 발목이 살짝 꺾였던게 한이었다. 내 몸은 바닥으로 나뒹굴음과 동시에 미끄러져서 앞서가던 사람들을 줄줄히 쓰러뜨렸다. "아악-!" 내 위로 누군가가 걸려서 넘어지면서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갑작이 뜨거운게 내 입술을 덥쳤,,, .....어? 뜨거운 뭐? 그는 놀랐는지 급하게 내게서 떨어져 나갔다. 반짝거리는 금발머리. 설마.... 겨, 경훈!!!!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그는 정말로 당황했다는 듯이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으음.... 하지만... "으읏...." 왜 또 키스하는건데? 그랬다. 그는 다시 내 위로 고개를 숙여서 다시 키스를 했던 것이다. 내 주위에 있던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눈이 모두 동그랗게 변했다. 그리고 경악. "으아아아아아-!" 그 고함소리는 한참동안이나 인천공항 안을 맴돌았다. ========= 버스안에서 ================== 경훈은 내 옆에 주저앉더니만 뭔가 말을 꺼낼려고 하다가 다시 입을 꼭 다물었다. 대체 뭔 일인데? 나와 그는 아까전 공항에서의 찐한 키스 때문에 사람들의 놀림을 받았다. 그, 그러게 실수로까지 한 것은 괜찮다 하더라도, 왜 또 일부러 하는건데?! 그래도 여래의 경악에 차서 커진 눈을 보니까 기분은 좋았다. 우훗~ 우훗~ 버스에 시동이 걸리고 천천히 속력을 높이기 시작하자 그의 꽉 다물어진 입이 열렸다. "선생님..." 그가 내 몸을 확 끌어당겨서 자신의 가슴에 묻었다. "저, 버리지 마세요." ..... 뭔소리야? 내가 언제 네놈을 버린다고 했냐? 아니, 애초부터 버리고 자시고 할 것도 없는 사이 아니었냐?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야릇한 눈길 속에서 거부하면 누군가 내게 암살자를 보낼것 같다는 예감에 사로잡혀, 나는 놈의 목에 팔을 얹었다. 내 행동을 뚫어지게 보고 있던 유민혁 놈의 이마가 꿈틀거렸다. "....알았다." "선생님 저..." 그의 입술이 몇번이나 더 주저하다가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 "선생님 좋아해요." 벼락이다. 대왕벼락. "뭐... 뭐라고?" 내 입술이 파들파들 떨렸다. 이건 안돼! 안돼는 것이야~! 자...잘못하면 영원히 달라붙겠는데? ======================================================== 나는 기필코 여래 놈을 처단해야 해! 복수 겸 하렘을 만들때 걸리적 거리는 장애물 제거.... 랄까. 훗. 하....지만 일이 왜 이렇게 흘러가 버렸다냐. "..... 뭐라고?" ".... 저 선생님 좋아한다구요." 왠지 다시한번 확인사살을 당한 느낌. 눈앞에서 벼락이 크게 번득였다. 으음... 어째 하렘의 꿈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느낌이... 뒤에서 갑자기 후지노와 군이 발딱 몸을 일으켜서 냅다 삿대질을 하며 고함쳤다. "너! 너! 경훈! 이자식!" 그의 눈은 사납게 올라가 있었다. 으음...일이 왜 이렇게 자꾸 이상해지는 것이냐. 정상적으로 수학여행 다녀오면 어디 덧나! 제주도로 가야 하는게 일본으로 날아가고 마치 누군가의 안배인듯 비행기가 내린 시골구석 근방에 유키의 부모님이 하는 여관이 있고 온천에서 즐기다가 유민혁 놈과 얼떨결에 거사를 치루고 그리고 정작 관광도 못해보고 돌아오는길에 경훈놈과 키스. 그리고 고백? ...... 이거 대체 누가 써놓은 조잡한 스토리야. 암만 소설이라도 각색이 지나쳐! 내가 아무리 운이 없다 하더라도 이건 너무...... 뭐랄까.... 맞아! 그래! 꼭 나나세 처럼 황당한 이야기잖아! 후지노와가 냅다 달려나와 경훈의 멱살을 틀어쥐고는 소리쳤다. "네 이놈! 지민상을 포기하겠다며!" 그러자 꼬리내린 강아지마냥 축 처져있던 그가 또랑또랑하게 눈을 든다. "나 포기안할래. 왠지 한번만이라도 품어봐야 속이 시원할것 같아." 그러자 여자애마냥 치마를 입고서 변태짓을 하던 '수' 같은 '공', 덤앤더머 콤비중 하나인 신영우가 경훈을 향해서 냅다 거울을 날렸다. 으음... 우리반 학생들은 좀 과격하군. "야!" 그의 날카로운 고음이 버스안 공기를 찢었다. 으윽... 내 예민한 귀가.... "기껏 이 형님이 포기할 맘을 먹었는데 또 포기를 안해? 싸나이는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야 하는거 아니냐!" .... 나는 안벴는데. .... 라는 농담을 하기에는 버스 분위기가 살벌하군. 세명의 삼파전을 느긋하게 구경하는것은 기타등등 관계없는 학생들이요 나에게 원망하는 시선을 보내는 것은 어제 거사를 치뤄버린 유민혁 선생이요 내게 눈깔을 도려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날 야리는 것은 여래라는 여왕수 놈이니 어째 내가 발뺌할수 있을까. 덤앤더머 두마리와 일본놈 한마리의 말싸움 수위가 점점 높아져 이제는 거의 폭탄수준이었다. 저기서 조금만 더 가면 이제 주먹으로 간다. 분명하다. 내가 괜히 만화를 읽었겠는가. 하지만 여기서 말리는 것이 내 신상에 좋겠군. 버스안을 이리저리 부유하는 [---] 물건들에 맞아 머리 깨지고 싶지는 않으니까. 나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냉랭하게 말을 내뱉었다. "그만 해라." 으윽... 예전 모드같으면 눈물을 글썽거린채 그만하세요.... 라고 했을텐데. 그러면 루이스 씨는 나를 꼭 안아줬겠지. 갑자기 루이스와 카이스가 너무 보고싶어졌다. 하지만!!! 이제 복수계획 겸 하렘계획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곧 그들을 볼수 있겠지. 후후... 내가 딴 생각을 하던지 말던지 그들은 내 한마디에 모든 동작을 멈추고는 서로를 살벌하게 노려보았다. 금발머리 경훈이 입을 열었다. "하여튼 난 포기 안한다." 후지노와가 피식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말을 내뱉었다. "내가 진정한 무인정신을 보여주지. 내가 괜히 검도를 했을까." 자리로 돌아가 앉으면서 '수' 로 위장해 나를 방심시킨뒤 날 날름 따먹어 버린 전과가 있었던 신영우가 말을 정리했다. ".... 우리 셋은 이제 모두 적이군." "...." 이것보쇼. ....자꾸 그렇게 유치하게 놀래? 그렇게 냉랭한 분위기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나를 원망어린 눈동자로 바라보는 이가 있었으니... ... 그 이름하여 유.민.혁. 선배. "..... 학생한테 인기 좋은걸, 지민." 원망스러운 눈길이라는것 취소. 언제나처럼 무뚝뚝하고 성질 더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었을 뿐이다. 나는 '남이사' 라고 퉁명스럽게 쏘아준 뒤 버스 창문에 기대서 잠을 청했다. 하아아아... 여래 복수의 고비는 넘겼다. 이제 남은건 실행뿐인가. 나는 오늘 루이스씨를 찾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 교장실 ================== 교장실에는 난이 푸른 잎을 드리운채 자라고 있고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있었다. 한편 나는 가장 중요한 고비를 넘기기 위해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 교장실에 와 있다. "정말인가요? 지민선생님..." 교장선생님이 말끝을 흐리면서 내게 물었다. "정말 교직을 사퇴하고 싶습니까?" "예. 아무래도 아이들을 가르치는건 제게 너무 힘든 일인것 같습니다." 나는 살짝 눈을 내리깔고서 한껏 힘든 표정을 지었다. 이것도 연기하긴 좀 까다로운 표정이로군. 그가 안쓰러운 모습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렇군요. 정말로 얼굴도 많이 거칠하고...." 그건 네놈이 일본에 달랑 1 만엔 만 부치는 바람에 스트레스 쌓여서 그런거야!!! 라고 소리치면서 당장이라도 교장을 창밖 운동장으로 팽개치고 싶은 심정을 억누르면서 나는 슬픈듯한 미소를 지었다. "온지는 얼마 안되지만..... 몸이 갑자기 않좋아져서..." "저런.... 그럼 제가 어떡해든 해볼테니 꼭 교직으로 돌아와 주세요." 솔찍히 나는 선생님이 아니어도 상관없는데. 남편은 빵빵한 조폭두목이지, 애초에 나는 학교 하렘건설 이라는 목표밖에 없었다구. 그것도 지금 거의 완성했고 말이야. 교장선생님이 그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띄면서 말했다. "몸 조심하시고... 그럼 1 주일 뒤에 나가시는 걸로 처리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휴우.... 이번도 무사통과다. 그러면.... 남은건 클라이맥스 전의 자그만 축제뿐. 여래가 부디 분노해 줘야 할텐데. 그래야지 내가 마지막으로 가는 날을 화려하게 장식할수 있을텐데. 나는 교장실의 무거운 문을 닫고는 활짝 미소지었다. ============ 조폭두목의 저택 ================ 나는 루이스 씨와 카이스놈한테 연락을 해서 지금 가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놈들은 조금 늦게 들어온다고 하는군. 또 무슨무슨 파~ 인 곳을 완전히 밟아주고 오나보지? 아니면 마약수입에 관련해서 마피아와 거래중인가? 나는 버스안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투덜거렸다. 솔찍히 내 계획은 그렇게 잘난 것도 없었다. 복수하기 위한 작전이라기는 좀 허술하지만, 완벽한 작전이라는 것은 그리 흔하지 않으니까. 나는 미리 모든 학생과 선생님들을 매수해서, 여래와 그 조직을 박멸할 생각을 하고있었다. 하지만 그쪽에도 염탐꾼이 있을수 있기 때문에 경훈, 신영우, 후지노와 군을 제각기 나이트, 룩, 비숍으로 삼아서 변수로 두었었다. 나머지 선생과 학생들은 그저 폰이었을 뿐이다. 머릿수를 채우기 위한 폰. 그들은 내게 좋은 정보통이 되어 주었다. 그들의 행동으로 나는 시시각각 여래의 표정과 행동을 눈여겨 볼수 있었고 그로인해 마련할수 있었던 행동패턴 파일을 이용해서 여래를 자극했다. 물론 그가 원하는 경훈으로. 맨처음에는 그저 경훈을 유혹해서 사용하려고 했었는데 어느새 경훈이 진심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니, 원래 진심이었을 지도 모르지. 진심이던 아니던간에 내게는 이롭다. 조금 미안하기는 하지만. 후지노와 카와노 군에게는 특별히 경훈과 신영우를, 여래가 보는 앞에서 자극하는 역할을 주었다. 아까 버스에서의 행동처럼. 그게 역할인지, 아니면 그의 실제 마음인지는 모르겠다. 시영은 아직까지는 들러리일 뿐이다. 별로 필요하지도, 그렇다고 내치기는 너무나 아까운. 언제 중요한 역할을 할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내게서 그리 특별한 체스말은 아니었다. 그저 기대하고 있을 뿐. 루이스와 카이스에게 부탁한 것은 그들의 이름을 빌려서 복수대행업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여래의 자리에 놓았던 작은 쪽지가 그 실존하지도 않는 조직의 명함이었다. 잘못하면 다른 이가 볼수도 있었지만 그것을 대비해서 운전수까지 매수해 두었었지. '어이구, 청소를 안했더니 종이가 떨어져 있네?' 라고 하면서 뺏기위해. 눈가리고 아웅인가? 쳇, 미안하다! 내가 머리가 안좋아서. 어쨌거나 정확히는 실존하지도 않는 이름을 빌려서 조직원을 이용하는것 뿐 이다. 그리고 몇명 조직원을 더 이용해서 여래가 내게 복수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감방에 쳐 넣기. 이용당하는 신영우, 경훈, 후지노와 군과 기타 등등에게는 정말로 미안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을 잘 이용하면 하렘건설기회도 있는것이다! 나는 머릿속으로 아까 교장에게 냈던 사퇴서를 떠올리면서 미소지었다. 방금 내가 설명했던 그 간단하고 허접한 계획은 단기간에 사용해야 한다는 결점이 있었다. 사람마음이라는 것이 간사해서, 시간을 넉넉하게 주면 긴장이 풀어져 여래에게 털어놓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다른 허점은 여래가 연략을 안할 경우. 이것은 그의 집 문에 직접 이 명함을 넣기로 했다. 아니면 경훈을 이용해서 더 갈구던가. 그리고 또 다른 허점은... 내가 원하는 폭행, 이나 강간 이 아닌 다른것을 주문할 경우. 자칫하면 주위사람들이 피해를 입을수도 있는 중대문제다. 폭파- 이런걸 시키면 어떻겠는가. 하지만 이것은 여래가 내게 시킬 가능성이 너무나 낮다. 나는 마을 버스에서 내리며 다시한번 계획을 검토했다. 이번 키스로 인해 여래가 복수대행업에 전화할 확률이 높아졌다. 그리고 그것을 미끼로 ..... 뎅강. 나는 강간을 용서할만큼 착한 인간이 아니니까. 세상에서 없어져야 하는 범죄중 1 순위가 강간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중에서도 돌림빵. 그것은 얼마나 잔혹하고 사람의 인권을 무시하는 행위인가. 1대 1 이라면 밀어낼 확률도 있는 것이지만. [ 어제 유민혁 영어놈한테 강간당한건 내 즐거움도 있었으니 패스. 솔찍히 그건 내탓이었다 ] 나는 으리으리한 저택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취향한번 후져요. 번쩍번쩍한 복도와 천장. 유리로 만들은 샹들리에. 꼭 졸부네 집 같다. 뭐 딱히 졸부가 아닌건 아니지만서도... 나는 방으로 들어갔다. 으음.... 그런데 인기척이... "카르! 벌써왔어?" "어? 늦게온다며?" 고맙기도 하지. 내 앞에 서있는 것은 약간 초췌한 모습 빼고는 건강한 루이스와 카이스였던 것이다. 루이스가 그 부드러운 녹색 눈으로 윙크하면서 내 손을 꼭 잡았다. "당연히 카르 보고싶어서 일찍왔지~" "엄마, 나도." 카이스가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면서 씨익 웃었다. 그리 오랜만도 아닌데 너희들 보니까 무지 반갑다. 나는 루이스씨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그러자 그가 내 등에 손을 얹어 부드럽게 토닥여 주는게 느껴졌다. "쿡쿡.."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그의 입술이 말려올라가며 따스한 웃음을 토해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강간당할때의 아픔때문에 싸늘함으로 가득 차 있던 내 마음속을 부드럽게 녹여주는 것 같다. 나 정말로 사랑받고 있구나. 이런 사람한테. 왠지 기분이 무지 좋아졌다. ============== 식사후 계획중 ============== 식사를 마치자마자, 나는 그에게 일 이야기를 꺼냈다. "연락왔어?" "물론이지. 아주 잔인하게 강간해 달라는데." 카이스가 눈웃음을 지었다. 근데 어째 말과 매치가 안되는 느낌이... 표정은 꽃배경 샬랄라~ 아냐? 하트도 두어개 붙여주면 좋겠군. 드디어 걸렸구나 여래! 나는 다시 물었다. "어떻게 됬어? 그 조직원들." "구해보기는 하겠는데.... 아무래도 내가 직접 가는게 더 좋지 않을까?" 내 물음에 루이스 씨가 인상을 찡그리면서 커피를 들이마셨다. 그러자 과자를 집어먹으며 바닥에 앉아있던 카이스가 큭 하고 웃었다. "형수님은 형 마음을 그렇게도 몰라? 남의 손에 한번 강간당해야 하는데 그걸 좋아하는 남편이 어딨어?" 근데 카이스야. 너 어째서 자꾸 엄마라 불렀다 형수님이라 불렀다 왔다갔다 하는건데? 나는 과자를 집어들어서 유리쟁반에 설탕가루를 털어냈다. 루이스 씨가 그 긴 녹색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면서 말을 했다. "그냥.... 내가 직접 갈게. 그게 나중의 일 축소도 더 쉽잖아." "나도 갈래, 엄마." 물론 나쁘지야 않다. 하지만 그건 여래가 몇명을 고용하는지에 달린 거니까. "인원수는 이야기 안했나보지?" "아직은. 이제 곧 인터넷으로 연락 올거야. 걱정하지마, 카르." 루이스씨가 부드럽게 웃었다. "이제 금방 내 품으로 돌아올 거지?" 나도 부드럽게 웃으면서 커피를 홀짝였다. "당연하지." 내가 돌아올 곳은 여기밖에 없으니까. [ 물론 밖에서 하렘을 짓던 바람을 피우던 전부 몸의 즐거움일 뿐이다. 정신적 만족은 역시 남편이 있는 나의 집.] 나는 학교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머릿속을 번개같이 스치고 지나간 생각에 손뼉을 쳤다. 앗차! ......그러고보니 사모예드 씨가 집지키는 개로 오기로 한것을 말했어야 하는건데. 에이, 뭐 어때. 다음에 말하지 뭐. 내가 그의 품으로 돌아간 다음에. 나는 아까 루이스 씨가 쥐어준 붕어빵 봉투를 꼭 끌어안고는 미소지었다. 이제 얼마 후면 모든게 끝난다. 학교도, 그리고 복수도. 그리고 나는 해피해피한 하렘과 루이스의 집을 오가면서 즐거운 생활을 하는거야!!! [버럭] 앗. 그러고보니 한국에는 하렘을 지을수 없군. 쳇. 어쩔수 없지. 몰래 놈들의 집으로 가는수밖에... 흐흐흐흐. =================================================================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나는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후후후... 내 예상이 맞다면, 여래는 오늘 아니면 내일쯤 복수를 시행할거다. 나는 허리에 손을 올리고 악당같이 웃어제끼면서 소리쳤다. "음하하하하핫! 이제 나의 불운도 끝이다!" 더불어서 학교의 하렘생활도! 으음... 이건 좀 싫은데. 뭘 어쨌거나 나는 벗기기 쉽게 얇은 수트를 입업다. 그냥 잡아당기면 찢어질 정도로 약하다. 하지만 이것도 무려 몇백을 처먹은 거니 찢어지면 좀 아까운데. 아직까지 서민정신이 남아있는 사람으로서 용납할수 없는 행위... ... .... 라고 하기에는 충분히 많이 했지만. 나는 목덜미와 가슴부근에 미향을 발랐다. 최음향과 비슷한 효과지만 향은 좀 다르다. 우후후후... 당하는 김에 즐거움이라도 누려야지. .... 안그러면 억울하잖아? 나는 꽃단장을 하고는 거울앞에서 한참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보다가 탁탁 옷을 털어서 정리했다.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묘한 흥분같은게 어리는걸? 카이스가 오던 루이스가 오던간에 후후... 나는 여래 놈을 없애버릴수 있어. 큭큭.... 괜히 내가 조폭 마누라가 아니라구. 앗싸! 함무라비 법전 만세! 나는 두손을 번쩍 들어 만세를 부르고는, 기숙사 밖으로 빠져나왔다. ========== 여래의 시점 =============== 보나마나 그 남창같은 놈이 경훈을 유혹했다. 그래서 경훈이 그에게 키스했을 것이다. 그래서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애원해도 눈길 하나 안주었었는데.. 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진짜 그 남창은 싫다. 그냥 죽여버리고 싶다. 요새 흘러가는 상황을 지켜보니 나와 손을 잡았었던 영어선생이 그 남창에게 넘어가면서, 모든 3학년 담임들이 그의 편으로 붙어버렸다. 진작에 영어놈도 내 편으로 끌어들였어야 했는데. 그냥 작전상 동지라는 애매한 위치에 있다보니 뒤통수 때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손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깊숙하게 찔렀다. 나는 수학여행을 가는 날 내 자리에서 복수대행업 명함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그냥 찢어버릴까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수학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키스장면을 보고는 마음이 바뀌었다. ..... 잔인하게 강간해 주겠어. 내 자리를 빼앗고, 내 애인을 빼앗은 놈에게. 그 남창같이 더러운 몸을 경훈에게 부대끼는 놈에게. 나는 당장 그곳으로 전화를 걸었다. 걸어서 인원은 얼마가 되던지 상관 없으니 수학여행을 다녀온 다음날, 그 날로 시기를 잡았다. 그리고 나는 지금... 기묘한 승리감에 사로잡혀서 여유롭게 지민선생의 행동 하나하나를 지켜보고 있다. 나는 딱히 경훈을 원하는게 아니다. 물론 경훈도 좋아하지만... ...... 더 열받는 것은 이제까지 내가 아무리 애정공세를 해도 넘어오지 않던 경훈이 그 창녀같은 새끼에게 넘어가버렸다는 것이다. 그가 넘어가면 이 학교의 세력중 반이 함께 딸려간다. 그건 무슨일이 있더라도 막아야 한다. 또한 지민선생이 이 학교를 나간다고 하더라도, 한번 내게서 벗어난 세력은 다시 내게로 돌아오지 않는 법이다. 진정한 퀸은, 백조가 호수에서 열심히 다리를 흔들듯이 물밑작업을 열심히 벌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 그 꿈을 막아버린 지민을.... 없애버려야 한다. 나는 이상하게 즐거워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교무실로 걸어가는, 지민선생의 뒷모습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오늘, 나는 그를 완전히 망가뜨릴 것이다. 남창에 어울리는 말로로. =========== 카르의 시점 ===================== 점심을 먹고 나서, 나는 운동장 구석에 앉아서 조용조용히 전화를 걸었다. 오늘 하루종일 여래가 나를 노려보는 눈빛이 심상찮았다. 하지만 그렇게 살기를 못 숨겨서야... 후후... 아직 너는 어리다, 여래야. 훗. 어디 감히 12살 부터 동인길을 걸어오다가 17살에 판타지 세계로 날아가 1살부터 다시 17살까지 동인을 추구하고 또 다시 현실로 날아와 지금 현재까지 열심히 동인녀를 추구한 내 화려한 [!!!] 경력을 따라잡을수 있다고 생각했냐? 나는 큭 하고 작게 웃었다. 으음... 마음 같아서는 우히히히히히 하고 웃어버리고 싶은데 모드라는 것이 있으니... ...... 음... 에이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무책임?] 나는 신호음을 잠깐 듣다가 미소를 지었다.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폰 안에서 들려왔다. [카르?] "응. 시기는 오늘인가?" [어떻게 알았어?] ...... 그렇게 죽기살기로 인상을 쓰고 노려보는데, 모르면 그게 아메바지, 다세포 생물이겠냐. "아아.. 그냥. 시간은 언제야?" [방과후야. 내가 직접 오기로 했어.] "후후... 카이스는?" [당연히 아들을 안 데려갈 수야 있나.] 그가 목 안쪽으로 나즈막하게 웃음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드러운 울림을 가진 그의 목소리는 정말 언제 들어도 기분좋다. ... 아니, 내가 어느새 현모양처로 변해있다니... 시간의 승리다. "그래서... 그놈도 직접 온데?" [당연하지. 직접 두눈으로 보고싶다고 그랬으니까.] "정말 계획대로 잘 굴러가는군." 후후.... 아주 좋아. 조금 뒤면 너를 없애버릴수 있어. 그리고 내가 이 학교하렘을 떠나는 마지막날.... 그 날의 축제는 아직은 비밀로 붙여두지. 나는 미소를 지으면서 운동장 벤치에서 몸을 일으켰다. 온 폼은 다 잡으면서 일어나긴 일어났는데... "으윽.." 젠장! 점심시간 끝나기 몇초 전이잖아! 망했군. 나는 뛰어서도 몇십분이 걸리는 무지막지한 운동장 크기를 저주하면서 학교로 열심히 뛰었다. 이거 설계한 사람 나와봐! 그냥 아스팔트 위에 얼굴을 갈아버릴거야! ============= 교실에서 =================== 나는 여유있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한껏 섹시하게 머리를 넘기고는 교실 문을 열었다. 안에는 학생들이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민망하군. 여래가 얌전빼면서 말을 걸었다. "선생님. 늦으셨군요?" 후후... 그래. 오늘이면 날 파멸시킬수 있어서 기분 좋다 이거지? 하지만 그 반대다! 원래 기는자 위에 걷는자, 걷는자 위에 뛰는자, 뛰는자 위에 나는자, 나는자 위에 타는자가 있기 마련이야. 아니, 타는자 위에 순간이동도 있나? 나는 입꼬리를 말아올리면서 대답했다. "그래, 좀 늦었다." 그가 이를 빠드득 갈면서 말을 이었다. "그것도 무려 20분이나요." "그래서 어쩌라고? 어자피 나는 공부도 시키지 않았는데 말이지." 나는 그 말을 끝내기 무섭게 교탁을 타앙 내리쳤다. 으음... 손바닥이 좀 아프군. 나는 속으로 미소를 지으면서 겉으로는 냉랭하게 말했다. "나는 이제 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아이들이 한숨을 터뜨렸다. 고전적이고 단아한 얼굴을 하고있는 한복소년은 부채로 입을 탁 가리면서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내... 내가 원래 좀 날라리 교사여서 좋아했던 거니? "질문이 있는 사람?" 속으로야 어쨌던 겉으로의 나는 완벽한 얼음수. 나는 싸늘한 눈으로 아이들을 내려다보았다. 경훈이 주저주저 하다가 손을 들었다. "왜 가시는 거예요?" 그거야 내가 복수를 하기 위해서... 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 못한다. "몸이 안 좋아졌다." 나는 간딴하게 말을 끊었다. 그러자 여래가 책상위에 엎드리면서 ' 학교 선생이랑 학생들이랑 놀아나서 그렇지.' 라고 비아냥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으음... 참을 인, 참을 인, 참을 이이이인~ 내 표정이 한껏 가라앉자 후지노와 군이 손을 번쩍 들었다. "뭐지."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후지노와가 입을 열었다. "가시지 않으면 안됩니까." 안되지. 복수를 하기 위해서 때려치운... 건데. "내가 여기서 쓰러져 죽는 꼴을 보고싶나." 여래가 내 말에 ' 응' 이라고 토를 다는 소리가 들렸다. 빠직. 아니, 참자... 참자. 어자피 곧 감방에 들어갈 놈한테 이러면 안돼지. 참자... 신영우놈, 내가 이를 갈아도 시원치 않을 놈이 입을 열었다. 나는 너를 기억하고 있어. 내 허리를 아주 가지고 놀았겠다. 쳇 가리가리하고 섹시한 몸이 꼭 '수' 구만 주제에 '공' 이라니.. 또 테크닉도 대빵좋아요. "저도 데리고 가세요." 엉? "저희 문제아 반으로 오셨는데..... 오셔셔 저희를 잘 가르쳐 주셨는데..." 내가 네놈들한테 지식을 전달해준 적은 없는것 같은데. 그 수 처럼 생긴 공 녀석의 말에 많은 놈들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터져나오는 말들. "저도 데려가 주세요~" "혼자가시지 마세요~" "밤이 외롭잖아요~" 맨 밑에 말 한 놈... 누구냐. 으음... 나도 너희를 데려가고 싶다만은... 오케이~ 학교 졸업하고 나서 나에게 찾아와라. 받아주마. ..... 라는 말은 속으로 삼키고 나는 날카로운 눈초리로 그들을 하나하나 노려보았다. 조용해 졌군. 그때 누군가가 손을 들었다. "질문이 있나, 체육복 소년." 이름은 잊어먹었지만 서글서글한 눈매와 사람 좋게 생긴 얼굴때문에 기억하고 있다. 여래가 나를 강간한 뒤에 그가 나를 들어서 내방 앞 복도에 그냥 놔줬다는 것도. "선생님." 그가 큰 소리로 물었다. "근데 양호실은 언제 열어요?" !!!!! 그... 그러고 보니... 나는 양호선생겸 인체학 선생이었잖아. 이....런. 내가 처음 와서 첫 수업을 들어가느라 잠궈놓은 이후로 한번도 열지 않았었다. 윽.... 왠지 미안해 지는걸. 마음속으로야 오 마이 갓드~ 를 수천번 외쳤을 지라도 겉으로는 냉랭한 표정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귀찮아서 안 연다." 순간 찬바람이 불은 이유는.... 뭘까. 완전히 아이들은 얼어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 대체 왜 그러냐고! 나는 어설프게 말을 마무리 지으면서 교실을 빠져나갔다. "... 그럼 배고파서...." 타앙- 문이 닫히고 나서, 아이들은 그가 다시 남긴 말때문에 또 얼어붙어버렸다. ================= 학교종례가 끝나고... =================== 내가 막 교실을 나가려고 하는데 여래가 내 옷을 꼭 잡았다. 그거 더 잡아당기면 찢어진다는 것을 상기하며 나는 뒤를 돌았다. "왜 그러지." 여래가 날카롭게 치켜 올라간 눈으로 노려보면서 휙 나를 스쳐지나갔다. 아니, 그럴거면 옷을 잡지 말라고! 나는 그가 내 앞을 지나가면서 던진 말을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빌어먹을 자식. 그는 또렷하게 이렇게 말했다. ".... 남창주제에." 너 죽었다. 여래. 명복이라도 받게 해주세요- 라고 복창해라. ================================================== 나는 하늘이 조금씩 어둑어둑 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기숙사로 걸어갔다. 여래가 나를 잡아서 아무도 모르게 폭행할수 있는 곳은 오직 학교 건물과 기숙사, 교무실과 식당등이 모두 끼고 있는 거대한 언덕 밖에 없다. 식목일날이면 나무를 빽빽하게 심는 편인지라 현재 나무들은 두걸음 가면 한번씩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울창하다. 뭐, 소나무는 별로 없지만. 나는 나른하게 하품을 하면서 기숙사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 슬슬 시간이 됬는데..... 타앙- 누군가 억세게 내 등을 움켜쥐고는 계단 밑 로비로 확 밀었다. "!!!!" 나는 고통으로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나가떨어졌다. 비... 빌어먹을.... 계단 10칸에서 밀어버리다니... 썩을놈. 그가 두건을 천천히 벗었다. 크어억- 저거 누구야? 그... 금발머리면 루이스도 카이스도 아닌데... 그렇다고 경훈도 아닌데. 경훈은 사인펜 색깔처럼 현란한 금발이었거든. 저런 허니블론드는.... 으헉!!! 배, 백작님!!!!!!! 기억을 못하는 붕어님들 [ 말이 심하다 ] 을 위해서 다시한번 기억을 살려주지. 내가 판타지 세계에 있을때.... 루이스 씨의 친구이자 한때 침실 파트너 [ 서로 공수를 바꿔가며 즐겼었던 ] 였다는 금발머리 청년백작님. .... 정녕 기억이 안나시는지? 찬란한 허니블론드를 휘날리면서 꿀같은 황금 눈동자를 가진 그가, 단단한 근육과 미끈한 몸매를 가진 그가, 왜 여기 있는지? 나는 바닥에 뒹군채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맘 같아서야 백작님이 왜 여기 있어요.... 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이 세계에서는 그짓 했다가는 흰집으로 바로 호송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일수도 있지 않은가!!! 그의 모양좋은 입술이 슬쩍 위로 올라갔다. "오랜만이군, 카르." 여, 역시 백작님이었어! "루이스 놈이 일이 생겨서 내가 대신 왔지. 후후.... 그 이쁘장한 면상은 여전하구만." 뭐....? 근데 백작님. ... 왜 그렇게 말투가 싸가지 없어지신 겁니까.... [삐질삐질] 정녕 그 레이디들의 선망을 받던 그 백작님이 맞으십니까? 내 물음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그가 발로 내 머리를 짓밟았다. "나도 이러는거 원치 않지만, 이것도 일이니까..." 이보셔요! 말은 그렇게 하시면서 눈은 ' 지금 이 상황이 미치도록 재밌다' 라는듯 반짝거리잖아요! 뭐 내가 계획한거니까 불만은 없지만. 그는 허리를 숙여 내 입을 손수건으로 틀어막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두건으로 내 손목역시 꽁꽁 묶어버렸다. 뭐... 뭔가 계획적인데? 하지만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을 여래놈을 위해서라도 연기해줘야 겠지? 나는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어께를 바르르 떨었다. 백작님이 그 남자치고는 긴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면서 휘파람을 불었다. "휘익- 그 눈물젖은 눈도 아주 멋져, 지민씨." 그리고는 살짝 윙크한다. 그 눈에 나는 묘하게 안심이 되어서 고개를 푹 숙였다. 뭐, 어자피 손도 묶인 이상.... 내가 계획한 일을 잘 즐겨야지. 후후후... ================= 여래의 시점 ========================= 나는 로비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를 통해서 그들의 모습을 보고있었다. 불법적으로 내가 그들에게 요구해서 설치한거인지라 화질은 매우 조악했다. [ 실은 루이스가 백작놈과 카르의 비밀스러운 암호를 여래가 알지 못하기 하기위해서 일부러 조잡한 화면을 만든 것이지만. ] 손목을 묶고 난 그 금발머리 사내는 남창놈의 머리카락을 잡아끌고는 산으로 향했다. 내가 이 감시영상으로 확인할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 그들이 직접 내가 있는 산으로 오고있으니. 후후... 내 맨눈으로 지민의 처참한 모습을 볼수 있겠군. 나는 승리를 예상하면서 마녀사냥의 심판관 같은 미소를 지었다. =========== 지민의 시점 ====================== 언덕 중턱에 반쯤 널브러진 나는 백작씨를 올려다보면서 눈물로 호소했다. 그가 천천히 웃으면서 내 몸을 발로 찼다. 커억- 숨이 막혀. 젠장. 별로 세게 찬 것도 아니지만 운동을 전혀 하지않은 내 몸은 힘없이 날아가 뒤에있는 나무에 박았다. 쿠웅- 음... 소리좋고. ... ... 라고 할줄알았냐? 빌어먹을! 꼭 100년은 묵은것 같은 거대한 고목에 머리를 박았더니 골이 윙윙 울린다. 날아갈때 돌에 긁혔는지 어느새 피도흐른다. 으음... 이건 좀 심한데. 백작님의 표정에 미안하다는 감정이 슬쩍 나타났지만 그 표정은 금새 사라졌다. ....... 바로 이 모든일의 원흉인 여래... 그놈이 등장한 덕이다. 후후후... 잘 되었군. 이제 내가 고용한 카메라맨들이 이 장면을 잘 찍기만 바랄뿐이다. 그들은 프로 니까, 백작의 얼굴은 가리고 여래와 나 둘 만이 확실하게 스포라이트를 받는 장면을 기막히게 찍어낼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안그러면 조직 애들 불러다가 사진관 쓸어버려야지. 자고로 능력없는 인간은 살지도 말라! .... 그럼 나는 왜 살아있냐고? 자고로 법은 만든자에게는 유리하다..... 라면 농담이고, 내 능력 모르냐? 남자꼬셔서 충분히 라고 할만큼 잘 살고있잖아! 문제는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지만. 잠깐 생각에 잠겨있을동안 내 바지는 어느새 반쯤 벗겨져 나가고 있었다. 역시 당신은 루이스 씨의 친구자격이 있어. 아암, 충분하고말고. 둘다 바람둥이잖아? [솔찍하게 루이스씨는 좀 예외지만. 바람둥이라도 아내는 있다!!! 일까? ] 나는 그의 손길을 느긋하게 즐기면서 눈을 감았다. 나는 그의 손을 거부하듯이 허리를 움찔거리며 눈물젖은 눈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물론 입은 틀어막힌 채로. 적당히 해야 할텐데... 너무 세게 하면 허리가 아프단 말이다. 크윽. 나는 잠시 모든 수들의 비애에게 묵도해주고 그의 억센 손아귀에 쥐어진 내 그곳에 신경을 집중시켰다. 으윽... 그가 그곳을 세게 쥐었다. "으읍-!" 헉-...... 순간 터지는줄 알았다. ....... 하지만 이건 액션물이나 판타지물이 아니라고!!!! 제정신으로 돌아와, 지민!!! 그는 손가락으로 천천히 내 것을 쓰다듬었다. 순간적으로 꼿꼿해진 것을 그는 놓치지 않고 입으로 물었다. 으윽! 혀, 혀로 핥지 마세요! 나는 루이스 씨의 것.......... .... 닥치자. "흐읍....윽...." 손수건으로 입이 막힌 채로 신음을 흘리는 것은 무엇보다 힘들었다. 아니, 더 힘든 일은 숨이 벅찬 행위에도 불구하고 숨을 제대로 쉴수 없다는 것인가? 나는 다시 몸을 바르르 떨면서 그의 지시 하나하나에 몸을 맡겼다. 허리를 숙이라면 숙이고, 고개를 들라면 들고. 여래는 내 비굴한 모습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백작의 손가락을 피해 힘겹게 고개를 떨구면서 속으로 이를 갈았다. 내가 너의 지시를 따라준 것은 결코 네가 이뻐서가 아니란 말이다! 내 안쪽으로 그의 손가락이 들어왔다. 전혀 풀어주지도 않고 바로 들어온 손가락에 나는 고통으로 전율하면서 허리를 비틀었다. 크윽... 아프군. 손가락은 전립선 부근을 더듬기도 하고, 내벽을 쓰다듬기도 하면서 나를 천천히 흥분시켰다. ..... 하지만 아팠다는 것은 변함없다. 백작씨는 묘하게 흥분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 그런 짐승같은 눈으로 날 보지말란 말이다! 그가 막 내 안쪽에 자신의 것을 거칠게 밀어넣었을 때였다. 내가 힘겹게 신음을 삼키고 있는데 누군가가 나와 그의 엉킨 모습을 보고서 고함을 쳤다. "당장 꺼져라! 빌어먹을 금발자식!" 뭐? ..... 한참 계획대로 잘 가고 있었는데 끼어드는 저 망할놈은 또 뭐야? 블랙블루의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보랏빛 눈을 무섭게 빛내며 들어온 이는 ... ........ 썩을.... 영어놈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사회, 도덕, 국어, 수학등 모든 선생님들과, 덤앤더머 콤비 두마리, 그리고 일본놈과 체육복 소년, 한복을 입고 단아한 얼굴을 자랑하는 한복소년이 서있었다. 그들은 여래의 모습과 내 위에서 날 덥치던 놈의 모습, 그리고 손을 묶이고 입을 막힌채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는 대번 상황을 알아차렸다. "여래 !!! 인간으로서 이런 흉악한 짓을 계획한 거냐?" 정확히는 그 계획에 걸린 놈은 여래였습니다만... 유민혁 선배가 나지막하게 신음을 흘리면서 중얼거렸다. "녹색 머리빛의 사내놈이 지민을 여래가 끌고 갔다고 해서 와봤더니만..." 녹색이라면 루이스씨잖아. 그 말을 들은 백작님은 단단한 그의 품에서 나를 놓아주며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 그놈이 아끼고 아끼던 자신의 아내에게 나를 보낼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그렇구나! 내 머릿속을 번개같은 섬광이 스쳤다. 그러니까 정말로 바빠서 가지는 못하겠고,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친구에게 아내가 당하는 것도 못 참겠던 루이스 씨는 적당한 선에서 우리를 방해했던 거로군. 그래서 목격자를 만들고 말이야. 나는 나머지 계획을 약간 수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근데..... 뭔가가 허전한걸? "저놈을 잡아라!" "감히 지민씨를 건드려?" "이 빌어먹을 금발 자식이!" 어느새 백작님은 도망가버리고 그 뒤를 선생과 학생들이 줄줄히 따라갔던 것이다. 으음..... 발이 빠르시군요. 나와 여래만이 남은 숲 중앙에는 찬바람마져 불었다. 갑자기 그가 발로 나를 찼다. "이 빌어먹을 남창 자식!" 뭐? "너때문에 경훈을 손에 넣지 못했단 말이다! 그가 있으면 학교의 장악과 가문의 명예 정도는 꿈도 아닌데!" 뭐라고요? 다시한번- 내 마음속 메아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그가 발로 아무런 저항도 못하는 나를 연속해서 찼다. 커억- 망할놈아! 턱은 차지 말라고! 묶인채 쓰러져 있는 무방비 상태의 상대를 이렇게 무자비하게 구타하는 법이 어딨어! "씨발놈의 남창자식! 너때문에 경훈놈을.... 그 빌어먹을 씹새끼를..." 잠깐... "조금만 더하면 그 가문을 우리 가문이 삼켜버릴수 있었는데... 네놈이 부임해 오는,.... 바람에..... 남창자식 주제에 감히!" 뭐야... 그러니까 그것은 아이의 단순한 사랑이 아니었던 것이다. 가문을 집어삼킨다고? 호오... 여래의 가문까지 한패였다? 좋았어. .... 그 가문까지 망신을 주도록 하지. 후후후... 나는 음흉하게 [ 속으로만 ] 미소지었다. 하지만 여래의 고백은 계속되었다. "너때문에.... 후후.... 나는 !!! 네놈을 없애기 위해서 복수대행업을 불렀다. 이제 너는 끝이야..." 그의 아몬드빛의 갸름한 눈동자가 잔인한 즐거움으로 반짝거렸다. " 내일 너의 선생님을 그만두는 파티때..... 모두의 앞에서 너를 죽여주지. 후후...." 여래는 한참동안 나를 구타하다가 어디론가 가버렸다. 마지막 말을 남긴 채. "나는 가문이 있어서, 너 하나따위 죽여도 감옥에 가지 않거든." 저....저.... 싸가지가! 나는 어둑어둑한 빛이 감도는 하늘을 보다가 눈물을 삼켰다. 흑.... 이제 해가 지는데... .... ... ........... 내 손발은 풀어줘야 될거 아냐! 이 빌어먹을 자식들아아아아~! ========================================== 마침 내 모습을 살피러 왔다가 혼자 널브러져 있는 나를 본 루이스 씨의 도움으로, 겨우 기숙사까지 기어 온 나는 침대에 지친 몸을 뉘었다. 밖에는 별이 반짝반짝.... 하늘은 검은 빛. 그리고 나는.... ............아까 여래의 고백을 녹화해 놓은 녹음기를 편집하고 있다. 내일은 운동장에 모여서 축하 파티겸 인사를 하기로 했다. 그때 방송실에서, 신영우가 여래의 고백을 틀어줄 것이다. 신영우가 누구냐고? .... 기억력이 나쁘군! 수인척 나를 방심시켜서 덥쳤던 그 놈 말이다! 탈의실에서 아주 진한 섹스를 해버렸던 그놈! ..... 그리고 덤앤더머 콤비의 한명. 오케이? 나는 턱을 괴이며 사모예드 씨한테 물었다. .... 그러고 보니 판타지 세계에 대해서 한번도 물은 적이 없는것 같군. "판타지 세계는 내가 죽은뒤에 어땠어요?" 그러자 그가 그의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설명했다. "신들이 조작했어요. 몇명 주요 인물을 이쪽으로 넘겨주고, 카르님은 암살자 때문에 생일파티때 죽은 것으로 ...." .... 장미에 깔려 질식사 했던 원래 죽음에 비하면 한참 매력적이로군. 근데 주요인물을 이쪽으로 넘겨 줘? 그 뜻은.. "그때 온 사람이 백작님과 저였지요." 역시!!! 그런데 그 암살자로 지칭된 놈은 누군데? 내 생각을 읽는지 그가 나를 올려다 보면서 미소지었다. "그 암살자 놈은 ..... 사형은 아니고, 백작님의 도움으로 살아났지요." 아니 그게 누구냐고... 그때 번개가 내 머리를 울렸다. 설마 내가 예전에 백작을 처음 만났을때 나랑 같이 돌림빵 당했던 그놈? 기억이 안난다면 1 부를 다시 보라!!!! [무책임] ..... 정말로 그놈일지도. "아... 그리고 그때 넘어온 사람도 몇명 더 있었는데.... " 나는 사모예드 씨의 말을 듣지도 않고 절규를 했다. "어째서 그렇게 많은 놈들이 이 세계로 와서 난리를 치고 있는 거야아아!!!!!" 원래 복수였던 운동장에서 내 강간 사진 던지기.... 는 취소. 그리고 다음 계획은.... 후후... 다음편에는 알게 되지 않을까. "으아아악! 신님드으으을!!!! 이거 나 물먹이려고 작정한거죠오오오!!!!" ============================================================= 결전의 날이 밝았다. 아침부터 삼삼오오 모여 떠드는 우리반 아이들은, 점심시간에 있을 휴직파티를 기대하며 눈을 반짝였다. 물론 나도... 우후후훗. 오늘로서 여래는 집안에 X 칠하고 그 집안은 망하는 거야! 참고로 루이스 씨가 그 가문의 비리자료까지 손 대놨으니. 후훗. 동인을 건드리면 두세배로 당한다.... 그것이 진리가 아닌가. 나는 흥분해서 발갛게 달아오른 뺨을 숨기며 교탁위에 엎드렸다. 그때 문이 열렸다. "....지민.." "...선배?" 피곤에 지친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이는 유민혁 선배, 이 학교의 영어선생님! 대체 뭔일이래? 나는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면서 딱딱 끊어지는 말투로 물었다. "뭔일입니까?" 오예~ 목소리 좋고. 그가 말끝을 흐리면서 교실로 들어왔다. 늘 건강하고 탱탱하던 피부가 윤기없는 걸 보니까 잠을 설친 모양인데. 나는 그의 손에 이끌려서 교실을 나갔다. ===================== 현재 내가 서 있는 곳은 화장실. 예전에 출석부를 교실에 두고와서 일부로 섹시하게 물을 뿌린뒤 다시 교실로 갔던 곳이기도 하다. 으음.... 추억어린 장소로군. 그때가 그리운데. 내가 뭔 생각을 했던 간에 그는 화장실 유리문을 닫고는 무뚝뚝 하게 나를 내려다보았다. "으윽..." 내 손목을 잡고 있는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놔... 놔주세요! 인상을 쓰고 그를 노려보자 그가 나를 세면대 위에 내팽개쳤다. 커억- 수... 순간 척수가 몸을 뚫고 나오는 줄 알았어.. 수도꼭지에 등을 직빵으로 부딪힌 아픔을 표현하지 않으려 애쓰며, 나는 그를 쳐다보았다. "무슨일이십니까, 선배님." 그는 내 말이 마음에 안든다는 듯 눈을 번득였다. 거의 야생동물 수준이로군. 험악해.... 으음... 험악하고말고. 아까의 지친듯한 모습은 어디론가 던져두고는 분노한듯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 보는 그는.. 공포였다. " 그 녹색머리의 남자....그리고 그 금발의 사내.... 누구냐." 녹색머리의 남자라 할것 같으면 내 남편이요, 그 금발의 사내라 함은 내 남편의 친구이니... ....... 라고 했다가는 거울에 쳐박히겠지. 나는 묘하게 웃었다. "곧 알게되실 겁니다." 그럼요.... 알게되실 거라고요. 오늘 점심시간에 말이죠. 몸을 돌려 화장실 문을 열고 교실로 돌아가려는데 그가 내 손목을 다시 잡아챘다. 그리고 그대로 그의 품으로 당겼다. "아윽-!" 으음... 왠지 몽롱한 기분. 그리고 목과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아픔은... 히이이익-! 나는 그대로 굳어졌다. 그가 내 목덜미에 이를 들이박고 자근자근 씹고 있었던 것이다. 하악! 아파! 아프다고오오오~ 피나올것 같단 말이다아!! 그의 입술이 몇번이나 내 목덜미에서 머무르다가 천천히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내 귓볼을 날카로운 송곳니로 씹다가, 그의 입술은 다시 내 목으로 향했다.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처럼... 아니면 노루의 목을 끊어버리는 사자나 호랑이처럼.. 그는 일반인보다 더 길고 날카로운 송곳니로 내 목의 힘줄을 슬쩍 눌렀다. 다... 당신 흡혈귀였던거야? 나는 힘이 쫙 빠져버리는 것을 느꼈다. 그가 만약 손으로 지탱하는걸 놓는다면.... 그냥 아래로 슬라이딩 이겠군. 하... 하지만 무서운걸! 얼마나 흘렀을까. 그가 내 몸을 감싸고 있던 손을 풀기 무섭게 내 몸은 아래로 툭 쓰러졌다. 그는 그 보랏빛의 눈을 살벌하게 빛내며 입을 열었다. "넌 내거다. 어디로 도망치던지.... 꼭 찾아내겠어." 콰앙- 폭풍같이 나가버리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후들후들 떨린 다리를 추스렸다. 히이이익.... 대체 뭔일이래.... 살려줘... ===================== 교장선생님과 나는 운동장에 마련된 조회대에서 앉아 있다. 그리고 3학년 전체는 운동장에 모여서 줄을 이루고 있다. 으음.... 역시 우리반이 제일 화려하군. 다른반은 다 일반인만 모아놨지만, 우리반은... ..... 그야말로 불량아 반이었으니까! 다른 선생님들은 2 달을 견디는 놈이 없었다지. 까만머리통들 사이에서 유난히 반짝거리는 컬러풀한 머리카락을 보면서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드디어 복수의 클라이맥스! 내가 이제까지 이루어 놓았던 복수의 완결편이 여기서 펼쳐질 것이다. 태극기는 펄럭이고~ 하늘에는 구름꼈고~ 날은 왠지 축축하고~ 오예~ 좋아. 잘하면 비랑 타이밍을 맞출수 있겠군. 잠시후 국민의례와 애국가를 부르고 나서 나는 슬쩍 웃었다.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있던 교장선생님이 그 사람좋은 얼굴에 미소를 띄면서 부드럽게 웃었다. "오늘은 참 아쉬운 날입니다." 하나도 안 아쉬워. 나는 기대되기만 하는걸. "우리 학교에서 약 3 개월정도 일해주신 김지민 양호선생님이자 인체학 선생님께서 휴직하시는 날입니다." 삼개월이라니... 꽤 많이 일했군! "그래서 오늘 김지민 선생님께서 특별히, 그동안 참 열심히 공부를 해 주신 여러분께 상을 내리겠습니다." 아이들 중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즐거운 비명이든.... 그렇지 않던간에 아주 행복해질수 있을 거야. .... 내가 장담하지. 후후.. 보기 좋은 구경거리를 장만해줄테니까. 나는 교장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마이크를 잡고 섰다. 첫번째 학생은... " 3학년 13반.... 경훈학생, 여래학생, 영우학생, 후지노와 카와노 군은 앞으로." 앞에 나와있는 학생들 중에서 여래만이 미심쩍은 눈빛을 내게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자만과 아무도 그 가문을 건들지 못한다는 오만함이 그의 눈빛에서는 묻어나왔다. 쿡쿡..... 어떻게 될까? 나는 신영우에게 제일 먼저 상장을 준 후 내려보냈다. 그거야 당연히 그가 방송을 하기 위해서지. 조금만 기다리라고. 훗. 다른 학생들한테도 다 쥐어준 뒤 여래만이 그 도도하고 성깔있는 눈동자를 빛내며 내 앞에 서있었다. 여왕수 여래, 학교를 좌지우지 하는 여래. 또한 상류층의 아이인 여래. 하지만 너의 죄목은 ... ...... 다른 사람을 강간했다는 것이다. 안그런가, 여래? 나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그러자 여래의 몸이 눈에 띄게 굳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아직 눈 속에 남아있는건 오만함, 그리고 태연함. 그 태연자약함도 머지않아서 사라질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 나는 마이크를 움켜쥐고 운을 떼었다. "오늘은 참 좋은 날이죠." ..... 복수의 막이 올랐다. ================================== 동인남을 건드린 죄 ============================ "오늘은 참 좋은 날이죠." 나는 여래의 눈을 쏘아보며 웃었다. "아암 좋고 말고요."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를 알았는지 다른 반 아이들 사이에서 술렁거림이 터져나왔다. 선생님들만이 태연함을 가장하면서 앉아있을 뿐이다. ...... 여래는 당황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내가 이렇게 강하게 나올줄 몰랐나? 하.지.만!!! 내가 이제까지 가만히 있었던 건 내 모드가 얼음수였기 때문이지 내 본성이 내성적인건 아니었다고! "자아... 정시윤 학생도 앞으로." 아이들의 무리가 양옆으로 조금씩 벌어져서 길이 생기더니 그 길을 따라서 한 학생이 등장했다. 내가 어떻게 너를 잊을까. 후후... 무표정한 얼굴과 모든것에 무관심한 표정. 검은 스포츠 머리카락에 검은 눈. 여래의 명령으로 나를 강간했었던.. "내가 이제까지 침착하고 냉정한 성격이라 믿으셨던 분들은 꽤나 뒤통수 맞았겠군요." 나는 잠시 호흡을 골랐다. "나는 학교 선생으로서 이 학교로 부임을 했습니다. 하지만...... 모르는 자가 더 많겠지만, 이 학생들이 나를 강간했었습니다." 그 말에 사람들이 움찔거렸다.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영어와 사회만이 조용했을 뿐이다. ...... 사회는 내가 당하고 쓰러진 것을 안아다 약을 발라준 적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영어놈은... 후훗... 그때 자기가 여래와 손을 잡았었다고. "뭐, 이제와서 정시윤 학생을 감방으로 보내려는건 아니지만.... 후후.... 너는 달라, 여래." 나는 머리카락을 슬쩍 넘겼다. 비가 하나둘씩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타이밍이 잘 맞았군. "너의 입지가 작아져서 강간했다고? 농담하냐? 사람한테 강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상처주는 것인지나 알아? 너를 묶어놓고 폭력배한테 강간하라 해 볼까?" 순간 스피커에서 커다랗게 확대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남창자식 주제에.........] [복수대행업에 의뢰했어....] [네가 경훈을 꼬시지만 않았더라면 우리 가문이.....] 거센 비바람이 사람들의 중앙을 휩쓸었다. 아이들은 나지막하게 신음을 흘리면서 그 거대한 바람을 피해서 고개를 숙였다. 멀리서 경찰차 소리가 들려왔다. "아, 미성년자니까 한 1 년만 썩으면 금방 나올거야. 원래 나는 그렇게 마음 나쁜 사람이 아니거든." 나는 싱긋 웃었다. 아주 얼어붙었군. 모든 사람들의 입에서 헛바람 소리와 경악이 새어나오는 가운데서 나는 하늘 높이 종이를 던졌다. "얼마든지 주지, 네가 복수대행업에 의뢰했다는 증거..... 강간을 사주했다는 증거. ...... 후후후... 참고로 말해줄까?" 나는 마이크를 껐다. 그리고는 바짝 굳어있는 여래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 지금 학교 건물 옥상을 봐라." 옥상에서 녹색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서 있는 이. 그리고 금빛 머리카락과 남색 머리카락의 사내들. 비가 그들의 머리카락을 적셨음에도 불구하고, 새찬 바람은 물을 먹어서 무거워진 머리카락 마져도 하늘높이 날렸다. 여래의 입에서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내가 의뢰했던 복수대행업의...?" 나는 천천히 박수를 쳤다. "눈치가 빠르군. 그들은 말야...." 나는 여래의 와이셔츠 칼라를 손가락으로 잡으며 아주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내 남편과 아들... 그리고 내 남편의 친구거든?" 하늘에서 순간 벼락이 떨어졌다. =============================================== 나는 경찰차로 끌려간 여래를 보면서 부드럽게 웃었다. 내 옆에 서 있는 루이스 씨와 카이스는 마음에 안든다는 듯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지독한 복수로군.." "난 나를 건드린 놈은 절대 못 참거든? 루이스." 나는 루이스 씨의 말에 대답하면서 바닥에 앉았다. 경찰차가 학교 교문을 빠져나가기 무섭게 검은 리무진 한대가 미끄러지듯이 와서 섰다. "그럼 이제 갈까." 카이스가 미소를 지었다. 막 리무진을 타려는데, 뒤에서 고함소리가 들렸다. "지민 선생님! 다음에 또 뵐수 있을까요?" 경훈이로군. "가지 마요!" 신영우.. "다음에 꼭 찾아갈겁니다." 후지노와... 그리고... "그놈은 누구냐!" 영어선생이자 내 대학교때 선배. 나는 창문을 열고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는 빗소리에 묻히는 걸 아랑곳 하지 않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 내 남편이다!!!!!! 나를 꼬시고 싶거든 내 남편보다 더 잘생겨져서 찾아와라!!!!!!" 리무진이 거센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교문을 늘씬하게 빠져나갔다. ================================================================= 나는 아침에는 나른하게 커피를 마시며 전날 밤의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카이스는 좀 거친 편이지만 루이스 씨는 언제나 그렇듯 깨지는 유리제품을 만지는 것처럼 조심스러웠으니까. 후후.... 왠지 무지 즐거운걸. 학교에 선생으로 근무할때는 느낄수 없었던 이 축복어린 나태함! 얼마나 뿌듯한 일이던가. 티브이 에서는 내가 루이스 씨에게 부탁해서 까발려논 비리와 금전착취 , 권력남용으로 인해서 감방으로 끌려가는 여래 가문의 할아버지가 보였다. 으음.... 할아버지가 아니로군. 60세 노인은 맞는데 지나지체 빤질빤질해. ..... 혹시 성형했나? 아니면 모모 대통령처럼 전신의 피를 젊은 애들것으로-! ...... 호러물은 그만두자. 또 어제는 여래가 감방에 들어갔지. 한 8개월만 있으면 괜찮다고 하더군! 뭐 가문의 비리가 덤으로 밝혀지는 바람에 돈은 물론이고 변변한 변호사도 써보지 못한채 소년원으로 질질 끌려갔다. 나는 레몬즙을 넣은 커피를 다시 한모금 홀짝거렸다. 침실에서는 욕구불만을 모처럼 풀어준 덕에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루이스와 카이스는 널브러져 자고 있다. ..... 어떻게 바텀인 나보다 기운이 없는 거냐. ........서....설마...... 내가 ....... ........ .......'공' 의 재질을 가지고 있는건... ...... 에이.... 아니겠지. 아닐거야. 아니어야 해. 이 여리여리하고 갸냘픈 몸을 봐라. [내가 열심히 다듬은 몸매긴 하지만] 이걸 보면 하늘이 내린 '수' 라고 생각되지 않아? 브라운관 안쪽에서는 다시 [ 경찰은 이들 가문에서 더 비리에 연루된 자가 없는지 조사하....] 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 가문이 완전 부셔졌구만. 후후, 그래서 누가 동인의 코털을 건드리래? 내가 괜히 판타지세계까지 날아간줄 알아? ....결과적으로는 장미에 질식해 죽어버리기는 했지만서도. 에이, 몰라. 나는 머리를 흔들었다. 그새 길게 자란 머리카락이 등을 간지럽혔다. ..... 아무래도 내 머리카락은 정상 속도를 벗어난것 같아. 약간 긴듯하지만 그래도 커트를 쳤었는데 지금은 왜 묶고도 남을 정도로 긴 거냐. 그것도 3달 사이에 말이지. ....이.....이것도 신의 축복? 뭐 나쁘지는 않지만. ....조금만 더 무시무시한 속도로 자란다면 매일같이 잘라야 할거야. 지금만 해도 벌써 허리에 가까워 지고 있다구. 나는 빈 커피잔을 매끄럽게 깎아 조각한 앤틱풍의 탁자위에 놓고서 한껏 기지개를 켰다. 그럼 오늘부터는 '조폭' 의 '마누라' 로서 즐거운 하루를.... 딩동- 엥? 이 시간에 찾아올 사람은 없는데. 나는 눈을 부비면서 현관으로 향했다. [ 하지만 현관이라고 해도 무지무지하게 집이 크기때문에 너무 멀리있다 ] 그때 문에서 가장 가까운 방에서 널브러져 자고 있던 루이스와 카이스놈이 일어나 사각팬티 차림으로 문을 열었다. .....저 모습 보는 사람은 상당히 당황스러울텐데. 내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져 그 밖에 있던 사람들이 흠칫- 하고 놀라버렸다. 그... 런게 문제가 아니고. 저 형광빛으로 빛나는 현란한 금발머리와 검은머리, 그리고 다크블루의 머리카락은... "에엑- 네놈들이 왜 여기 있어?" 카이스가 코가 막힌듯한 소리를 내면서 삿대질을 했다. 이른 아침인 7 시에 남의 사정도 보지 않고 무조건 [그것이 조폭의 집임에도 불구하고] 쳐들어 온 것에 대해서 루이스 씨는 기막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간이 부었지. 검은 양복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 깍두기 행님들이 이 거대한 집의 정원 곳곳에서 수련하면서 서 있었을 텐데. 활발한 웃음을 짓던 신영우가 손을 크게 흔들었다. "안녕하세요! 지민 선생님! 앗차- 이젠 선생님이 아니지?" 후지노와가 그 날카롭게 올라간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았다. 으음.... 조금 무섭군. "오래서 왔어요." 검은 정장이 잘 어울리는 남색 머리의 성격파탄, 개차반 오분전 영어선생, 유.민.혁. 도 입을 열었다. "네 남편이라는 작자는 몸이 무지 호리호리한 놈이군. 설마 그 타입이 취향인가?" 평소와 다름없는 무뚝뚝한 어조로 말을 마친 그는 눈을 살짝 감으며 현관문에 기댔다. 에... 그건 그런데요... 내 취향은 호리호리한 미청년도 좋지만, 다소 단단한 근육을 가진 [ 그러나 지나치지 않은] 남자도 좋아요♥ 우후후훗 마지막까지 아무 말 없이 서 있던 경훈은 왠지 정말로 소프트~ 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우리는 남편씨와 다 다른 타입의 미남이잖아요, 설마 떡이 제 발로 걸어들어왔는데도 싫으신건 아니겠죠." .....자신의 입으로 그런 말 하는거 안 부끄럽누? ..하지만 듣고 보니 그렇네. 후지노와는 왠지 싸가지 만땅이어서 길들이는 재미가 있을것 같고 루이스 씨는 신사타입. 카이스는 불량아의 우두머리? 유민혁 선배는 왠지..........늑대? .....짐승. 경훈은 길들이면 잘 길들여질것 같은 아직은 어린 와일드 퍼피.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를 '수' 의 얼굴로 속인후 '공' 의 면모를 들어내고 낼름 몸을 삼켜버렸던 장본인, 신영우는... .........뭐랄까. 늘씬한 수코양이? 다 타입이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인간의 성격은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 또 내 취향도 거기서 거기인지라 ] 카이스가 유민혁 선배와 비슷한건 어쩔수 없었다. 루이스씨는 한숨을 쉬면서 처량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그 부드러운 손길로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뭘 이렇게 많이 끌고 왔느냐는 무언의 협박. 하지만 카이스는 그렇게 소심하지 않았다. 평소의 그 늘씬한 야생동물 같고 성격이 좀 더러운 그의 면모를 마음것 뽐냈던 것이다. "..... 이상한 동물들을 많이 달고 왔군." 그러자 그 '이상한 동물들' 이 발끈했다. "뭐? 동물?" "나는 동물이 아니야!" 그런데 동물 해서 생각나는 건데..... 사모예드 씨는? 왜 안오는 거야? 사모예드 씨는 어쨌거나 오지 않았고 시간은 나를 제외한 나의 애완동물[?] 들의 입씨름 덕에 후딱후딱 지나가 어느새 하늘이 어둑어둑 해져있었다. 으음.... 밥도 안먹고 잘도 견디는군. 이상한놈들. 하여튼 난 배고프다! 나는 몰래 루이스씨가 제빵사한테서 받아 탁자에 올려놨던 식빵봉지를 옷에 숨겨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에에... 좀 쪽팔리기도 하고 그렇지만..... ..... 일반 가정집 화장실을 우리저택의 화장실로 생각하면 안된다고! 걷기만해도 슬라이딩 할 정도로 번쩍거리는 바닥과 때하나없이 맨들맨들한 벽은 전부 대리석이닷! 아아.... 부르주아의 취향이란... 심지어 화장실의 휴지도 최고급 실크소재를 섞어 만들었다는 무진장 비싼 휴지다. [ 한번 쓰고 버릴걸 왜 그렇게 비싼걸 썼는지.... ] 그리고 공중화장실 마냥 변기마다 칸이 나누어져 있고 [우리집에는 화장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지만] 화장을 고칠수 있도록 하는 대리석으로 깎은 화장대와 새면대도 있고,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푹신한 가죽소파도 있다. .... 크기는.. .. ....하여튼 무지 크다는 것만 알려주겠다. 나는 방음이 잘 된 덕에 밖의 거실에서 소란을 떠는 동물들의 고함을 듣지 않을수 있었다. 하아- 쇼파가 무지 푹신하군. 대체 몇년 묵은 건지도 모르는 거대한 마호가니 나무를 깎아서 문을 만들었다니...... 저택의 문이면 말도 안해. ....화.장.실. 의 문을. 대기업의 회장도 아니고 사장도 아닌 조직폭력배의 두목이면서 무슨 돈이 이렇게 많아서... .....뭐 거짓 신분증은 대기업 회장이라더만. [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들을 회장과 부회장으로 알고 있다 ] [ 실제로 뒤에서 공갈치고 돈뜯고 협박하고 인질놀이를 해도 아무도 모른다 ] 나는 쇼파 깊숙히에 몸을 묻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망할. 저 동물들은 언제쯤 말싸움이 끝날려나. 아니, 그건 그렇고 식빵을 먹어서 허기를 달래는게 먼저지. 나는 손을 들어 종이봉투를 찢고 식빵을 입으로 가져갔다. 이 저택 어딘가에 있다는 요리사가 직접 구운 식빵이다. 그날그날 구워서 신선도가 무지 만점. 영양도도 만점. ...... 하지만 내 서민적인 입맛에는 빵점. 살살 감기고 부드럽고 하긴 하다. 하지만 서민들의 조그만 베이커리에서 사는 식빵의 신듯한 맛은 대체 어디로??? 그리고 식빵이, 왜 이렇게 단 거냐! 한번은 물어봤더니 뭐랬더라... - 저희 식빵에는 최고급 밀과 스위스에서 들여온 퍼펙~ 트한 버터, 뉴질랜드의 크림이 많은 우유 .... 어쩌고 하며 일반 서민들의 입맛과 맞추지 말라는 소리를 했었다. 우엑... 그래 나 서민이다! 나 궁상맞아! .... 하루에도 수억이 왔다갔다 하는 초절정 위대하신 조폭 [ 이제는 조폭의 한계도 넘었다 ] 두목의 취향을 알 리가 없잖아! .... 그건 그렇고 식빵이 평소보다 더 단 느낌이? 설탕을 쏟은건가? 나는 한숨을 쉬었다. "하아.... 나는 오늘도 지지리 궁상이로고..." 식빵 한쪽을 다 먹어치우자 서서히 배가 불렀다. 으음... 그건 그렇고.. ...... ..... 나는 벌개진 얼굴로 화장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즉시 거실로 쿵쾅거리며 들어가서 고함. "루이스 네놈 이자시이이익~! 요리사한테 식빵에다가 뭘 넣으라고 한거냐아아아아아아~! 하윽!" 뒤에붙은 신음소리가 좀 쪽팔렸지만 가뿐히 패스. "호오, 이름이 루이스였습니까?" "뭔가 굉장히 귀족틱한..." 어쩌고 하는 미물들의 목소리는 좀 씹어주고, 나는 루이스씨의 빙글빙글 웃는 눈을 한껏 노려봤다. "드디어 먹은건가?" 괴... 굉장히 즐거워 하는군요, 루이스. 나는 자꾸 휘청거리는 몸을 추스르며 그를 향해 삿대질을 했다. 대체 빵에 왜 그런걸 넣은 거냐고. 달다 했어. "하윽.... 하아.... 왜 ... 그...그런걸...하아.......윽.... " "왜 긴~ 조금 더 즐거운 생활을 만끽하려고 하는 처절한 삶의 발버둥이지~" 아니, 거기서 왜 처절한이 나오고 삶이 나오는 건데? 카이스가 갑자기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루이스에게 물었다. "아버지, 형수님이 먹는 빵에 뭘 넣으셨어요?" 아버지면 아버지고 형님이면 형님이고 좀 제대로 해! 그리고 현실에서는 그놈은 네놈의 형님이고 나는 네놈의 형수잖아! 왜 판타지 세계와 혼합해서 쓰는 건데! 하아-! "뭘 넣었냐면..." 루이스씨가 싱글싱글 웃으면서 말을 하는데 갑자기 유민혁 선배 놈이 끼어들어서 그의 말꼬리를 가로챘다. "저 증상은 보나마나 최음제로군." 역시! 후지노와가 그 날카로운 눈을 흥미있게 빛냈다. 그... 그런 독수리처럼 무서운 눈으로 날 보지마! 내가 네놈의 먹이......가 맞구나. ... 가 아니고! "하읏...으응..." 어느새 다리가 풀려버렸는지 나는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어.. 어떻게좀 해줘! 다행스럽게도 바닥에는 최고급 페르시아 산 카페트가 깔려 있어서..... 는 중요한게 아니고, 달아오르기 시작한 내 몸을 어떻게좀 해달라고요~!~! 앉아서 미소를 짓고 있던 신영우가 내 손목을 들어올려 그 안쪽을 할짝였다. "하응-!" 허엇- 내 입에서 이런 비음이 나올줄이야. 물기가 없는 편인지 약간 거친 그의 혀가 손목을 유린하자 그곳이 내 성감대도 아닌데 불구하고 몸이 짜릿해져왔다. 저..전신 성감대로...된것은 아... 아니겠지? ====== 잠시후 ====== "하아아아- 읏....." 어찌되었거나 자신의 욕구를 참지 못한 짐승들은 내 몸을 달랑 안아들고 침실로 향했고 나는 저주스러운 7 p 를 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안돼~! 살려줘~! 는 루이스씨의 가슴에 그만 묻혀버리고... "그쪽을 좀더 잡아" "저쪽이 성감대다. 경훈, 네가 좀 핥아봐." 조금전까지만 해도 싸우던 동물들이 이렇게 잘 의기투합 할 줄이야... 저주스러운 루이스씨! 나는 눈물을 찔끔거리면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들의 품에 안겼다. 아주 합심해서 날 죽이려 드는구나! 내 허리를 돌려줘어어어! 하으으응~! 나는 유민혁, 즉 내 대학교의 선배이자 성격파탄으로 유명한 우리 학교의 영어인 놈의 목에 팔을 감으며, 다른 이들의 손에 몸을 내맡겼다. [아니, 애초에 반항할 힘도 없었다. 최음제에 쪽쪽 다 짜먹혀서.] 그렇게 한참을 엉겨있는데 "...... 뭐야, 나만 빼놓구." 사, 사모예드씨? "...... 즐거우신가? 나도 껴도 될려나?" ...그리고 배, 백작님???? 꺄악-! 안돼! 나는 어느새 왔는지 문 앞에 서 있는 사모예드씨와 백작님의 화려한 은발 그리고 금발을 보면서 절규했다. 저들까지 끼면 나 정말 죽어! 안돼에~! ".... 사모예드 씨가 좀 늦길래 짐 싸는걸 도와주고 같이 왔더니.. 그 새를 못참아서 벌써 시작인가?" 백작님의 그 말과 동시에 사모예드씨는 옷을 벗고 침대로 뛰어들었다. 살려줘~! ============================================================= ....두어번 당했을까, 나는 맨몸을 아직도 애무하고 있는 여덟마리 녀석들을 하나하나 노려보았다. "...으읏...하아....빌...빌어먹을...." 제기랄!!!! 9p 라니! 날 죽일셈이냐! .....나는 안타깝게도 이 말이 실제로 일어날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크흑....미리 알았더라면!!! ===== 잠시후 ==== 지금 나와 나의 펫들이 뒹굴고 있는 침대는 킹싸이즈다. 그.러.나. 체격좋은 형 [백작, 유민혁 선배] 호리호리하지만 키는 큰 형 [카이스, 사모예드, 루이스] 청소년다운 부드러운 골격, 하지만 자라나는 새싹들인지라 근육도 있고 키도 큰 형 [ 후지노와, 경훈 ] 근육도 없고 야리야리 하지만 공 다운 정력과 테크닉으로 가득찬 놈 [ 서영우 ]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한 침대에서 뒹굴수 있을것 같아? 결국에는 애무도중에 다리가 저려오는 걸 참지 못한 루이스씨가 다리를 펴는 순간, ......모든것이 굉음을 내면서 허물어졌다. 으어어억! 쿵! 비명소리와 곧이어 들려온 땅이 꺼지는 소리. 그리고 작은 투덜거림과 커다랗게 터져나오는 욕설욕설욕설.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침대위에서 바닥으로 졸지에 추락해 버린 것이다. ......그렇게 일은 시작되었다. "..야, 이 씹새꺄! 왜 다리는 펴고 지랄인데!" 가뜩이나 성격이 급한 신영우의 입에서 걸쭉한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 아우- 안돼 안돼 안돼!!! 이러다가 정말 쌈날라. 나는 아픈 허리를 열심히 무시하고는 허리를 세운채 베게를 꼭 쥐었다. 루이스씨가 신영우의 말을 듣고 잠깐 말없이 굳었다가 다시 깨어나, 변명을 했다. "..미안. 하지만 저녀석이 가뜩이나 근육질인 다리로 내 다리를 깔아뭉갰다고!" 졸지에 루이스씨의 삿대질을 받게 된 백작은 눈에 불을 켜고 [ 또한 자신 몸의 중심을 당당히 드러내 보이며 ] 루이스를 노려보았다. 그의 모양좋은 입술은 황당함과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내...내가 그랬다고? 증거 있어! 어?! 까봐, 까보라고! 이참에 아예 짭새들한테 가 볼까? 엉?" 성격나오시는구만. 하지만 성격이 더러운 사람이라면 여기에도 2 사람이 더 있다. "닥쳐! 뭘 잘했다고 큰소리야!" 무뚝뚝함을 가장하고 있던 유민혁 선배의 입에서 큰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그것에 더 살을 붙이는 카이스. "형님의 친구면 다야? 왜 욕하고 난리야? 진짜 가볼까? 어? 진짜 짭새한테 꼬발러봐?" .....근데 저기... ......카이스야, 우리는...조직폭력배란다..... 조용히 처박혀 있던 경훈과 사모예드가 욕이 난무하는걸 못참겠는지 합창하듯이 동시에 입을 열어 고함쳤다. "그만좀 해!" 하지만 눈이 훼까닥 가 버린 놈들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리 만무했다. 아까 신영우의 욕설에 화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상냥한 말투를 썼었던 루이스 씨는, 급기야 완전히 미쳐버렸다. "뭐, 닥쳐? 짭새? 이것들이 집주인도 모르고 어딜 감히 기어올라?! 내 마누라한테 빌붙어 온 쥐새끼들 주제에!" .......순간 방안에 침묵이 감돌았다. 그리고 잠시 후... 모두는 마치 짜기라도 한것처럼 욕설과 삿대질을 퍼부었다. "야, 이 개자식아!" "뭐가 어쩌고 어째?" "쥐새끼? 죽어볼래?" "아우, 시팔! 재수가 없으려니까 별 이상한게 다 설치고 지랄이야- 지랄은!" 원래 남자의 성격은, 무엇보다 급하다. 특히 고추장을 먹고 자란 한국남자들은. 상황은 심각해질데로 심각해져, 주먹질까지 오가고 있었다. 일본인 치고는 꽤 다혈질인 후지노와도 맛이 가버려서, 유민혁 선배에게 겁도없이 대들고 있었다. .....저것들을 어떡한담... 헉....바닥에 피까지? 내 이것들을 못참아! 나는 참다못해 껴안고 있던 베게를 내팽개치고 커다랗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당장 닥쳐어어어어어어어어! 이 개쉐에에에에에들아아아아아아!!!!!!" 잠시 흐르는 정적. 나는 이것으로서 사건이 모두 해결되었다고 믿었다. 하.지.만.... 누가 그들을 말리겠는가. 스타일은 달라도 다 몸에 고추달고 태어났다는 남자가 아니던가. 그것도 모두 강공들. 그것을 좀더 일찍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아무말 없이, 심지어는 싸움판 한가운데에 앉아서 끼어들지도 않고 참을 인을 그리던 한 놈, 즉 사모예드씨가 내 말에 맛이 가버렸다. "......카르님..." 숨막히는 정적 속에서, 그는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내 등에서 서서히 식은땀이 흘렀다. "..에? 에?" 그리고... "죽어주셔야 겠습니다!" 커다란 고함과 동시에, 마치 계획한 일 마냥 사람들은 일제히 내게 다시 달려들었다. 아니, 어째서!! 그들은 화풀이를, 중간에 끼어들은 내게 하고 있었다. ....크흑..... 괜히 낀거야.... 젠장할. ====== "하앗- 아앗-!" 허리가 튕겨올라간다. 그와 동시에 안쪽으로 손가락이 밀려들어온다. 하지만 그 새를 참지도 못하고, 다른 손들이 집요하게 내 몸에 따라붙었다. 거칠게 내 몸을 농락하고, 그들은 쾌락을 누리고 있었다. ......거의 모든 사람이 다 한번씩 내 몸을 안았다. 시트에 흘러넘친 피. 평소대로라면 화냈을 텐데 지금은 열받을 기운도 없다. ...드디어 마지막 한 사람, 경훈이 내 몸을 가지려 할 때였다. 그때, 그 일이 터졌다. ============ 내 몸이 추욱 늘어진 것이다, 아니, 분명 내 의식은 있는데?? 그리고 보이기까지 한다고! 기절하면 까맣게 보여야 하는거 아냐? 경훈과 기타 등등들은 갑자기 늘어진 내 몸을 보고 경악하고 있었다. 헉....근데 그들의 몸이 어째 내 아래쪽에서 보이는.... 커억-! 서...설마 나 유령? 아니, 어찌하여!!!! [ 그럼 유령이지 뭐겠나? ] 나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서 개를 본 고양이마냥 다른쪽 구석으로 처박혔다. .... 땅도 안 밟았는데 헤엄치는것 처럼 미끄러지다니...단지 생각하는것 만으로... 무섭군. [방금 무섭군이라고 생각했나? 큭큭...] 에에....댁은 누구야! [나? 잊어버렸나? 신이잖아?] ....아아... 나를 판타지 세계로 보내주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했던 그 신님들? 근데 왜 이렇게 위엄이 없는거지? [....다들었다.] 우에에에! 나는 그 신과의 기묘한 대화에 휘말려, 그만 죽어버린 내 육체와 기타등등 사람들은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건 그렇고, 너 무협세계로 갈 생각 없니?] ....가서 뭐하게? [네가 가장 잘 하는 일을 하는거지~ 그곳에는 화려한 판타지의 미남들, 현실의 미남들과 조금 다른 종류의 미남들이 있거든?] ....미남? ....내 머릿속에서 미남탐지레이더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오예~! 미남이라 하심은 무슨무슨 공자나 이런 단아한 미남들? 좋았어! [그럼 가는거지?] ...에에...근데 내 육체는? [걱정하지마. 시간을 멈춰놓을 테니까, 후딱 가서 미남꼬셔서 돌아오면 되지~ 내가 비상용 육체를 줄테니깐~] ....어째 꼬시는 느낌이 없잖아 났지만, 나는 눈 딱 감고 그 말을 믿기로 했다. ..하지만 이때 가지 말았어야 했어! 장미꽃에 질식사- 를 뒤이어 이번에는 9p 하다가 복상사- 라니! 그런 꼬릿말이 붙게될줄 누가 알았으랴! 내 혼령이 소용돌이같은 곳에 빨려드는 동시에, 눈앞이 캄캄해져 왔다. ----------------------------------------------------------- 마유입니다. 2부도 끝이 났네요. 3부는 무림으로 가게될 테니 기대해 주시구요, 여기서 잠시동안만 등장했던 인물들은 말 그대로 엑스트라임으로 다시 등장하지 않을 겁니다. [예를들어서 미희선생이라던가...교장이라던가...] 그러나 경훈과 기타등등 하렘으로온 떨거지들은 예외. 3부의 마지막 쯤에 나오게 될 거예요. 그럼 기대 많이 해주시구요 꼬릿말은 미덕이랍니다 -MA-YU